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가이즈' 국내 상륙…한화갤러리아·SPC·bhc, '버거 전쟁'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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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가이즈' 국내 상륙…한화갤러리아·SPC·bhc, '버거 전쟁' 승자는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6.23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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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파이브가이즈 강남' 오픈…한화 3남 김동선 '야심작'
SPC '쉐이크쉑'·bhc '슈퍼두퍼'와 경쟁 구도 
'5조원 규모' 국내 시장에 美 버거 브랜드 줄줄이 상륙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파이브가이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파이브가이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한국이 미국 유명 수제버거 브랜드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쉐이크쉑과 슈퍼두퍼의 국내 1호점이 모여있는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오는 26일 파이브가이즈도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프리미엄 버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며 국내 버거 시장 규모가 약 4조원에 달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자 대형 유통기업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지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는 오는 26일 파이브가이즈 첫 한국 매장을 서울 강남에 오픈한다.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인앤아웃 버거와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꼽힌다.

198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파이브가이즈는 2002년 해외 진출을 시작한 이래로 현재는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에 이은 아시아 내 6번째 진출 국가다. 전세계적으로 강력한 팬덤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출점을 기다려온 소비자들도 많았던 만큼 국내 버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호점 ‘파이브가이즈 강남’은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에 위치하며, 전용면적은 618㎡로 2개층, 150여개 좌석을 갖췄다. 해당 점포 인근에는 SPC의 쉐이크쉑, bhc의 슈퍼두퍼의 1호점이 자리해있다. 

파이브가이즈 매장 전경. 사진=에프지코리아
파이브가이즈 매장 전경. 사진=에프지코리아

파이브가이즈는 신선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품질'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실제로 파이브가이즈는 매장에 냉동고와 전자레인지, 타이머 세 가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버거에 들어가는 토핑 재료는 매일 냉장 배송되고 패티는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빵 역시 주 5회 구워져 배송되며 생감자를 직접 썰어 감자튀김을 내놓는다는 설명이다.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상륙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주도 하에 이뤄졌다. 김 본부장은 브랜드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사업 추진의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에 앞서 지난 22일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 본부장은 "미국 유학 시절 파이브가이즈를 처음 접하고 브랜드에 반했다"며 "어떤 외식 브랜드보다도 제품 철학이 확실하고 품질이 뛰어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역 인근 버거들을 수차례 먹어봤지만 솔직히 경쟁상대라고 느껴지는 데는 전혀 없었다"며 "그 이유는 파이브가이즈의 품질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의 본격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달 1일 지분 100%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설립했다. 파이브가이즈는 해외 사업 전개 시 해당 국가에 운영 전문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난 3월 인적 분할을 통해 독립경영 체제가 된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를 신호탄으로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5년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파이브가이즈 매장을 오픈한다는 목표다. 업계는 파이브가이즈가 김 본부장의 경영 능력을 판가름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 본부장은 지난 4월부터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며 3대 주주 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등 지배력을 확대에 힘쓰고 있다. 

한화갤러리아·SPC·bhc, '버거'로 맞붙는다

슈퍼두퍼 홍대점 매장 고객 이미지. 사진=bhc
슈퍼두퍼 홍대점 매장 고객 이미지. 사진=bhc

파이브가이즈의 진출로 국내 수제버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2016년 SPC그룹이 들여온 '쉐이크쉑'이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수제 프리미엄 버거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SPC 3세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국내에 들여온 쉐이크쉑은 오픈 첫날 1500여명의 '오픈런'을 빚어내기도 했다. SPC는 현재 국내에서 25개의 쉐이크쉑 점포를 운영 중이다.

bhc그룹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대표 수제버거 브랜드로 꼽히는 '슈퍼두퍼'를 국내에 상륙시켰다. 슈퍼두퍼는 글로벌 1호 매장인 강남점에서 오픈 2주 만에 약 2만개의 버거를 판매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이어 지난 4월 말 오픈한 홍대 2호점에도 오픈 1주 차에 약 1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두퍼는 기세를 몰아 이달 9일 복합몰인 코엑스 스타필드점에 3호점을 열었다. 슈퍼두퍼 3호점과 bhc의 프리미엄 다이닝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를 코엑스에 동반 출점하며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즌 한정 메뉴 ‘꼬르동 레드 버거’를 출시하며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설명이다.

슈퍼두퍼 관계자는 "슈퍼두퍼의 오리지널리티를 느낄 있는 버거는 물론 소비자에게 다양한 맛을 경험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메뉴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갤러리아, SPC, bhc 등 대기업들이 버거 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세에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2조 6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5조원대를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다수의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며 관련 사업을 키우고 나선 것이다. 

차별화 없이는 신규 브랜드 성공 어려워 지적도

다만 국내 버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확실한 차별화 없이는 신규 입점 브랜드들이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대거 진출한 프리미엄 수제 버거 브랜드들의 경우 제품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높다"며 "사업 초반에는 신선함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으나 그것이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져 안정적으로 안착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우산업개발의 외식 자회사 이안GT가 국내에 들여온 '굿스터프이터리(GSE)'의 강남 1호점은 영업을 시작한 지 5개월만에 매장을 철수한 바 있다.

이처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자 업계도 단순히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오는데 그치지 않고 차별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오픈을 앞둔 파이브가이즈 역시 미국 매장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리지널리티'를 내세워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국내 매장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대기하는 고객들에게 미국 매장과 동일하게 땅콩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는 파이브가이즈가 미국 첫 번째 매장에서부터 운영한 서비스다.

에프지코리아 관계자는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 만큼, 무료 땅콩과 심플한 메뉴 라인업도 본토와 동일하게 유지될 예정”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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