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정책 불확실성에도 성장·기술주 전망은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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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정책 불확실성에도 성장·기술주 전망은 '맑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8.2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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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FANG플러스 지수 72% 상승
같은 기간 KRX 정보기술 지수도 25% 올라…코스피 상승률 추월
성장주의 이익성장 전망이 높아지면 주가 흐름에도 변화
AI·로봇 등 기술혁신 통해 생산성 향상…기술주 강세 계속될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의 오는 25일(현지시간) 잭슨홀 연설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증권가는 여전히 기술주 랠리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FANG플러스 지수가 72% 상승하면서 지난해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해 미국 주도의 공급망 전환 과정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반도체 등 기술 혁신만이 생산성 향상을 불러온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기술주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중심에 위치할 것으로 본 것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FANG플러스 지수가 72% 상승하는 동안 국내 증시에서 KRX 정보기술 지수는 25.5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2.57%)의 두 배에 달한다. 

KRX 정보기술 지수는 지난 1년간 약 13% 상승했다. 올해 들어 상승률은 25%에 달한다. 자료=한국거래소
KRX 정보기술 지수는 지난 1년간 약 13% 상승했다. 올해 들어 상승률은 25%에 달한다. 자료=한국거래소

엔비디아, 2분기 실적도 서프라이즈 기록…성장주 기대감 높아져

이달 들어 국내 증시는 주도주 없이 방향성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회계연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성장주 이익전망 상향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액이 135억달러를 기록해 기존에 제시했던 가이던스와 컨센서스를 20% 이상 상회했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로는 160억달러를 제시했는데, 이는 3분기 컨센서스(126억달러)뿐 아니라 4분기 컨센서스(137억달러)보다도 높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서프라이즈는 성장주 이익성장 기대가 한 단계 더 높아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지난 5월 말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이후 7월 중순까지 성장주의 장단기 이익성장 전망은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장주의 이익성장 전망이 높아지기 시작하면 조정을 겪고 있는 성장주 흐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잭슨홀 미팅에서) 높은 기준금리가 오래 유지돼야 한다는 연준의 생각이 확인되면 고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이익성장 전망이 높아지면 금리 상승으로 인한 멀티플 하방 압력을 상쇄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주가는 오락가락…그럼에도 기술주 모멘텀은 강화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지난 24일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며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에 불을 당겼다. 실제로 24일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공개 이후 전 거래일 대비 6.26% 오른 22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이날 네이버는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대한 경계감으로 장중 7.21% 하락했다. 최근 몇 달 사이 미국의 물가상승세는 둔화됐지만,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긴축 정책을 예상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기술주와 성장주에는 부정적이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민감도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지만, FANG플러스 지수와 S&P500 지수 상대강도는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수준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올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약화됐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완만하지만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기술주의 금리 민감도 약화에는 인플레이션 압력 혹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둔화가 일정 부분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장 모멘텀 역시 기술주에 긍정적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일본, 독일 및 한국 주가가 최근 조정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강한 랠리를 보였는데 이는 기술주 중심의 차별화 랠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4개국 업종별 상승률을 보면 공통적으로 IT와 산업재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미국 주도의 기술혁신 사이클이 경기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IT와 관련 소재 업종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기록했다고 해석한 것이다.

기술주, 경제와 주식시장 주도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술주가 경제와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국제 분업구조를 약화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임금 수준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AI와 로봇, 반도체를 통한 기술 혁신만이 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년간 글로벌 경제는 국제 분업화에 기반한 글로벌화에 힘입어 안정적인 물가를 유지했고, 그 중심에는 중국 제조업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리쇼어링, 프렌드쇼어링 정책 등을 통해 새로운 공급망 전략을 추진하면서 과거와는 상황이 바뀌게 됐다. 

박 연구원은 "단순한 리쇼어링, 프렌드쇼어링이나 니어쇼어링 정책만으로 생산성 개선과 물가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미국은 기술혁신에 기댄 생산성 향상을 통해 물가 안정을 유도할 것이며, 이것은 지금의 미국 기술혁신 사이클이 지속 혹은 강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자 앞으로도 기술주가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중심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 근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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