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시동 안 걸리는 자동차株…증권가는 계속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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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시동 안 걸리는 자동차株…증권가는 계속 '사라'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9.13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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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주가 두 달 동안 각각 9%, 11% 하락
12개월 선행 PER 각각 4.3배, 3.5배…'극심한 저평가'
"단기적 점유율 등락보단 장기적 가치에 주목해야"
사진=연합뉴스
현대기아차 사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최근 두 달간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증권가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향후 영업이익 예상치에 비해 현 주가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점점 미래형 모빌리티로 전환되고 있기에 단기적인 점유율 등락보다는 장기적인 가치 상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의 고평가가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반등 시점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13일 오후 2시 30분 기준 현대차는 전일 대비 1.93% 오른 18만98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기아는 전일 대비 1.03% 오른 7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현대차 노사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이날 주가가 소폭 올랐으나 2개월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하락세다.

현대차에 따르면 전일 현대차 노사는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올해 기본급을 11만1천원(호봉승급분 포함·4.8% 인상) 올리고 기술직을 추가로 신규 채용하기로 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연초 사업계획과 우호적인 환율 여건, 생산 정상화 시 타이트한 재고에 따른 가동률 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임단협 잠정합의가 하반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두 달 전인 7월 14일 종가와 비교하면 현대차(당시 20만8500원)는 9% 가량, 기아(당시 8만8700원)에서 11% 이상 급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가 포함된 KRX 자동차 지수 역시 6.46% 하락했다.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조2497억원, 4조237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역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난 39조6154억원, 영업이익은 122.2% 증가한 3조4477억원으로 예상된다. 기아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8% 오른 24조9581억원, 262.3% 오른 2조7831억원으로 예측된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4.3배, 3.5배로 낮아진 상태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두 달 간 국내 자동차 업종의 주가 하락을 이끈 요인이 ▲일본 업체의 생산 정상화로 인한 점유율 훼손 우려 ▲인센티브 상승으로 인한 ASP 하락 우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이투자증권은 한편으로 미래 모빌리티 전환 국면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경쟁력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밀리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신차 모멘텀으로 인한 판매량 급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력 모델의 판매 훼손이 뚜렷하지 않으며, 인센티브도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산업 평균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기차 재고일수는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로 인해 상승하긴 했지만, 재고보다 중요한 것은 저가 전기차로 촉발되는 성장 속에서의 수익성"이라며 "현대차그룹은 기존 완성차 업체들 중 유일하게 전기차 사업부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업체이며, 2025년부터 높아질 전기차 고정비 부담이 로우~미드 싱글 수준의 수익을 해칠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를 '극심한 저평가 상태'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의 12개월 선행 PER은 2008년 경제위기와 비슷한 수준에 달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도 미래 모빌리티 전환 국면 속에서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일본의 도요타가 최근 1년간 주가가 29% 오른 데 비해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실적과 주가가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6개 분기 컨센서스 상회 실적 기록과 건전한 대내외 영업지표 유지에도 산업의 구조적 변화 속 국내 자동차 업종의 미진한 대응에 따른 우려 상승의 결과"라며 "시장은 손에 쥔 현금보다 새롭게 정의되는 산업 구도 대응을 위한 공격적 투자와 결과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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