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되돌림의 시간 시작됐나...곳곳서 차익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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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되돌림의 시간 시작됐나...곳곳서 차익매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2.21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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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기준 완화 호재에도 코스닥 하락 전환
미 증시도 뚜렷한 악재없이 일제히 약세
증권가 "상승 추세는 변함 없을 듯"
글로벌 주식시장이 그간의 상승 흐름을 되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주식시장이 그간의 상승 흐름을 되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주식시장이 그간의 상승 흐름을 되돌리고 있다. 

미 3대 지수가 뚜렷한 악재가 없던 상황에서도 일제히 1%대 약세 흐름을 보인 것을 비롯해 국내증시 역시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낙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그간 상승세가 급격하게 이뤄졌던 만큼 연말을 앞두고 차익실현 욕구가 강화된 것이 글로벌 주식시장의 '되돌림의 시간'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 2600선 하회...코스닥도 하락 전환 

21일 오후 12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63% 내린 2597.83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직전일인 20일 지난 9월15일 이후 약 2개월여만에 2600선을 돌파했지만, 하루만에 재차 2600선을 반납하며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날 10시30분 경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낙폭을 키웠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기준을 기존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대폭 상향한다고 밝혔다. 현행 소득세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연말 기준 투자자가 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거나 특정종목 지분율이 일정 수준(코스피 1%, 코스닥 2%, 코넥스4%)을 넘어서면 대주주로 보고 양도차익의 20~25%를 과세하고 있다. 이에 연말이면 양도세 회피 목적의 매물이 대거 출회돼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초래하는 일이 잦았다.

정부는양도세 기준을 50억원으로 상향해 양도세 과세 대상을 대폭 줄이고 연말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오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며, 조정되는 대주주 기준은 내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주식시장에는 상당한 '호재'이지만 투자자들은 뉴스에 파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 상승 흐름을 보이다 대주주 기준 완화 소식이 전해진 후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는 상승 출발했으나 양도세 기준 50억원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전해지면서 하락 전환했다"며 "선반영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양도세 기준 완화 소식 이후 개인은 코스닥 시장을 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나란히 순매도로 전환했다. 

미 증시도 일제히 약세...신흥국 증시도 내려

미 증시 또한 기대감 줄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 3대지수는 뚜렷한 악재가 없었음에도 일제히 1%대 하락세를 보였다.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대비 9% 가까이 급등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 가까이 급락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9거래일 연속 상승흐름을 이어오는 등 가파른 랠리를 펼친 탓에 차익실현 욕구가 강화된 것이 3대지수를 하락세로 이끌고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미 증시의 약세 흐름은 신흥국 증시에서의 차익 욕구 강화로 연결, 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이날 4%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시장이 현실과의 괴리를 좁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은 내년 3차례의 금리인하를 전망하고 있음을 시사했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약 5~6차례의 금리인하를 기대했다. 현실과 기대의 상당한 괴리가 존재했던 것이다. 

특히 연방기금 선물 투자자들은 내년 3월 FOMC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73%로 보고 있는데, 이는 한 달 전 28% 대비 크게 오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의 경제지표들은 미 경제가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만큼 충분히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의 목표인 연 2% 인플레이션까지 도달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기 시작했다"며 이날 장 하락의 이유를 설명했다. 

21일 발표되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또한 증가세를 기록할 경우 현실과 기대감의 괴리를 좁히는 움직임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 

다만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시그널이 분명했고, 상승 추세를 훼손할 만한 뚜렷한 요인을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단기 되돌림 이후 견조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확실한 것은 시장의 큰 위험이 될 수 있는 미국의 침체 가능성이 지금 당장은 매우 낮다는 점"이라며 "증시 하락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은 방향성이 완전히 바뀔만 한 환경은 아니라고 결론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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