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이어 ECB도 금리인상 막바지 도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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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이어 ECB도 금리인상 막바지 도달했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7.2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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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라가르드 총재 "열린 마음..동결할 수도 있다"
27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27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이후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금리인상 가능성과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당초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수차례 이어왔으나, 이번 통화정책 회의에서는 금리동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에 이어 ECB 또한 금리인상의 막바지 국면에 도달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했으며, 전문가들 역시 향후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어 주목된다. 

ECB,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이날 ECB는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4.25%로,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 3.75%와 4.5%로 발표했다. ECB의 수신금리는 2000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ECB는 이날 성명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너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물가상승률이 적시에 목표치인 2%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인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9월과 그 이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금리를 인상할 수도, 동결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우리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며 "전망에 중대한 변화가 없다면 7월에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추가 긴축 의지를 강하게 시사해왔다.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동결 가능성'을 언급한 점에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ING의 독일 글로벌 거시 책임자인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더욱 흥미로운 점은 성명을 통해 더 매파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한 것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 때 10.6%까지 치솟았던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6월에는 5.5%로 빠르게 둔화했다. 

ECB의 목표치인 2%와 비교하면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7월 이후 추가적인 둔화가 예상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있음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ECB는 통화정책 방향에서 "이사회는 향후 ECB 기준금리가 중기 목표치인 2%로 적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필요한 때까지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 위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달에는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명확하게 언급한 바 있으나 표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언급하며 "ECB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고 언급했지만, 가격 압력이 하락 경로에 있다고 더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캐피털닷컴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다니엘라 헤던 역시 "그들은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했으나, 일부 키워드를 보면 가장 공격적인 언어는 빼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약간의 변화 가능성을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짙어지는 경기침체 가능성도 영향 미쳤을 듯 

일각에서는 ECB가 금리 동결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 경기침체 가능성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가디언은 "경기침체 공포 속에서 ECB는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성장에 하방 위험이 있고, 무역에 타격을 주거나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지정학적 긴장이 더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가디언은 "많은 유로존 국가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경제 대국인 독일의 경제 성장이 둔하되고 있고 실업률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위해 가파른 금리 인상 후 일시 정지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이 올해 0.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독일의 경우 0.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타이탄 자산관리의 알렉스 리빙스톤 외환거래 책임자는 "ECB는 시장 예상보다 더욱 비둘기파적인 어조를 취했다"며 "이것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됨에 따라 경제 성장이 더욱 중요한 초점이 됐음에 분명하게 동의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CB, 추가 금리인상 해도 정점 머지 않았을 것"

ECB가 9월 이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다 하더라도 정점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프리미어 미튼 인베스터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닐 버렐은 성명을 통해 "금리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는 정점이 머지 않았다고 확신한다"며 "이제 초점은 정점에 얼마나 오래 머물지로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ECB의 어조 변화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2%대 상승했으며, 프랑스와 독일 증시도 각각 2%, 1.7% 상승했다. 

유로화는 ECB의 통화정책 회의 직후 0.3% 하락한 1.105달러를 기록, 미국 달러 대비 하락세로 돌아섰다. 

CNBC는 이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 유로존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예상과는 다른 발표에 대한 반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ECB의 움직임이 전일 연준의 FOMC와 닮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은 전일 FOMC를 마무리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한 구체적 확답을 주지 않았으나, 비교적 완화된 발언을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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