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중장년 "턱 없이 부족"ㆍ청년 "우린 가입도 못했다"...연금대체 보조 금융상품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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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중장년 "턱 없이 부족"ㆍ청년 "우린 가입도 못했다"...연금대체 보조 금융상품에 주목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3.10.2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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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ELB,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
은행권, 퇴직연금 서비스로 AI 활용 확대
내년 1월에는 보험사 별 비교 플랫폼 출범
2016~2021년 연금통계 개발결과. 자료=통계청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각종 연금제도의 현저히 낮은 월 지급액으로 중장년은 물론 청년세대의 미래에도 안개가 드리웠다.

65세 국민 10명 중 9명은 국민·기초·개인·퇴직·주택연금 등 연금 하나 이상을 수급하고 있지만 월평균 수급액은 60만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청년들에게는 언감생심이다. 20대 청년 10명 중 4명은 위 연금들 중 단 하나도 가입돼있지 않다. 더 이상 연금에 노후를 맡길 수 없는 국민들은 연금을 대체할 만한 금융상품을 찾아 나서고 있다.

지난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연금통계 개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국민 862만명 중 연금 수급자는 777만명(90.1%)이었다. 수급자의 월평균 수급액은 60만원에 불과했다.

18~29세 747만명 중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 1개 이상의 연금에 가입한 청년층은 456만명으로 61.1%에 그쳤다. 20대의 40%인 290만명은 단 하나의 연금도 준비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청년들은 중장년이 수급하는 60만원마저 담보할 수 없다.

연금이 노후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면 시선은 더 많은 지급액, 더 높은 수익률로 옮아간다. 그러면서도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 청년은 향후 연금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을, 중장년은 지금이라도 수입을 보조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다. 최근 금융사가 이 시장을 노린 상품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ELB(파생결합증권)가 추천된다. ELB는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약정 조건, 기초자산의 성과에 따라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올초부터 ELB 경쟁이 심화하며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상품들이 나온 바 있다. KB증권은 지난 1월 연 수익률 36%까지 낼 수 있는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B 2종을 내놨다. 만기 6개월의 이 상품은 테슬라 주가가 ELB 발행시점 보다 110% 초과 150% 이하면 상승분의 45%를 수익으로 지급한다. 만약 테슬라 주가가 150% 오르면 만기시 수익률은 (150-110)×45로 18%다. 연으로 환산하면 36%다.

지난 18일에는 'KB able ELB 85호(2스탁 원금지급 하이파이브형)'도 출시됐다. 현대차 보통주와 KT&G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1년 만기에 3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기회도 있다.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11.4%(세전)의 수익을 제공한다.

ELB상품들은 꾸준히 출시되는 추세이니 당장 출시된 상품을 놓쳤다고 조급해 할 필요 없다. 만기도 길지 않아 수익률을 좇아가며 갈아탈 수 있다. 증권사별 상품 비교는 필수다.

신한은행 로보어드바이저 마이쏠. 사진 제공=신한은행

내년 상반기부터는 이미 갖고 있는 연금을 더 효율적으로 굴려주는 AI(인공지능)가 퇴직연금 서비스로 사업반경을 넓힌다. 기존에는 투자 포트폴리오 제시에만 그쳤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투자 일임 서비스가 도입된다. 최근 은행권이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Robot+Advisor)'는 AI가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으로 개인 투자 성향을 반영한 포트폴리오를 구성·운영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투자상품을 관리할 수 있는 경험, 시간,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이에게 추천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장 분위기나 상황에 휩쓸리지 않아 퇴직연금 같은 장기 상품에 오랜 기간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상반기 10%의 수익률을 올린 KB국민은행의 '케이봇쌤'은 맞춤형·테마형·목표달성형으로 구성한 펀드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마이쏠은' 고객 개인 데이터 분석으로 개인화된 포트폴리오와 고객 보유 자산의 수익성, 위험성 관리가 가능하도록 사후 서비스도 제공한다.

우리은행 '우리로보'는 투자성향별 펀드 포트폴리오와 수익률 등을 진단해준다. 연령대에 따라 주식형 자산, 채권형 자산을 자동으로 조정하기도 한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 역시 각각 '하이로보'와 'NH로보-프로'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분석에 기반한 서비스로 지금까지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천·제시하는 것에 그쳤다"며 "고객이 직접 실행하지 않으면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였지만 내년부터는 일임이 가능해져 연금수익의 실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 1월부터는 보험을 비교·추천해주는 플랫폼도 출범한다. 건강보험, 종신보험, 변액보험, 연금보험은 비교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추후 사업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지정된 사업자들이 기존 적금·대출 금리 비교 서비스를 제공했던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 카카오페이, 핀다, 핀크 등의 핀테크 기업이기 때문이다. 서비스가 확대되면 고객이 직접 보험사별 연금보험 상품을 비교하며 노후 설계를 구체화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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