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횡재세는 거위의 배를 가르자는 얘기"...직권남용 지적에는 "수긍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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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횡재세는 거위의 배를 가르자는 얘기"...직권남용 지적에는 "수긍하기 어렵다"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3.11.23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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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 알을 나눠쓰자고 하는데 갑자기 거위 배를 가르자는 의견이 나왔다"
"상생금융에는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적절한 운영이 담보돼야 한다"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적절한 운영이 담보돼야 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일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일부 정치권의 횡재세 입법 논의에 "거위의 배를 가르자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상생금융은 직권남용'이라는 지적에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23일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창립 70주년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논의되는 횡재세 안은 개별 금융사의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이고 항구적으로 뺏겠다는 내용으로 이해된다"며 "이는 금융산업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유하자면 마을에 대기근이 들어 다같이 어려울 때 거위 알을 나눠쓰자고 하는데 갑자기 거위 배를 가르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거위가 살지 못하면 거위 주인과 마을 주민들 모두 손해"라고 지적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의 국회의원 55명은 은행 초과 이자이익의 최대 40%를 기여금·부담금 형태로 징수하는 '횡재세'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법안 통과시 올해 기준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횡재세는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사가 논의 중인 상생금융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적절한 운영이 담보돼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상생이 이뤄져야 한다"며 "금융사들도 고통 분담에 공감대가 있고 금융사 사정에 맞게 어떻게 해야 되는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상생금융이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한 것에는 "함께 잘 살고자 하는 논의에 대해 직권남용을 운운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똑같은 자리에서 영업하는데 힘센 사람이 대가라 치고 뜯어가면 자릿세, 혜택 일부를 모두를 위해 쓰자고 합의를 거쳐 제도를 만들면 세금"이라며 "대통령과 금융위원장, 금감원장이 취하는 태도들이 법과 제도에서 어긋나 있다. 윤석열 특수부 검찰식으로 얘기하면 이것이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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