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회장 유력 후보는?...은행장 출신 허인 vs 은행ㆍ보험ㆍ증권 두루거친 박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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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차기회장 유력 후보는?...은행장 출신 허인 vs 은행ㆍ보험ㆍ증권 두루거친 박정림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8.17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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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부회장, 영업통·디지털 혁신가 평가
박정림 KB증권 대표, 유리천장 깬 금융권 대표 여성리더
29일 2차 숏리스트 후보 3인 압축…
다음달 8일 최종 후보 결정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자가 다음 달 8일 최종 결정된다. 사진제공=KB금융그룹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KB금융그룹이 '포스트 윤종규 찾기'에 나섰다. 그룹을 이끌 차기 수장 1차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선정하고 심층 검증에 돌입했다. 내부 인사로는 이동철, 양종희, 허인 부회장 삼각편대와 '유리천장'을 깨고 나선 여성 후보자 박정림 총괄부문장이 이름을 올렸다.

외부 인사로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2인이 자리해 경쟁을 펼친다. '리딩 뱅크'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KB금융그룹을 이끌 새 사령탑은 누가될지 가늠해 봤다.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유일한 KB국민은행장 출신이라는 이점 등을 앞세워 차기 유력 회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유일한 은행장 출신 허인

부회장 삼각편대 중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 꼽힌다. 대표적 '영업통'으로 분류되며 유일하게 국민은행장을 보유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허 부회장은 대구·경북(TK) 출신이라는 이점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과 동창이라는 점 등에서 현 정부와 접점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허 부회장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017년 11월 은행장 겸직을 내려놓으면서 직접 KB국민은행장에 앉힌 인물이다. 이후 국민은행 설립 이래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하며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 받았다. 지난 4년 간 국민은행을 이끌며 양과 질 모두에서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허 부회장 취임 후 국민은행은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이익 증가를 이뤘다.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2017년 2조2629억원에서 2018년 2조2393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이후 2019년 2조4217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2조2670억원, 2021년 2조56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은행권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자산도 성장해 2017년 말 311조2388억원이던 총자산은 2018년 340조7373억원으로 증가했다. 2020년 말에는 409조2176억원으로 400조원을 돌파했으며 2021년에는 438조7548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또한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장 시절 KB금융지주 디지털혁신부문장을 겸직하며 그룹 디지털 전환(DT) 전략을 총괄했다.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며 KB 모바일 인증서 출시, 디지털 창구 전환 등 서비스를 선보였다. 차세대 전산시스템인 '더케이(The K) 프로젝트'를 도입하고 그룹 통합 디지털 플랫폼 'KB스타뱅킹' 앱을 전면 개편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여기에 더해 금융권 최초로 MVNO(알뜰폰) 사업 '리브엠(Liiv M)'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리브엠은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재연장에 성공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허 부회장은 CEO 재직 시절 성과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를 졸업한 허 부회장은 서울대 80학번으로 79학번인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다. 

1988년 장기신용은행으로 입행한 뒤 기관영업을 주로 맡았다. 이 기간 노조위원장도 역임했다.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 당시 전산통합추진 TF의 기업금융부문 팀장 을 맡았다. 전산통합 후 여신 프로세스 선진화를 위한 종합정보시스템(ACRO) 개발 TF 팀장을 지내며 IT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3년 기업금융 발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실무를 주도했다. 이후 대기업팀장, 동부기업금융지점장, 삼성타운대기업금융지점 수석지점장 등 기업금융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2013년 7월 여신심사본부 상무로 승진했다.

2014년 11월 윤 회장 취임 후 실시한 첫 번째 인사에서 경영기획그룹 전무 겸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탁 된 허 부회장은 카카오뱅크 지부투자와 설립 컨소시업 업무 등을 맡았다. 

