HMM 품은 하림, '승자의 저주' 피하기 위해 넘어야할 과제는
상태바
HMM 품은 하림, '승자의 저주' 피하기 위해 넘어야할 과제는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2.21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림, HMM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인수가 6조 4천억
자금조달·해운업 불황 등에 우려의 목소리
하림 "팬오션과 시너지 기대"
하림 익산 본사 신사옥. 사진=연합뉴스
하림 익산 본사 신사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HMM 인수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하림은 재계 13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다만 인수 과정에서의 무리한 자금 조달과 해운업계의 불황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이 구성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 9879만주로, 인수가는 6조 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은 향후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하림그룹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자산 17조원으로 재계 27위에 있다. 하림이 인수하려는 HMM은 자산이 이보다 8조 8000억원 많은 25조 8000억원으로 19위다.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HMM을 인수할 경우 하림과 HMM의 자산을 합치면 42조 8000억원으로 늘어나 CJ그룹(40조 7000억원)을 제치고 13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미 벌크선사 팬오션을 보유한 하림은 컨테이너 선사 HMM까지 품에 안으면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하림은 2015년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옛 STX팬오션) 지분 58%를 1조 80억원에 인수했다.

하림은 "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있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HMM
사진=HMM

다만 업계에서는 하림이 자금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덩치가 큰 기업을 인수해 그룹 전체가 위험해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HMM 인수가 6조 4000억원은 하림의 현금 보유액 10조원의 60%를 넘는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림그룹이 인수 금액 6조 4000억원 가운데 2조~3조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 가운데 2조~3조원은 팬오션의 유상증자로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 측은 앞서 신한·우리·KB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총 3조원이 넘는 인수금융 대출 확약서를 받은 상태다.

앞서 하림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채권단에 영구채(1조 6800억원 규모)의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나 철회한 바 있다.

더불어 해운시장의 장기적 불황도 하림이 극복해야할 문제로 꼽힌다. 실제로 HMM은 지난 2011년부터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 이르기까지 해운업 불황으로 약 10년간 적자 상태를 이어왔다. 올해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은 7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1%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 126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954억원으로 96.4% 감소했다.

하림 측은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으며 양사가 쌓아온 시장 수급 및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갖고 매각측과의 성실한 협상을 통해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