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 재료값 상승, 원화 강세'로 식품株 살아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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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폭염, 재료값 상승, 원화 강세'로 식품株 살아나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6.19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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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로 농산물 원자재 가격 상승…엘니뇨 영향도
원화 강세 이어지면 국내 식품 기업들 실적 개선 효과
계절적 효과로 빙그레·하이트진로 단기 강세 예상
곡물가 상승 전망·정부 라면값 인하 권고에 일부 식품주는 하락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때이른 무더위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음식료품 업체의 실적 호조에 따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 여기에 원 달러 환율 하락과 함께 올해 역대 최고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현재 음식료품 관련주가 저평가 돼 있다는 평가가 많은 것도 호재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정부가 최근 라면 가격 인하 등의 압박을 하고 있어, 가격 인하가 단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제 원자재 및 선물 조사기관(CRB)에 따르면 CRB원자재지수는 16일(현지시간) 기준 270.91포인트로 4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말 대비 3.98% 상승한 것으로, 섹터별로는 농산물, 에너지, 비철금속 순으로 가격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S&P GSCI 농산물 섹터의 수익률은 5.25%를 기록했다. 

원자재 시장의 가격 상승 배경으로는 달러 약세와 엘니뇨로 인한 기후 리스크 등이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달러 약세가 나타났고, 따라서 주요 원자재 시장 상승이 나타난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 달러·원 환율 하락은 통상 음식료품 업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체들의 평균 원가율이 70%에 달하는데, 과거 대비 수출액이 현저히 증가하면서 환율 익스포저가 과거 대비 감소했지만 원화 강세는 여전히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소재업을 영위하는 업체일수록 당연히 실적에 긍정적 영향이 크겠다"고 내다봤다. 

하나증권 전망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즉 달러·원 환율이 10% 하락할 때 대상, SPC삼립, CJ제일제당, 농심의 올해 연결 영업이익은 각각 10.3%, 6.8%, 3.3%, 5.1%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상기후로 농산물 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 전망

엘니뇨와 여름철 계절적 수요 증가 기대감도 농산물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열대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높이 올라가는 현상인 엘니뇨가 진행 중이며, 내년 3월까지 엘니뇨가 이어질 가능성도 90% 이상이다. 

특히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6~7월 중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60%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슈퍼 엘니뇨는 수온 상승폭이 2℃ 이상일 때를 의미한다. 

결국 에너지와 농산물의 경우 이상기후와 계절적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엘니뇨 현상의 지속은 공급 차질 이슈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곡물 내 대두와 옥수수의 경우 기상 악화에 따른 공급 차질 가능성이 부각됐다"며 "미국 농무부의 전세계 농산물 수급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4년 곡물의 기말재고는 전년 대비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엘니뇨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은주 연구원은 "과거 엘니뇨·라니냐 발생 시기 곡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는 50%보다도 낮았다"며 "2014년 엘니뇨와 2018년 엘니뇨는 곡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경험적으로 엘니뇨는 라니냐 대비 영향이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빙그레·하이트진로 수혜주로 꼽혀…정부 물가안정책은 변수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빙과·주류 관련 기업인 빙그레, 하이트진로 등이 여름철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빙그레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2.85% 오른 4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트진로는 1.13% 오른 2만2400원에 마감했다.

다만 빙그레와 하이트진로를 제외한 식품주 대부분이 이날 하락 마감했는데, 이는 정부가 라면값 인하에 대해 거론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뚜기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4% 하락한 42만8500원에 마감했다. 농심(-6.05%), 풀무원(-3.31%), 삼양식품(-7.79%) 주가도 나란히 하락 마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라면 가격에 대해 "지난해 9~10월에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내린 가격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국제 밀 가격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밀가루 가격과는 차이가 있다"며 "회사 시점에서는 밀가루뿐만 아니라 지금 사용 중인 수많은 농산물과 에너지 비용이 상승 중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여러가지 상황을 살펴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라면 업계는 지난해 말 가격 인상으로 실적이 개선되며 주가가 올랐다. 농심의 경우 올해만 약 21.7%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앞서 라면 업계는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밀가루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을 상승했다.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으며, 삼양식품도 지난해 라면 가격을 평균 9.7% 올렸고 팔도와 오뚜기도 각각 9.8%, 11.0% 인상했다.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으로 주가 또한 올랐다. 일례로 올해 초 35만2000원이었던 농심 주가는 이날 42만8500원으로 21.7% 가량 뛰기도 했다. 농심은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85.75% 상승한 6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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