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계 허문 K-전장사업] ① 정의선 끌고, 이재용·최태원·구광모 날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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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계 허문 K-전장사업] ① 정의선 끌고, 이재용·최태원·구광모 날개단다
  • 권대경 기자
  • 승인 2023.07.31 17: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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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전장부문서 전방위 협업. 투자, 공동생산 등
정의선 R&D 투자, 이재용 글로벌 협력, 최태원 경제블록 주장, 구광모 수익성 강화
현대자동차와 삼성, SK, LG 등 4개 그룹이 협업하에 자동차 전장에 대규모 투자와 설비 확충에 나서 산업 전망이 밝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그룹 총수들의 광폭 행보도 각양각색으로 진행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장에 있어서 만큼은 전통의 재계 라이벌 기업들간 오픈이노베이션, 즉 협업을 통한 미래먹거리 동맹이 형성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최대 기업들이 함께 협력하며 뛰어든 전장 산업의 현실을 분석하고, 글로벌 시장 동향과 각 그룹들의 전략 등을 3회에 걸쳐 따져본다. <편집자주>

[오피니언뉴스=권대경 기자]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삼성·SK와 LG의 배터리, 삼성과 SK의 반도체.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모습이다.

자동차 한대에 생산회사의 모든 역량이 집결되는 게 아니라, 부문별 특화로 다른 기업들의 주력 부품이 다 들어가는 것이 현재 모빌리티 산업의 트랜드다. 이른바 '전장동맹'이 갈수록 공고해지는 만큼 앞으로 부문별 특화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 4대 그룹 모두 전장 사업 확장을 기조로 잡고 있는 탓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모빌리티 혁명은 이른바 'K-카'를 구심점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전기차에는 3개 그룹의 반도체와 배터리에 이어 인포테인먼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사양의 카메라, 계기판용 액정표시장치(LCD) 등이 장착됐다. 차종에 따라 양상은 다르지만 대다수 전기차가 4대 그룹 기술의 집약체로 완성되고 있는 것이다. 

2021년부터는 현대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5'에 삼성디스플레이 OLED가 적용됐고, 해당 차종에는 SK온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또 GV60에는 삼성전자의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오토 4AC' 카메라가 들어갔다. 

좌로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좌로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차량 시스템 분야에서도 이들 4대 그룹의 협업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삼성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14나노(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에서 제조한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용 시스템온칩(SoC) '돌핀 플러스+'가 현대차의 제네시스에 장착됐다. 삼성은 오는 2025년부터는 고성능 프리미엄 IVI 반도체 '엑스노트 오토 V920'을 현대차에 공급할 계획이다. 
IVI는 주행정보는 물론이고 다양한 즐길 거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물론이고 자율주행자동차의 기술 레벨도 시시각각 발전하고 있어 각 기업들이 장점으로 갖고 있는 부품들이 한 데 모아져 하나의 완성차가 되는 시스템이 이미 고착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하면 삼성과 SK, 배터리는 LG와 SK 등으로 분업화 되는 양상에서 완성차 업체가 굳이 자사의 기술력을 모든 분야에서 최정상으로 끌어올릴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3년 신년회에서 신뢰·변화를 통한 도약을 강조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3년 신년회에서 신뢰·변화를 통한 도약을 강조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그룹 총수들의 광폭행보도 재계의 관심사다. 일단 전장산업의 꼭대기에 서 있는 현대차의 정의선 회장은 모빌리티 산업 전동화 전환을 위해 최근 서울대와 손잡고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열었다. 

연구센터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충전시간을 단축하는 선행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배터리 상태 모니터링 기술과 첨단 공정기술 연구도 수행한다. 구체적으로 리튬메탈 배터리나 전고체 배터리,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그리고 배터리 공정기술 등 4개 분과를 중심으로 22개 과제를 연구한다. 

지난 2월 이재용(앞줄 왼쪽 세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삼성전자 천안·온양캠퍼스를 방문해 첨단 패키징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2월 이재용(앞줄 왼쪽 세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삼성전자 천안·온양캠퍼스를 방문해 첨단 패키징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스룹 회장은 조만간 독일 슐츠 총리와 회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제는 전장사업 등 사업 협력 방안 등이다. 무엇보다 삼성의 전장사업을 주도하는 하만을 중심으로 독일과 미국 등 자동차 선진국과의 교류 확대로 기술 업그레이드를 기한다는 게 이 회장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과 유럽연합의 보호무역주의 그늘에서 벗어나자는 주장을 펼쳤다. 

물론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한국 중심의 경제블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 역시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대한상의 주최의 '경영토크쇼'에서 최 회장은 "미국과 중국이 룰을 강요하면 우리는 저항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 어려운 점"이라며 "지정학적 위기를 방어하려면 그들(미·중)만큼 시장 크기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인플레 감축법(IRA)이나 미중 갈등과 같이 이들 국가가 내놓는 정책에 한국 경제가 흔들리는 구조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그룹 체질 개선과 함께 과감한 매출 목표치를 제시하며 광폭 행보에 나섰다. 최근 있었던 전략보고회에서 구 회장은 LG전자의 경우 자회사 LG이노텍을 제외한 매출 100조원 달성을 목표치로 내세웠다. 

무엇보다 LG그룹은 지난해 전장 사업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때문에 이제는 그 비중을 LG전자 순수 사업의 현 10%수준에서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구 회장의 계획이다. 구 회장 중심의 LG는 올 연말까지 전장 수주는 100조원에 달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되 기존 전장 사업의 확장도 기한다는 방침이다. 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관리를 위해 4대 그룹이 함께 뛰고 있는 것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여기에 글로벌 팬데믹과 이상기후에 따른 자연재해,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한 글로벌 정세의 요인이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시키고 있어 최대한 안정된 공급망을 가지는 게 전장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갖는 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자동차 산업은 범위가 넓고 산업 대비 공급망이 길고 복잡하다"며 "원자재와 부품소재 조달 등 공급망 관리가 그래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다른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협력 및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역내 제조 및 가공역량을 증대해야 한다"며 "또 광물 추출 뿐 아니라 가공과 부품제조, 재활용과 재사용 등 가치사슬의 다른 단계까지 역량을 개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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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리 2023-08-02 00:38:54
세습 재벌 쓰레기 장사꾼 4마리가 온 나라를 썩게 만드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