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 '골드러시'에 가격 상승···"환율상승·경제불안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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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 '골드러시'에 가격 상승···"환율상승·경제불안 반영"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9.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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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시장에서 27일 오후 2시 기준 금값은 1트로이온스(약 31.1g)당 2027.92달러(약 273만9000원)로 영국 런던 시장 시세 1897.68달러(약 256만3000원)보다 6.86% 높았다.사진=게티이미지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 및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 고조 속에 중국 내에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늘면서 국제 금값과 가격 차가 6% 넘게 벌어졌다.

중국 상하이 시장에서 27일 오후 2시 기준 금값은 1트로이온스(약 31.1g)당 2027.92달러(약 273만9000원)로 영국 런던 시장 시세 1897.68달러(약 256만3000원)보다 6.86% 높았다.

이는 중국 금 가격이 7.4% 높았던 2011년 9월 23일 이후 가장 큰 격차로 2000달러를 넘었던 국제 금 시세가 최근 주춤하지만 중국 내 금값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황금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금값은 올해 들어 26일까지 15.5% 올랐으며, 15일 장중 금 선물 가격이 1g에 480위안(약 8만8000원)을 넘어서며 2008년 거래 시작 후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올 상반기 중국의 금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37% 늘어난 554.88톤이다. 이 가운데 장신구 수요는 14.82% 늘어난 368.26톤이다. 장식용 금 소매가는 1g에 600위안(약 11만원)을 넘긴 곳도 다수다.

투자 목적이 강한 골드바·금화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의 데이비드 취와 수창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성 금 매수 비중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별다른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을 비롯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경영난이 이어지고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도 얼어붙으면서, 중국 내에서는 위험자산 투자의 인기가 떨어진 상태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최근 2년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 4% 넘게 빠진 상태다.

게다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시중 금리도 내려갔다. AA+ 신용등급인 1년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의 금리는 2.5%로 2020년 말보다 0.6%포인트 낮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금 수요를 부추기는 주요인이다. 중국 당국이 달러를 비롯한 외화 인출 및 해외 반출을 강하게 통제하는 만큼 중국 내에서 금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올해 들어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5.9% 상승했으며, 강달러 현상 속에 8일 장중에는 역내위안/달러 환율이 약 16년 만에 최고인 7.3503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게다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반적인 금 장신구 고객들도 서둘러 매입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이 심해지는 측면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펑파이와 경제일보 등 중국 매체들은 자국 금값 상승에 중추절(추석·29일)을 앞둔 선물 수요, 9∼10월 결혼용 수요, 금 수입량 감소, 경기 회복 등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봤다.

세계황금협회는  지난 7월 각국 중앙은행들의 황금 비축량은 55톤 늘어났는데 중국과 폴란드가 각각 23t을 사들였다고 집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황금 보유 규모는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연속 상승, 7월 말 기준 2136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외환보유고의 4%에 해당한다.

장기적인 금 매수세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금값이 이미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인 만큼 맹목적인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합리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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