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만 16% 상승...랠리 펼친 국제유가, 어디까지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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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만 16% 상승...랠리 펼친 국제유가, 어디까지 오르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8.01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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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감산 속 수요 개선...공급 부족에 유가 상승세 지속
골드만삭스 등 유가 전망치 상향 조정
급격한 유가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한동안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안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동안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른 석유 수요 증가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의 감산이 유가를 상승세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공급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유가 또한 배럴당 90달러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월 WTI 상승률 16%...공급부족이 유가 상승 이끌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간) 장중 배럴당 82달러까지 올라섰다. 이는 지난 4월17일 이후 최고치다. WTI 가격은 주간 기준으로 이날까지 6주 연속 상승 흐름을 지속중이며, 월간 기준으로는 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7월 들어서만 유가는 16% 가까이 급등했다. 

브렌트유 흐름도 마찬가지다. 31일 배럴당 85달러선에서 거래를 마감한 브렌트유는 7월 한 달간 13.3% 상승세를 보였으며, WTI와 마찬가지로 6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CNN은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긴 랠리를 이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가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공급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 13일 발표한 7월 석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220만배럴 증가해 하루 1억21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예측치보다 약 22만배럴 가량 줄어든 것이지만 올해 석유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반면 올해 석유 생산량은 하루 150만배럴 증가해 1억105만배럴이 될 것으로 전망, 석유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흐름을 예상했다. 

산유국의 감산 조치도 이같은 공급 부족 현상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의 협의체인 OPEC+는 지난 4월 유가의 부진한 흐름에 대응해 연말까지 하루 160만배럴 이상 감산에 나설 것임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는 최소 8월 말까지 하루 100만배럴 감산을 발표한 바 있다. 

UBS의 지보아니 스타우노보 전략가는 "최근의 유가 상승은 지난 4월 발표된 OPEC+의 감산에 의해 추진됐다"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이 석유 시장의 수급을 더욱 타이트하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유국의 감산 조치에 공급은 줄어들고 있으나, 예상보다 탄탄한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경제 회복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 가능성에는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4%를 기록했는데, 이는 1분기(2.0%) 및 전문가들의 예상치(2.0%)를 모두 웃돈 수준이다. 

유럽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은 이어지고 있다. 유럽 지역의 경제는 미국에 비해 다소 회복이 더뎠지만,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경기 침체가 마무리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베렌베르크 은행의 경제학자들은 "스페인의 민간 소비 회복과, 프랑스 수출의 증가에 힘입어 2023년 2분기 유로존 경제 성장률은 0.3%을 기록, 이전에 예측했던 전분기 대비 0.1% 성장보다 좀 더 빠르게 확장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프랑스의 경우 2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5% 성장해 전문가들의 예상치(0.1% 성장)를 웃돌았다. 유럽 최대의 경제국인 독일의 경우 2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로 집계, 제자리 걸음을 이어갔으나, 지난해 4분기(-0.4%)와 올해 1분기(-0.1%)의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경기회복이 더뎠던 유럽 지역에서도 최근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원유 수요 개선 전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중국 당국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중국의 정치국 회의에서도 내수를 진작시키고 고전중인 부동산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 

골드만삭스 "내년 2분기 배럴당 93달러 예상"

골드만삭스는 올해 원유 수요 개선 가능성을 반영해 유가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브렌트유 가격이 2024년 2분기까지 배럴당 93달러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상품 연구 책임자인 제프리 커리는 "올해 초부터 중국의 코로나19 회복과 함께 석유 수요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면서 "중국 밖의 지역의 석유 수요는 대부분의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OPEC+의 적극적인 감산은 공급 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의 재고는 과거 5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는데, 이는 추가적인 유가 상승 흐름을 예상할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오일프라이스는 "오클라호마에 위치한 쿠싱 저장 허브의 원유 재고는 7월 14일 한 주간 290만배럴 감소해 1년 반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며 "그 다움주에는 260만배럴 추가로 감소, 5년 평균치를 훨씬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북유럽, 일본,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5개 지역의 주간 재고 역시 5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건 분석가들 역시 "산유국들의 감산과 동시에, 드라이빙 시즌을 맞이한 여름 수요로 인해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현재 배럴당 84달러 수준인 브렌트유 가격이 3분기 말까지 배럴당 86달러까지 오른 후 4분기에는 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UBS는 앞으로 몇 달 간 유가가 배럴당 85~9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드라이빙 시즌이 마무리되고, 재고 수준이 회복될 여지가 있는 만큼 유가가 급격한 상승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미국 상업 원유재고 수준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가솔린 재고의 경우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지만 드라이빙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재고 수준이 회복될 여지가 있다"며 "재고 부족에 따른 유가 상승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경기 부양 강도 및 달러화 지수가 변수이지만, 중국의 부양강도가 아직 강하지 않고, 달러화 역시 향후 금리인상 사이클 중단 이후에도 약세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밖에도 "이상 기후로 인한 북반구의 뜨거운 여름이 전력 수요 증가로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9월부터는 이러한 수요 역시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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