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은행법학회가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산관리, 지주회사, 내부통제 등 법적 과제들을 종합적으로 논의했다.

은행법학회는 26일 서울 중구 명동의 은행회관에서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적 과제' 세미나를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은 금융규제감독연구회의 제2회 정책 세미나다. 세미나에서는 서비스유형(자산운용), 서비스채널(금융지주), 위험관리(내부통제) 등을 주제를 다뤘다.

발표 총론을 담당한 김자봉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적 의미를 '은행의 본래 기능인 정보비대칭성 완화 기능을 강화해 금융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고령화·저성장 국면을 맞이해 금융은 앞으로 가계금융자산 확대, 글로벌 자산운용을 통한 국부창출을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의 관점을 공급형에서 맞춤형으로 전환하고 은행-증권-보험간 시너지를 높여 금융·비금융 간 정보결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가능한 이해상충을 관리하기 위해 내부통제·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고 원칙중심과 규정중심의 균형을 맞춘 규제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세미나 개최의 의의를 설명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산관리서비스 중심의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법제 개선 과제'를 주제로 발언했다. 고 교수는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은행을 통한 자산운용관리업의 활성화가 시급하다며 관련 법제 정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신탁제도의 경우 포괄적 재산권 규정으로 수탁가능재산을 확대해야 할 뿐 아니라 불특정금전신탁을 허용하는 등 신탁의 자산관리기능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신탁업을 자본시장법에서 분리해 별도의 신탁업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만 허용된 은행의 투자일임업 영위 범위를 제한없이 확대하고 투자신탁에만 허용되고 있는 집합투자업을 투자회사 등 다른 집합투자기구에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발표자 김정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겸영역량·시너지 강화를 위한 금융지주회사관련 법제개선방안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현행 금융지주회사 제도는 대형화·겸업화·위험분산 등을 이룩하는 장점이 있지만 디지털 환경변화를 감안해 법제 개선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지주회사도 금융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ICT(정보통신)·플랫폼 사업이면 해당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허용하고 계열사간 고객정보 공유나 임직원 겸직 제한을 금융선진국 수준으로 완화해 금융지주 계열사간 시너지를 촉진,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들간 권한과 책임을 명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대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이자 은행법학회장은 '위험관리와 내부통제 개선을 위한 법적 과제'를 발표했다.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제도가 금융회사에 이미 갖춰져 있지만 내부통제 책임의 불확실성과 실효성의 부재로 금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관련 법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배구조법에 '전사적 내부통제체제' 개념을 새롭게 도입해 이사회에는 내부통제체제의 구축·정비 기본정책을 결정할 책임을 부여하고 대표이사에게는 이를 집행할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도입하고 지배구조법상 준법감시인을 상법상의 준법지원인으로 대체해 내부통제제도의 법제도적 정합성을 확보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 축하의 뜻을 전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디지털 전환으로 은행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미흡한 내부통제와 부실한 위험관리는 금융회사의 존폐에도 영항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며 "자산관리, 지주회사, 내부통제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오늘 세미나는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은행은 규제산업으로 고객 자산 보호와 금융시스템 안정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어떤 산업보다도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지만 최근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오늘 세미나로 은행 내부통제 뿐 아니라 건전한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를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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