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양종희號 출범... "사회·고객·직원·주주와 더 나은 세상 만들 것"
상태바
KB금융, 양종희號 출범... "사회·고객·직원·주주와 더 나은 세상 만들 것"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3.11.21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 회장, 1989년 행원 입사 후 34년만에 지주 회장 올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유지와 '상생금융' 과제 산적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 실천"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사회' ·'고객' · '직원' · '주주'.

양종희 신임 KB금융그룹 회장이 21일 취임사에서 강조한 네 가지다. 사회와는 상생을, 고객에게는 최고의 경험을, 직원에게는 자긍심을, 주주에게는 보답을 약속했다.

양 회장이 최우선적으로 강조한 건 사회적 가치다.

그는 "이제는 기업도 재무적 가치뿐 아니라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해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금융의 스탠다드"라고 말했다.

임직원에게는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보자고 제안했다. '더 나은 내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 양종희 호 KB의 기치다.

21일 양종희 KB금융 전 부회장이 회장직에 올랐다. 지난 1989년 행원 입사 34년만, 2014년 윤종규 전 회장 체제 이후 9년만이다.

양 회장은 윤 전 회장이 지난 2010년 지주 부사장에 있을 때부터 지주 전략기획부 부장으로 재직하며 손발을 맞춰온 만큼 KB금융의 전략적 연속성을 승계할 인물로 평가 받는다.

지난 9월 회장 최종 후보로 내정된 이후 윤 전 회장에게 63일 간 회장직을 인수인계 받으며 역대 KB금융 회장 중 가장 원활하게 직을 이었다. 과거 4명의 회장 모두 금융당국 제재나 내부 분열, 정권 교체 후 바뀐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지난 2018년부터 KB금융이 'CEO(최고경영자) 내부 후보자군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한 이래 가장 오랜 기간 집중적으로 검증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회장직 승계 작업에서는 정치권 개입 등 관치금융 논란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9월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사외이사들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으로 끝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당시 회추위는 양 회장 선정 이유에서 "윤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 역량 있는 CEO 후보"라며 "지주, 은행, 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뿐 아니라 디지털·글로벌·ESG경영에 대한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밝혔다.

지난 1989년 옛 주택은행(KB국민은행)에 행원으로 입사한 양 회장은 2008년 서초역지점장·재무보고통제부장, 2014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상무, 2015년 재무총괄 부사장을 지낸 재무·전략 통이다.

2015년 지주사 전략담당 임원이었을 때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에서 실사 총괄 지휘를 맡았다. 인수를 성공시킨 그는 이듬해 KB손보 대표 자리에 올랐다. 2015년 1737억원이었던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016년 2958억원, 2017년 3303억원으로 치솟았다. 지난 상반기 KB손보는 지주 계열사 중 KB국민은행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 5252억원을 냈다.

양 회장은 그간 은행장 출신이 지주회장에 올랐던 관례를 깬 인물이기도 하다. KB금융이 비은행 부문 확장·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택한 이유다. 은행 중심의 성장에서 벗어나 비은행과의 균형을 찾고 신시장 확대로 미래 경영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다.

그의 앞에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유지·발전시켜야 할 과제도 쌓여 있다. KB금융그룹은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다양한 사업 영역을 갖고 있다. 증권, 손해보험, 생명보험, 카드, 캐피탈, 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는 모두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 1분기 KB금융 계열사 중 비은행의 당기순이익 기여도는 40.9%다.

KB금융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700조원을 넘는다. 당기순이익은 2020년에는 3조4522억원, 2021년 4조4096억원, 지난해 4조4133억원으로 리딩뱅크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선두 은행의 수장자리에 오른만큼 최근 금융권 최대 현안인 상생금융 문제해결에 어떻게 나설지도 주목된다. 금융당국 역시 양 회장의 취임 관련해 일단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월 "KB금융이 공표하고 진행 중인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는 과거보다 훨씬 진일보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정한 경쟁 절차를 거쳐 선택받는 것 자체가 회장으로서 자격을 받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양 회장은 21일 취임 첫날 출근길에서 "리딩금융 경영에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KB는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곳인 만큼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노력을 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