2016년 은행 영업을 총괄하는 영업그룹 대표(부행장)에 오르며 기관영업에서 실력을 인정 받았다. 대표적으로 2017년 신한은행이 5년간 운행하던 경찰공무원 전용대출(무궁화대출) 사업권을 따내며 '무궁화 대출'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2017년 11월 당시 부행장 중 가장 젊은 나이로 국민은행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모두 3번의 임기를 수행한 뒤 지난해 KB금융지주 부회장에 올라 개인고객붐누과 WM(자산관리)·연금부문, SME(중소상공인)부문 총괄을 맡았다. 올해부터 글로벌부문장 겸 보험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박정림 총괄부문장이 자산관리 전문성과 경영능력 등을 앞세워 차기 KB금융그룹 회장 후보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여성 CEO' 박정림, 파격 행보 이어갈까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은 다수의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입지적 인물이다. 국내 증권사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강한 카리스마와 넓은 인맥, 꼼꼼하고 세심한 업무 처리 방식 등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 내부에선 '여장부'로 통한다. 

박 부문장은 KB금융 합류 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고속 승진하며 '유리천장'을 깼다. 시작은 2004년 고(故)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박 부문장을 국민은행 시장리스크부장으로 스카우트하면서다. 이후 박 부문장은 리스크 관리와 자산운용 전문가로 이력을 쌓아갔다. 기획재정부 기금정책심의회 의원과 국민연금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한국인 최초 세계리스크관리전문가협회에서 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8년 국민은행 제휴상품부 부장으로 보험사 및 자산운용사와 업무 제휴를 맺고 펀드와 방카슈랑스 상품을 개발하면서 박 부문장은 자산관리 분야에서 더욱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어 2011년 12월 인사에서 국민은행 WM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2013년 7월엔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취임 후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KB국민은행 자산관리 사업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국민은행 최초의 여성 임원이다.  WM부문에서 전문성을 쌓은 박 부문장은 2017년 1월 KB금융 WM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같은해 KB증권 WM부문장 부사장도 겸직했다. KB증권은 지주 내 관계사와 긴밀한 협업을 구축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당시 은행 경력이 대부분이었던 박 부문장을 스카우트했다. 

박 부문장은 2019년 KB증권 대표이사에 오르며 김성현 대표와 공동대표 2기 체제를 열었다. 박 부문장이 WM부문을, 김 대표가 투자금융(IB) 부문을 맡았다. WM부문과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전문성을 나타낸 박 부문장은 지난해부터 지주에서 자본시장부문과 함께 총괄부문장까지 맡으며 지주 내 입지를 넓혔다. 아울러 지난해 말 KB증권 대표이사 임기가 1년 연장되면서 2019년 공식 취임 후 4년6개월째 KB증권을 이끌고 있다. 

박 부문장 취임 후 KB증권은 WM부문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았다. KB금융의 WM금융상품 자산은 2019년 28조4000억원에서 2020년 33조1000억원, 2021년 39조5000억원, 2022년 44조5000억원 그리고 올해 상반기 47조400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리테일(개인 금융) 고객 중심의 WM 상품을 선보이며 리테일 수요도 크게 늘었다. 2019년 74조원, 2020년 109조원, 2021년 133조원, 2022년 119조원, 올해 상반기 137조원 등 박 부문장 취임 초기와 비교해 큰 폭의 성장세를 이뤘다. 

다만 라임펀드 제재가 확정되지 않은 점은 리스크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 2020년 11월 박 부문장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결정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아직 최종 징계 수위를 내지 않은 상태다. 만약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최소 3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돼 회장 도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선 올해 초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를 들며 라임펀드 사태 관련 증권사 CEO들의 징계 수위도 감경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한편 KB금융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숏리스트에 포함된 후보군을 상대로 인터뷰와 평판 조회 등을 거쳐 오는 29일 2차 숏리스트 3명을 압축한다. 이어 이들 3인에 대한 또 한 차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 차지 회장 후보자는 오는 9월8일 최종 확정되며 최종 후보자는 이사회 추천과 주주총회 등을 거쳐 11월20일부터 3년간 KB금융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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