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는 외국인 vs '2차전지'만 바라보는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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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는 외국인 vs '2차전지'만 바라보는 개인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1.17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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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이후 수급주체별 업종 차별화 뚜렷
외국인·기관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집중 매수
개인은 2차전지 위주로 사들여 
11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개인 투자자들은 서로 다른 업종을 사들이는 등 수급 차별화 양상이 뚜렷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11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개인 투자자들은 서로 다른 업종을 사들이는 등 수급 차별화 양상이 뚜렷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11월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우려와는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식시장 전반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국내증시의 상승세 속 대부분의 업종이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개인 투자자들은 서로 다른 업종을 사들이는 등 수급 차별화 양상이 뚜렷해 주목된다. 

11월 이후 뚜렷한 상승 흐름...외국인 매수세 견조 

11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오후 12시 기준 코스피 지수의 11월 이후 상승률은 8.44%에 달하고,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8.52%에 달한다. 지난 10월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7%, 12% 이상 급락한 바 있지만, 11월 들어 이를 빠르게 만회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10월 4조원 가까이를 순매도하며 주식시장을 급락세로 이끌었으나, 11월 들어서는 매수 우위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직전일인 16일 마감 시점을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11월 이후 2조5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뚜렷하다. 11월 이후 단 세 차례를 제외하고는 연일 매수세를 기록중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들어 외국인 수급이 다시 유입됐다"며 "고점 대비 주가 낙폭은 여전히 크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과 선물에서 동시에 상방 베팅을 늘린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외국인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한 국내증시 신뢰도 저하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우려와는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양호하게 유입되면서 주식시장의 견조한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끝나가는 현 시점에서 이익 추정치 추가 상향이 제한적인 가운데 결국 수급이 주가 차별화를 만드는 요인"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기존 우려와는 달리 공매도 금지에도 외국인 자금이 양호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은 '반도체'...개인은 '2차전지'

눈에 띄는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반도체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11월 이후 금액 기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다. 지난 1일 이후 1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1조 4822억 7000만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그 뒤를 잇는 것이 SK하이닉스로,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559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역시 삼성전자로, 총 순매수 금액은 7892억원에 달한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수세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으로 쏠리고 있다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2차전지를 향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11월 1~16일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는 POSCO홀딩스(3037억원)가 1위에 이름을 올렸고, 포스코퓨처엠(2415억원)과 삼성SDI(142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각각 604억원, 596억원 규모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집중적인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달에는 주요 26개 업종 중 보험(-3.8%)을 제외한 25개 업종이 모두 상승하는 등 수익률 차별화는 크지 않지만 수급 차별화는 극명했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유의미한 수급이 포착된 섹터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인 반면, 개인 순매수는 오로지 2차전지에만 집중되는 모습이었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는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이 뚜렷한 상황이어서 업종별 수익률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반등이 진행될수록 투자자들은 새로운 모멘텀을 찾으면서 업종별 수익률의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반등이 진행되고 어느 정도 가격이 맞춰지면 투자자들은 가격 메리트 이후의 재료를 찾을 것"이라며 "결국 펀더멘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등이 추세로 굳어지기 위해서는 펀더멘털 개선이 확인될 필요가 있는데,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수출 개선세가 중요하다"며 "수출 상황에 따라 업종별 주가 흐름도 상이할 것으로 보이며, 반도체 수출 회복세가 가시화된다면 주도주 지위를 견고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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