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전자' 꿈꾸지만 현실의 벽 높은 삼성전자…반등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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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전자' 꿈꾸지만 현실의 벽 높은 삼성전자…반등 조건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8.08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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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일 대비 1.31% 하락한 6만7600원에 마감
3개월째 7만전자선 터치하며 등락 거듭하고 있어
증권가 목표는 긍정적…하반기 감산 본격화
전세계적인 유동성의 빠른 증가가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반도체 생산물량 증가로 제조업 부진이 완화된 가운데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7만원의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난달 12만원대까지 올라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9만~10만원대로 잡고 있다. 연말 삼성전자 메모리 재고가 정상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순매수 둔화…기관은 6거래일만에 4349억원 순매도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1월부터 6월까지 삼성전자를 12조788억원 순매수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에코프로 그룹주를 비롯한 이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를 여전히 7920억원 순매수했지만,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에코프로(1조1552억원)과 에코프로비엠(1조636억원)으로 바뀌었다. 에코프로 그룹주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를 걸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를 청산하면서 숏커버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숏커버링은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빌린 주식을 갚으려고 해당 종목을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들어서는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움직임이 더욱 둔화됐다. 외국인은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는 799억원 순매수하면서 SK하이닉스(1324억원), 포스코퓨처엠(1153억원)을 더 많이 담았다. 

기관의 경우에는 지난달 삼성전자를 2073억원 가량 내다팔았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6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를 4349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매도한 금액의 두 배에 해당한다.

하이닉스 올랐는데 삼성전자는 지지부진

삼성전자 주가는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에도 쉽사리 오르지 못하고 있다. 3개월 전인 5월 8일 종가(6만5900원)와 비교하면 이날 종가(6만7600원)는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반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5월 초 8만원대였던 주가는 5월 말 10만원대로 올라섰으며, 6월 11만원대에 안착한 후 지난달 28일 12만8000원을 기록했다. 이날은 전일 대비 2.71% 하락한 11만8600원에 마감했지만 전날 종가 역시 12만1900원이었다. 

3개월 전 6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대에서 보합을 지속하다 최근 다시 6만원대를 기록했다. 자료=한국거래소
3개월 전 6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대에서 보합을 지속하다 최근 다시 6만원대로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연초 이후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은 58.13%인 데 반해 삼성전자 상승률은 22.24%에 그쳤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연말에는 D램과 낸드 등 삼성전자 메모리 재고가 정상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이유가 크다. 

여기에 3분기 D램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상승 전환할 예정이며, 파운드리 부문도 대형 신규 고객 확보와 3nm 생산수율 개선으로 가동률 바닥 확인이 전망된다는 것도 이유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HBM 일괄 생산체제 구축에 따른 경쟁력 부각, D램 흑자전환과 낸드 적자축소, 파운드리 실적개선 등에 힘입어 주가 상승 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부진 반도체 중심으로 완화되는 중

업계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부진이 완화되고 있어 업종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최근 경기 부진의 주요인인 반도체는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기준 4월에 1.3% 감소했다가 5월에 8.1%로 반등한 뒤, 6월에 21.6% 늘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생산 감소율은 5월 -18.7%에서 6월 -15.9%로 감소 폭이 축소되고 출하와 재고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한 데 이어 최근 경제가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와 가장 밀접하게 동행해온 글로벌 유동성 전년 동기 대비(YoY) 증감률은 4월부터 7월까지 삼성전자 주가의 월별 동향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부터 내년 6월까지 전세계 유동성 규모가 매월 역사적 평균 수준(+0.35)으로 증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8월 횡보, 9~10월 상승, 11~1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 연구원은 "최근의 밀접한 동행 관계를 감안 시, 향후 삼성전자 주가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따라서 한차례의 추가 주가 상승을 앞두고 있는 지금은 여전히 매수 구간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11월부터 글로벌 유동성 YoY 증감률과 삼성전자 주가 하락폭이 완화되고 내년 2월 이후 추세 상승이 발생하려면 전세계적인 유동성의 빠른 증가가 나타나야 한다"며 "2024년의 IT, 반도체 수요 강도 역시 유동성의 빠른 확대 여부에 크게 의존할 전망이며,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 주가 상승 사이클의 기간과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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