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에서 택배, OTT까지...쿠팡 vs CJ 사업 곳곳에서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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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에서 택배, OTT까지...쿠팡 vs CJ 사업 곳곳에서 '혈투'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9.13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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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지난달 MAU 국산 OTT 중 1위…티빙 제쳐
물류 강화하는 쿠팡…CJ대한통운과 경쟁
뷰티·식품 등 사업 전방위서 갈등 이어져
(왼쪽부터)쿠팡 사옥, CJ제일제당 사옥. 사진제공=각사
(왼쪽부터)쿠팡 사옥, CJ제일제당 사옥. 사진제공=각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쿠팡과 CJ가 전반적인 사업 영역에서 충돌하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햇반 등 주요 제품의 납품가를 두고 쿠팡과 갈등을 빚었던 CJ제일제당뿐 아니라 물류, 뷰티,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도 경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Android+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 쿠팡의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앱 사용자 수는 634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은 와우멤버십 전용 혜택 중 하나로 쿠팡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5월부터 가파른 사용자 증가세를 보이며 국내 OTT 앱 중 최초로 사용자 600만명을 돌파했다는 설명이다. 전년 동월 대비 사용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OTT 앱도 쿠팡플레이로 나타났다. 작년 8월 402만명에서 올해 8월 634만명으로 232만 명이 증가했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의 조사에서도 지난달 주요 OTT 앱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넷플릭스가 1223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쿠팡플레이(563만명)와 티빙(540만명)이 뒤를 이었다. CJ ENM의 자회사 티빙이 지난해 12월 '시즌'과 합병한 이후 국산 OTT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쿠팡플레이와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지난 4일 씨피엔터테인멘트라는 자회사를 설립하며 콘텐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씨피엔터테인먼트는 방송인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제작,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여러 매니지먼트사들을 운영하며 콘텐츠를 제작 및 유통하는 CJ ENM과 경쟁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쿠팡 배송차량. 사진=연합뉴스
쿠팡 배송차량. 사진=연합뉴스

물류에서는 CJ대한통운이 쿠팡과 경쟁하고 있다. 쿠팡은 2021년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설립하고 지난해에는 물류 전문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를 출범했다. 올해 3월에는 중소상공인의 로켓배송 과정을 일체 지원하는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배송물량은 13억건을 넘기며 1위 CJ대한통운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쿠팡의 선전으로 택배 시장의 개편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쿠팡과 CJ대한통운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광복절 휴일을 앞두고 운영된 '택배 없는 날'에 CJ대한통운은 보도자료를 통해 "'택배 없는 날'을 응원해주시는 고객들께 감사를 드린다"며 "사실을 왜곡해 택배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폄훼하는 일부 업체의 형태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업체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지 않은 쿠팡 CLS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에 쿠팡은 자료를 통해 "택배 없는 날’은 원할 때 쉴 수 없는 대기업 택배기사들을 위해 민노총이 주도해 만든 산업계 유일한 휴무일"이라며 "쿠팡친구(쿠친)는 주5일 근무와 함께 연중 130일 쉬고 싶을 때 언제든 쉴 수 있으며, CLS는 퀵플렉서(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역시 택배없는 날이 아니어도 용차 비용 부담 없이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구조를 도입했다"고 반박했다. 

또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 중인 쿠팡은 지난 7월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쿠팡은 7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공식 론칭한 바 있다.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에 선론칭한 CJ제일제당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CJ제일제당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에 선론칭한 CJ제일제당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CJ제일제당

납품가를 두고 지난해 말부터 쿠팡과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신세계그룹과 11번가, 컬리 등 유통기업들과 손잡고 단독 제품을 출시하는 등 '반(反)쿠팡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이달 11일에는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배달커머스 전용 상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B마트 내 전용관을 신설하고, 햇반, 스팸 등 CJ제일제당의 주요 인기 제품들뿐만 아니라 배달커머스 서비스 특성을 고려해 냉동과 냉장식품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배민에 입점한 소상공인 대상 B2B(기업 간 거래) 제품군도 확대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품과 이커머스 플랫폼 분야에서 최고 경쟁력 보유하고 있는 두 회사가 파트너십을 맺게 되어 기대가 크다“며, “기업 간 시너지를 통해 혁신 제품을 지속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CJ제일제당 발주가 중단된 이후 중소·중견 식품 제조사들의 제품 홍보를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업계는 쿠팡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에 따라 CJ와의 갈등이 점차 확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과 CJ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겹치면서 양사의 대립 전선이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커머스 1위를 차지한 신흥 강자 쿠팡과 전통 유통강자인 CJ가 업계 내 패권 싸움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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