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년실업률 발표 중단...공개 못하는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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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청년실업률 발표 중단...공개 못하는 속사정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8.16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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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률은 中 경기부진 대변하는 주요 지표
올 여름 사상 최대 대졸자..청년 실업률 치솟을 듯
발표 중단으로 경제 불확실성 더 커져...투자심리 악화
중국 정부가 청년실업률 발표를 중단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청년실업률 발표를 중단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국 정부가 청년 실업률 발표를 중단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5일 7월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들을 발표하면서 청년 실업률 공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경제·사회 발전으로 노동 통계를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사면초가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강조하고 있다. 

中 국가통계국 "8월부터 청년실업률 공개 중단"

지난 15일(현지시간) 푸링후이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8월부터 청년실업률 공개를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된 이유는 경제·사회 발전으로 노동 통계를 좀 더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졸업 전 구직에 나선 학생들을 노동 통계에 포함해야 하느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청년실업률(16~24세)은 생산자물가와 함께 중국 경기의 부진을 대변하던 주요 경제지표다. 지난 6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21.3%로 발표된 바 있는데, 4월부터 3개월 연속 20%를 웃돌면서 역대 최고치를 거듭 경신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올 여름 사상 최대 규모인 1158만명의 대졸자가 취업 시장에 나오면 7~8월 청년실업률이 크게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줄곧 이어져왔다. 이를 우려한 중국 당국이 선제적 조치를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식적인 통계에 비해 실제 실업 상태인 청년의 수는 훨씬 많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대 장단단 교수팀은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부모에게 얹혀사는 컨라오족 등을 실업자에 포함한다면 실제 실업률 수치는 46.5%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년실업률과 관련해 의구심이 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발표를 중단한 것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청년 실업률 발표 중단 파장은 중국 정책 불확실성 확산과 투자심리 추가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 중단 발표가 수시간 만에 중국 소셜 미디어인 웨이보에서 1억40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중국인들에게도 관심이 높은 이슈였다는 것. 

박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올 봄 33년 전에 시작한 월간 소비자신뢰지수 공개를 중단한 데 이어 청년실업률마저 발표를 중단한 배경에는 이들 경제지표가 시진핑 3기 체제의 주요 아젠다인 공동 부유와 국진민퇴(민간기업은 역할을 다 했으니 물러나고, 국유기업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 정책의 실패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책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더이상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청년층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추가적인 정책 완화는 필수적"이라며 "정책 완화에 따른 실물지표 개선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단기 증시 센티먼트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부진한 中 실물지표...국내 경기 전이 가능성도

전일 청년실업률 공개 중단과 동시에 발표된 부진한 중국의 실물 지표는 글로벌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월 다소 안정되는 듯 했던 중국 실물지표, 즉 소비와 생산, 투자지표는 7월에 다시 예상치를 모두 하회하며 여전히 부진한 상황임을 보여줬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MLF 1년물 금리를 15베이시스포인트(bp) 깜짝 인하하고 역RP 금리는 기존 1.90%에서 1.80%로 낮췄다. 이같은 조치는 투자심리를 일부 진정시킨 부분이 있지만, 지난 밤 미 증시의 하락세를 비롯해 이날 오전 국내증시의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는 등 글로벌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금리인하 조치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기에는 역부족임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민은행은 경기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지만 보다 강한 정책 지원이 필요해보인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까지 확산되면서 중국 경제가 처한 혹독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중국 정부 및 지방정부의 그림자부채 리스크, 최근 불거진 비구이위안 디폴트 리스크 등이 잠재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기 힘든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예정"이라며 "국채금리 및 위안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경제의 불안이 국내 경기로 전이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의 불안은 궁극적으로 국내 경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국내경기의 반등 동력이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원화 가치 약세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내 역시 가계 부채를 중심으로 한 부채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질서있는 침체 리스크가 국내 신용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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