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뜨는 '중고·반품사업'…신세계·롯데·현대百도 온·오프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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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뜨는 '중고·반품사업'…신세계·롯데·현대百도 온·오프서 경쟁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9.25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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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 '30조원' 전망
물가 상승·가치 소비에 실용적 소비 확대
신세계·롯데·현대百 등 대형 유통사도 중고 매장 입점
이커머스 중고·리퍼 전문관 운영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아울렛에 입점한 재고쇼핑몰 '리씽크'. 사진=신세계사이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며 중고나 재고 제품 거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실속형 소비가 일상화되며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주요 백화점, 이커머스 등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KB증권에 따르면 2008년 4조원에 그쳤던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24조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3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중고 거래 시장의 성장세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운동화, 한정판 제품 등 희소성 있는 제품을 되파는 '리셀' 트렌드가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는 동시에 단순히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찾아 중고시장에 진입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확대로 인해 저가이면서 양질인 리퍼브 제품의 거래도 활성화되고 있다. 리퍼브 제품은 사용된 물건은 아니지만 품질면에서 중고품으로 취급되며 정상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되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정착된 판매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사이먼은 최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재고 쇼핑몰 ‘리씽크(Re:think)’를 입점시켰다. 리씽크는 전 세계에서 매입한 재고 및 리퍼 상품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재판매하는 브랜드다. 고물가의 지속으로 재고 및 리퍼 상품을 찾는 알뜰한 소비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신세계사이먼도 트렌드를 반영한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다양한 고객 경험 선사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사이먼 관계자는 “최신 트렌드와 고객 수요를 반영한 브랜드 입점을 지속해 다양한 쇼핑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발전을 거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신촌 유플렉스 5층
현대백화점 신촌 유플렉스 '세컨드 부티크' 내부 모습.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신촌점 유플렉스 4층을 전체를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로 리뉴얼했다. 또 더현대 서울에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오프라인 콘셉트 스토어 '브그즈트 랩'을 오픈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장에서 브그즈트의 중고거래 토털 케어 서비스 '번개케어'의 정품 검수 라이브를 전개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연말 국내 대표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크림'의 오프라인 공간을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하고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5월 롯데백화점 마산점에는 중고명품숍 구구스를 입점시키며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구구스는 2002년 설립돼 전국 23개의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명품 세컨핸드숍이다.

이커머스업계도 플랫폼 내 중고 및 반품 상품 전문관을 마련해 중고 거래 수요 잡기에 나섰다.

쿠팡 반품마켓 홍보 이미지. 사진=쿠팡
쿠팡 반품마켓 홍보 이미지. 사진=쿠팡

쿠팡은 지난 3월 반품제품 전문관 ‘반품마켓’을 오픈했다. 쿠팡 모바일 앱에서 이용 가능한 반품마켓은 쿠팡에서 판매됐다가 반품된 상품을 회사가 직접 검수해 다시 판매하는 코너다. 

쿠팡은 포장 상태, 구성품 검수, 외관 상태, 작동 테스트 등의 검수 절차를 진행해 4가지 등급(미개봉, 최상, 상, 중)으로 나눠 판매한다. 또한 새 상품과 동일하게 무료배송 및 30일 내 반품이 가능하고, 가전 제품의 경우 새상품과 동일한 A/S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품마켓 구매 고객 수는 론칭 3개월 만에 35% 증가하기도 했다.

쿠팡 관계자는 “휴대폰, 주방가전, 청소기를 비롯한 생활가전 등이 특히 인기”라며 “고물가 시대에 고객이 예산과 선호도에 따라 새로운 상품과 반품 상품 중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반품마켓의 인기 비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반품마켓의 인기를 견인했다.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다시 소비하고 낭비를 줄여 지속가능한 문화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11번가도 올해 리퍼 제품 전문관 ‘리퍼블리’를 선보였다. 리퍼블리는 검증된 리퍼 상품을 제품 특성에 맞게 상태에 대한 상세한 구분 값과 최적화된 검색결과로 제공하는 리퍼 전문관이다. 

11번가는 고객들의 가성비 구매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뉴퍼마켓, 리씽크 등 철저한 품질 검수와 A/S 제공으로 믿을 수 있는 국내 대형 리퍼 전문몰과 손잡았다. 또 ‘리퍼블리’에서 판매하는 리퍼 제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판매자 및 판매 상품의 지속적인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 제품이나 리퍼브 제품 거래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보편화되는 추세"라면서 "물가 상승에 따라 실용적, 합리적 소비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원 선순환 등 가치소비의 확산이나 기술 발전이 중고 거래 시장의 빠른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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