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인플레] ③시장 이끄는 에너지주...고유가에 우는 항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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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인플레] ③시장 이끄는 에너지주...고유가에 우는 항공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9.18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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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업종, 시장 수익률 웃돌며 주도주로 나서
우라늄 등 대체에너지 관련주도 강세 
항공주는 비용급증에 주가도 하락세
고유가 흐름 속에 에너지 관련주와 항공주 등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유가 흐름 속에 에너지 관련주와 항공주 등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으로 인해 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의 주가 흐름 또한 주목된다. 

지난 3월까지만 하더라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원유 수요 또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에너지 관련주의 부진한 흐름이 두드러졌지만, 이제는 유가 랠리와 함께 시장 주도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항공주는 고유가로 인해 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주가 또한 큰 폭으로 하락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에너지 업종, 시장 주도주로 부각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북해 브렌트유, 중동 두바이유 등 국제 3대 유종이 일제히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정책을 연장할 것임을 밝히면서 공급 축소 우려가 확산된 결과다. 이는 에너지 관련주의 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11개 부문 중 에너지 부문의 3분기(7~9월) 상승률은 11%에 달한다. S&P500 지수가 이번 분기에 불과 0.8% 오른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업종이 사실상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며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종목별로는 정유기업인 매러선 페트롤리움이 7월 이후 주가가 32% 상승했고, 할리버튼은 25% 각각 상승했다. 코노코필립스는 16% 상승했다. 

7월 이후 에너지 관련주의 급등세는 눈부시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부진한 업종 중 하나다. 연초 이후 에너지 업종의 상승률은 2.9%에 그치는데, 이는 같은 기간 S&P500의 상승률은 17%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3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경기침체에 따른 에너지 수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 머물렀고, 이에 에너지 관련주 또한 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이 에너지주에 대한 매력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의 향후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 수준인데, 이는 10년 평균인 19배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S&P500 기업들의 PER 또한 19배 수준이다. 

WSJ은 이를 언급하며 "에너지주들이 매력적인 또다른 이유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보인다는 점"이라며 "석유 및 가스 회사는 다시 뜨거워지면서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라늄 등 대체에너지 관련주도 강세 

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대체 에너지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라늄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15일 기준 우라늄 스팟 가격은 파운드당 6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평균대비 11.8% 오른 것이며, 전년과 비교하면 26% 급등한 것이다. 

글로벌 1위 우라늄 생산업체인 카메코 또한 이같은 흐름을 반영해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카메코 주가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40.30달러를 기록했는데, 최근 한 달 간 상승률이 16%를 넘어선다. 지난 3월 이후로는 60% 이상 오른 것이다. 

유가 급등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 및 대체 에너지 관련주의 강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건 캐피털의 빌 피츠패트릭 헤드는 "원유의 공급 축소로 인해 추가적인 수요를 흡수할 여유가 없다"며 "그것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더 높은 유가를 염두에 두고 관련 주식에 대한 장기적인 포지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주, 비용부담 급증에 주가도 하락세 

반대로 고유가로 인해 비용이 급등한 기업들은 주가 측면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 항공주가 대표적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은 8월 약 11%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휘발유 가격이 20%, 제트연료와 디젤 연료가 각각 24%,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트연료 가격이 5월 초 이후 5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요 항공사들은 3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델타항공은 연료 비용과 유지 보수 비용 증가를 이유로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 2.20~2.50달러에서 1.85~2.0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아메리칸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 알래스카항공 또한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조정했다.

스피릿항공과 프론티어 항공의 경우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치솟는 연료 비용에도 불구하고 항공기업들이 이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름 휴가 시즌이 이미 마무리되면서 여행 비수기로 진입한 데다,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 구매력 또한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주는 이를 반영해 대거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및 기타 지역 항공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글로벌 제트 ETF는 7월 중순 이후 19%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큰 변동이 없었음을 감안하면 항공주의 낙폭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KRX운송지수. 자료=한국거래소
KRX운송지수. 자료=한국거래소

국내증시에서도 정유주 웃고 항공주 울어 

이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정유주인 에쓰오일(S-Oil)의 경우 3분기 이후 20% 가까이 상승했으며,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둔 GS 주가 역시 10% 가량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항공주가 포함된 KRX 운송지수는 1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 항공사들은 20% 이상 급락해 낙폭이 더욱 컸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의 단체 여행을 허용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늘었고, 9월28일부터 10월3일까지 황금연휴가 지속되는 점 등 호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갔다는 것은 항공사들, 특히 저가항공사들이 고유가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연말까지의 유가 상승은 에너지를 제외한 다른 업종의 이익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며 "에너지 업종의 비중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 유가 상승 리스크를 방어할 경우 실익이 꽤 높을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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