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미 증시에 비해 유독 부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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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미 증시에 비해 유독 부진한 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1.23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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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까지 동조화 흐름 보였으나 6월부터 수익률 격차 확대
펀더멘털 차이가 원인...주도업종 부재도 한 몫
국내증시가 미 증시에 비해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증시가 미 증시에 비해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내증시가 미 증시에 비해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간 글로벌 증시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국채금리 상승세 등 일부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면서 국내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의 상승폭은 미 증시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증시와 미 증시가 차별화되는 배경으로 펀더멘털 격차와 주도주 부재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6월부터 한·미 증시 수익률 격차 확대

국내증시와 미 증시는 연초 이후 지난 5월말까지만 하더라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연초 이후 지난 5월 말까지 각각 15.8%와 23.6%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가 좀 더 강하게 움직이긴 했지만 대체로 유사한 상승률 곡선을 보인 것이다. 

반면 6월 이후부터는 수익률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지난 22일 기준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률은 12.3%로 5월 말에 비해 상승률이 줄어든 반면, 나스닥 지수의 연초 이후 22일까지의 상승률은 36.3%로 5월 말 이후에도 상승 추세를 지속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언급하며 "사실상 코스피 지수는 5월 이후 조정 장세를 보인 반면 나스닥 지수는 상승 랠리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유사한 흐름을 보이던 국내증시와 미 증시가 하반기 들어 차별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대표적인 이유로 꼽히는 것이 펀더멘털 격차다. 

7월 이후 진행된 국채금리의 상승세가 글로벌 주식시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는데, 나스닥을 중심으로 하는 미 증시는 조정을 겪긴 했지만 금리가 반락한 후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복원된 반면 국내증시는 고금리 충격이 상대적으로 컸고, 반등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미 10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직전일인 22일 종가 기준 4.408%를 기록, 연초(3.875%)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한국 10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지난 22일 종가 3.76%로, 연초(3.791%)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미국과는 달리 한국의 장기 금리 수준이 연초대비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가 상승세가 미 증시에 비해 약한 이유는 결국 펀더멘털의 차이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간 경제 펀더멘털 차이는 단적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차이에서 확인된다"며 "최근 미 GDP 성장률이 한국 GDP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서베이 기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보더라도 한국은 1.3%에 그치지만, 미국은 2.3%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경제의 경우 중국 성장률 둔화 등 각종 중국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미 경제와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국내증시 주도업종 부재도 영향 

미 증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한 데에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애플, 마이크로소포트,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효과도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금리 여파 속에서도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이 상승 흐름을 유지하면서 미 증시 또한 랠리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것. S&P500 시가총액 중 매그니피센트7의 비중이 현재 30% 수준을 넘어서는 등 미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들 주식의 강세 흐름이 전반적인 지수의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국내증시에서는 증시를 이끄는 뚜렷한 주도 업종이 눈에 띄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과 달리 한국 증시의 부진은 하반기 들어 국내 성장 모멘텀 회복이 기대보다 미약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결국 미국처럼 강한 산업(주도업종) 모멘텀이 부재했다는 점이 크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가 1.7% 상승했던 11월 2주차 수익률 상위 업종은 디스플레이(+5.5%), 운송(+5.5%), 호텔레저(+4.4) 순이었다. 코스피가 2.5% 상승했던 3주차에는 자동차(+6.5%), 호텔레저(+5.1%), IT가전(+4.6%) 순의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피가 1.7% 상승했던 4주차에는 조선(+7.9%), IT가전(+4.6%), 에너지(+4.5%) 순으로 강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즉, 11월 이후 코스피 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으나, 업종별로 보면 호텔레저와 IT가전을 제외하고는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업종이 없었던 것. 호텔레저의 경우 공매도 금지발 숏커버 기대감에서 기인한 단기 수급 영향이 있었고, IT가전은 최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의 영향력이 컸음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으로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업종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이를 언급하며 "호텔레저와 IT가전의 두 업종 역시 주도 업종 혹은 주도 테마로서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함이 상존한다"며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업종간 수익률 상위권의 빠른 교체 현상은 벤치마크 지수를 이기는 작업을 쉽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한·미 증시 차별화 현상 당분간 이어질 듯"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경기 연착륙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금리 하락 추세로 인해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의 주가 랠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박 연구원은 "국내 경제 모멘텀이 다소 회복되면서 한-미간 증시 차별화 현상도 다소 완화될 여지가 있지만 한-미 증시 차별화 현상을 완전히 해소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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