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흰 우유·유제품 가격 줄인상…밀크플레이션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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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흰 우유·유제품 가격 줄인상…밀크플레이션 현실화되나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0.0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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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원윳값 인상에 흰 우유 가격 일제히 올라
우유1L 대형마트 2900원 후반대…편의점서 약 3200원
가공유·발효유·치즈에 아이스크림까지 인상
 서울 시내 대형마트 우유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이달 흰 우유를 비롯한 가공유 등의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늘고 있다. 

낙농진흥회가 이사회를 열고 원유 가격 인상안을 최종 확정함에 따라 이달부터 음용유용 원유 기본 가격은 전년 대비 88원 오른 1084원, 가공유용 원유 기본 가격을 87원 오른 887원으로 결정됐다. 지난해(49원)보다 원윳값 인상폭이 더 높아졌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이달부터 흰 우유 제품인 '나100%우유'(1L)의 출고가를 대형할인점 기준으로 3% 인상한다. 인상률이 적용되면 대형마트에서 나100%우유 가격은 2900원 후반대로 3000원에 가까워진다.

서울우유외에도 유업계 전반이 흰 우유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매일유업은 흰 우유 제품 가격을 4∼6% 올려 대형할인점 기준 매일우유(900ml) 제품은 2900원 후반대의 가격에 판매된다. 남양유업 역시 ‘맛있는우유GT(900ml)’ 출고가를 4.6% 인상했다. 빙그레는 오는 6일부터 채널에 따라 순차적으로 흰 우유 제품인 굿모닝우유(900ml) 가격을 5.9%씩 올린다. 동원F&B는 덴마크대니쉬더건강한우유(900ml) 등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린다. 

올해는 원유 가격이 10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오른 데다 인건비, 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흰 우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왔으나 유업체들은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해 흰 우유 1L(또는 900ml) 제품 가격을 대형마트 기준 3000원 미만으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흰 우유의 편의점 가격은 서울우유가 '나100% 우유'(1L)를 이달부터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 인상하는 등 3000원대에 판매된다. 편의점 기준 남양유업 '맛있는우유' 900ml 제품도 기존 3050원에서 3200원으로 오른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내부 경영 및 생산 효율화를 통해 원가 상승분을 상쇄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꾀했으나, 낙농진흥회가 10월부터 원유 기본가격을 리터(ℓ)당 8.8% 인상하기로 결정했고 그동안 전기료, 인건비, 부자재 상승 등 다양한 납품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물가안정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납품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은 소규모 자영업자가 24시간 운영하고 수시로 1+1이나 2+1 등의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특성이 있어 일반적인 유통경로보다 판매가격이 높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제품이미지. 사진=빙그레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제품이미지. 사진=빙그레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서 가공유, 발효유를 비롯한 우유 원료 가공식품의 가격도 함께 인상되고 있다. 빙그레의 투게더 아이스크림은 대형 할인점 기준 오는 6일부터 8.3% 오르며 편의점에서는 내달부터 8.9% 오른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240ml)의 편의점 가격은 5.9% 인상된다.

남양유업은 가공유인 초코에몽 250ml 가격을 1800원으로 12.5% 올리며 초코에몽·딸기에몽 180ml 제품은 7.7%인상한다. 매일유업은 가공유는 5~6%, 발효유와 치즈는 6~9%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F&B도 가공유 제품(덴마크딸기딸기·초코초코·바나바나·커피커피우유 300ml, 민트초코우유 310ml 가격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올린다. 덴마크 인포켓치즈 오리지널·라이트 가격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슈레드피자치즈(25g)는 1200원에서 1400원으로 16.7% 각각 올린다.

한편 연이은 가격 인상에 밀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 서초구 양재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 주재로 소비자단체·생산자·유업계·유통업계와 함께 우유 등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정욱 축산정책관은 "국산 유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지 않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지금과 같이 고물가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할인행사, 묶음 판매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유 가격 인상 이후 가공식품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 김 정책관은 "원유가격 인상과 함께 흰우유 가격이 인상됐지만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식품류 중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을 제외하면 원유나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낙농업계와 소비자단체, 유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TF)를 구성해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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