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매서운 기세로 유럽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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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매서운 기세로 유럽 시장 노린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9.0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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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시장서 中 점유율 빠르게 올라
IAA 모터쇼에서도 中 영향력 커져 
일각에서는 치열해진 경쟁 등 넘어야 할 산 지적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은 유럽으로 수출하는 샤오펑의 G9 차량. 사진=샤오펑 홈페이지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은 유럽으로 수출하는 샤오펑의 G9 차량. 사진=샤오펑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간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낮은 브랜드 이미지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중국의 전기차가 점유율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 또한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시사해 향후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럽 시장서 中 점유율 빠르게 올라

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수백만명의 인구가 자동차 제조업에 종사하는, 자동차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유럽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상은 유럽 업체들에게 경종을 울린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독일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 통계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의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의 점유율은 2019년 0.1%에서 2023년 7월까지 2.8%로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순수 전기차 점유율은 2019년 0.5%에서 2021년 3.9%, 올해는 8.2%를 차지했다. 

유럽 자동차의 최대 시장이자, 유럽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영국에서도 중국 자동차는 최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23년의 첫 7개월간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브랜드는 테슬라의 모델 Y였으며, 2위가 중국의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 브랜드인 모리스 개러지(MG)였다. 3위는 폴스타 2다. 폴스타는 볼보의 고성능 차량 브랜드였으나, 2017년 독립된 전기차로 분사했다. 볼보 모기업인 중국 지리홀딩스가 50.5%, 볼보가 49.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리그룹은 볼보차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폴스타는 지리그룹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BMW의 최고경영자(CEO)인 올리버 집세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유럽 자동차 업계, 특히 더 저렴한 모델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에게는 임박한 위험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 또한 유럽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부담 요인이다. 

가디언은 "중국은 배터리 생산에서도 앞서 있기 때문에 상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유럽 자동차 업계는 자체적으로 배터리 생산을 위한 공장을 건설할 때까지 경쟁자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IAA 모터쇼에서도 中 전기차 영향력 커져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중국 전기차 회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오는 5일부터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2023은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로,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터쇼 중 하나다. 

이번 모터쇼에 참가한 업체들은 약 660여곳이며, 이 중 중국 업체들은 약 40여곳에 달한다. 이는 2년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CNBC는 "유럽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회사들이 이번 모터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샤오펑은 2024년 독일 시장으로 자동차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펑은 최근 노르웨이와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 시장에 대형 세단 P7과 SUV 차량 G9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내년에는 신차 G6를 유럽에 출시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샤오펑의 브라이언 구 대표는 "우리는 독일이 모든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고, 표준 시장임을 인식한다"며 "우리 제품을 독일에 판매하게 된 것은 우리가 유럽 대륙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야디는 대형 전기 세단 '실(SEAL)'의 SUV 버전인 '실유(SEAL U)'를 이번 모터쇼를 통해 유럽 시장에 선보였다. MG 역시 3개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내놓았다. 

CNBC는 이를 언급하며 "중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은 EV 분야에서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유럽의 전통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번스타인 리서치 선임 연구 분석가인 대니얼 로에스카는 "유럽은 중국에 이어 가장 큰 자동차 시장 중 하나"라며 "중국의 전기차 업계가 현지 시장을 넘어 성장하려면 유럽을 바라보는 것은 매우 논리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번스타인 분석가들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기본 속도로 유럽 시장에 진입했을 때 2030년까지 기존 업체들의 점유율을 최대 5%까지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분석가들은 만일 중국의 스타트업들이 예상보다 유럽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최대 20%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앞서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중국에서 8월 중순 일부 차량의 가격을 낮춘 지 2주만인 지난 1일 또다시 모델 S와 모델 X 차량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CNBC는 이를 언급하며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내부적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또다른 과제는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것인데, 이는 마케팅 예산을 늘리고 실행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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