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구이위안 사태] ①헝다 사태 2년만에 또 불거진 中 부동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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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구이위안 사태] ①헝다 사태 2년만에 또 불거진 中 부동산 위기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8.14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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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 디폴트 위기 처해
아시아 증시 일제히 영향권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21년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헝다그룹의 부채 문제가 발생한 지 2년만에 또다시 대형 부동산업체가 디폴트 위기에 빠지면서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비구이위안, 디폴트 위기 처해...30일 유예기간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위기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 회사채 2종과, 이자 2250만달러(약 300억원)를 갚지 못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30일간의 유예 기간에도 채무 의무를 다하지 못할 경우 비구이위안은 디폴트에 접어들게 된다. 

지난 10일 비구이위안의 모회사인 비구이위안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상반기 순손실이 450억~550억위안(약 8조2000억~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미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조4000억위안(약 260조원)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2021~2022년 발행된 위안화 표시 회사채 6종을 포함한 비구이위안 회사채 9종의 거래가 14일부터 정지된다. 비구이위안의 계열사 광둥텅웨건설공사 회사채 1종과 비구이위안 사무채권 1종 등의 거래도 중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인 제프 장은 "비구이위안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최소 1억3700만달러의 채권 이자 지급을 이행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비구이위안은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중 1위를 기록했으며, 올 들어 매출이 전년대비 39% 급감하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분석가인 크리스티 헝은 "비구이위안이 헝다그룹에 비해 4배 더 많은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비구이위안이 디폴트에 접어들게 되면 중국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비구이위안이 유예기간 내에 이자를 모두 상환할 가능성도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홍콩 삭소마켓의 시장 전략가인 레드몬드 웡은 "비구이위안의 이자 상환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특히 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 또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정부가 헝다 그룹 디폴트 위기 당시 구제에 나서지 않은 만큼 직접적인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제한적이지만, 각종 정책을 통해 간접적인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크레디트사이트의 산드라 차우는 "중국 당국이 헝다 그룹의 디폴트를 지켜본 것을 감안할 때 대마불사(대마는 죽지 않는다는 뜻)는 없다는 것이 꽤 확실한 신호가 됐지만,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간접적인 지원을 보았다"면서 "막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카이위안 캐피털은 "중국 당국이 비구이위안을 이끄는 여성 부호 양후이옌 회장의 개인 자산을 처분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는 이것이 즉각적인 디폴트를 피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내부 붕괴를 늦추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 등 아시아 증시 일제히 영향권

비구이위안의 사태로 인해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약보합권으로 장을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1%대로 낙폭을 키웠고,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1%, 2%대 하락세를 유지중이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및 경기 부진으로 금융기관인 신탁사의 상품 상환 금지 소식이 지난 금요일부터 시장 하방을 키운 주요 원인"이라며 "현재 중국 경기는 정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부동산 거래량이 부진하고 개발업체의 신용 리스크 확대가 금융기관으로 연결되는 조짐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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