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株 쏠림 심화…에코프로 순식간에 1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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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株 쏠림 심화…에코프로 순식간에 130만원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7.25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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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연초 10만원에서 이날 130만원으로
포스코 그룹주도 이차전지 시너지로 동반 상승
2000년대 초 '닷컴 버블'과 유사 지적도
"쏠림 현상 결국은 부담 가져와"
사진=에코프로
사진=에코프로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에코프로가 올해 들어 1160%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에코프로비엠(360%), 포스코퓨처엠(223%), POSCO홀딩스(136%) 등도 100% 넘는 수익률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대형주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로 불리던 정보통신 붐과 지금이 유사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오후 2시 에코프로 주가는 전일 대비 13만6000원(11.71%) 오른 129만7000원에 형성됐다. 에코프로는 장중 12.83% 오른 131만원까지 올라가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시각 에코프로비엠 역시 전일 대비 2만6000원(6.43%) 오른 43만500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지난 18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해 이날 43만2000원까지 올라갔다. 

포스코 그룹주도 강세다. 이날 장중 포스코홀딩스는 2.18% 오른 65만6000원에, 포스코퓨처엠은 58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른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10.61%), 포스코DX(4.77%), 포스코엠텍(0.27%) 등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한 달 만에 26% 가량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특정 종목에만 쏠림이 나타나는 현상을 우려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포스코 기업들 주가가 할말을 잃게 만드는 수준으로 재차 급등했다"며 "다만 정말로 경제 상황이 좋아진다면 거래소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의 10배가 넘는 현상이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닷컴 국면과 지금이 비슷한데 당시에는 신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지금은 인공지능(AI)과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낙관이 팽배하다"며 "긴축과 중앙은행 경고에도 개인 투자가들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유사한데, 지금이 또다른 버블이 형성되는 중이라면 주도 산업들의 주가 상승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인은 이달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223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그 중 포스코홀딩스에만 1조8504억원을 쓸어담았다. LG에너지솔루션(1726억원), LG화학(1640억원), SK이노베이션(1029억원) 등 2차전지 대장주에도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속한 코스닥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5개·10개 종목의 평균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10.2%와 14.3% 수준에 그쳤다. 반면 이달 들어 시총 상위 5개·10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20%와 24.2%에 달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 현재 코스닥150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을 시총 상위 10개가 차지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이차전지 테마 강세로 관련 대형주의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 시장 움직임이 일부 소수 종목으로 결정되는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대형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코스닥150의 변동성도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했다"며 "이차전지 관련 초대형주의 급등락이 반복되며 코스닥150의 변동성 수준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시장참여는 지난해 대비 올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거래대금 비중은 개인 65.7%와 외국인 23%로 집계됐지만, 올해는 개인 70%와 외국인 19.7%로 개인비중이 늘었다. 이에 대형주 쏠림과 변동성 심한 환경에서 개인투자자의 시장참여 증가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처럼 단기간에 급등한 주식의 경우 목표 주가를 산출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지난 3개월 내 에코프로에 대해 리포트를 발행한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하나증권뿐이다. 2분기 실적 컨센서스에도 단 두 곳의 추정치만 반영됐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모멘텀 주식들이 개인투자자들의 과도한 선호로 상승하고 있지만 신규자금 유입이 크게 증가하지 못한다면 모멘텀 주식의 성과 우위는 계속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에서 이차전지 관련 업종이 코스닥을 넘어 코스피 지수를 들어올리는 정도까지 왔다"며 "포스코홀딩스가 아직 PBR 1배 이하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최근의 상황은 과열에 가까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이 받쳐주는데 투자한 종목이 더 강세를 보이면 개인투자자들의 성과는 극대화되고 개인투자자들은 보통 오르는 종목에 더 따라붙게 되니 쏠림은 더 강력해진다"며 "상승은 상승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오는데, 괴리가 더욱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이 약세로 전환되면 쏠림 현상도 버티기 어렵고 과열국면에서 투자한 종목은 부담이 되게 마련"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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