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비만치료제가 이끄는 제약·바이오株 강세…차기 주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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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비만치료제가 이끄는 제약·바이오株 강세…차기 주도주?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9.11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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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헬스케어 지수 이달만 3.39% 상승
"헬스케어, 미중 마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섹터"
비만·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 성장 예상
GLP-1 작용제 기반한 치료제에 시장 관심 쏠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당뇨·비만 등 질병 치료제에 대한 임상 승인 소식이 연달아 나오며 제약·바이오가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다. 부진했던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주도주 탐색에 나선 가운데 제약·바이오가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몰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들어 3.3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0.28%) 대비 양호한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8일에는 하루만에 1.74% 오르기도 했으며, 이날 역시 장중 1.77% 가까이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은 장중 차바이오텍(21.58%), 오스코텍(11.82%), 알테오젠(8.65%), 메디톡스(7.87%), 박셀바이오(6.87%) 등이 5% 이상 오르면서 KRX 헬스케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이차전지와 반도체의 빈 자리를 메울 다음 주도주로 헬스케어와 로봇 관련주에 주목하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경우 헬스케어로 투자자 수급 이동이 뚜렷하게 나타나 연초 이후 수익률 갭메우기 장세가 연속되는 상황"이라며 "헬스케어는 미중 마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들어 3.39%가량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특히 시장의 관심은 헬스케어 중에서도 비만과 당뇨병 치료제다. 지난 6일 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당뇨병 후보물질이 국내 임상시험(IND)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동제약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일동제약은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먹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개발 중인 당뇨병 후보물질 'ID110521156'의 국내 임상 1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후보물질 ID110521156은 최근 비만과 당뇨병 치료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이다. 이는 췌장, 위장관, 뇌, 심장, 신장을 포함한 다양한 기관에 분포하는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한다. 

포도당 수치가 정상일 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항당뇨병 약물의 일반적인 부작용인 저혈당 부작용 위험이 적어 당뇨병 치료에 주로 활용된다. 또한 포만감을 높이고 에너지 섭취를 억제해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기존 비만 치료제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도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같은 계열 약품이다. 

앞서 지난 7월 말에도 한미약품이 비만 치료제 국내 임상 3상 IND 제출을 공시했다.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던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응증을 비만으로 변경해 개발하는 전략이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에 대해 "자체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부족 우려에서 자유롭고, 저렴한 약가로 공급이 가능하다"며 "국내 비만 시장은 미용 목적의 처방이 주를 이루는 만큼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시장 진입이 향후 유의미한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비만 치료제 약물들이 향후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시장 규모는 2022년 234억달러(약 31조원)으로 지난 2016년부터 연평균 29%씩 성장했다. 오는 2028년에는 시장 규모가 729억달러(약 9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GLP-1 작용제를 기반으로 한 비만 치료제는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학회 및 다수의 데이터 발표와 내년 적응증 확장 데이터 발표 등이 이어지며 모멘텀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1개월 제형 변경 플랫폼을 보유한 펩트론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이전 논의 중이며, 인벤티지랩은 국내 대형 제약사로 기술 이전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다음달 3~6일 유럽 당뇨학회가 예정돼 있으며, 11월 2일에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노디스크의 실적발표가 있다. 이외에도 4분기 일라이 릴리의 2024년 실적 가이던스 발표와 연말 마운자로의 비만 적응증 미국 FDA 승인과 심부전 3상 종료가 예상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비만치료제 열풍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테마주로서 주가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일라이 릴리와 노보노디스크의 주가 상승률은 연초 대비 각각 61.6%, 46.3%로 글로벌 빅파마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경우 유럽 상장사 중 LVMH 그룹을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경우 비만치료제 연구개발 단계가 초기라는 점은 우려 요소다. 진입 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한미약품의 MK-6024로 2025년 하반기 임상 2b상 발표 예정"이라며 "동아에스티는 임상 1상 초기, 유한양행은 NASH 치료제 1상 1b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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