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로봇으로 하니까...'아이오닉5' 2분에 1대씩 · 불량률은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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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로봇으로 하니까...'아이오닉5' 2분에 1대씩 · 불량률은 '제로'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5.30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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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MP 기반 로봇 생산 아이오닉5·EV9 생산 가속
현대차그룹, 로봇 상용화 속도전…우주로 영토 확장
로봇팔이 자동차 차체를 제작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생산라인에 로봇을 적극 활용하며 '불량 제로'에 나선다. 새로운 로봇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필요 인력을 종전 대비 20%가량 줄이는 동시에 차량 한 대 생산에 들어가는 시간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아이오닉5, 130초에 한 대씩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 2라인에서 생산되는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2분10초마다 한 대씩 생산되고 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처음 적용한 차량으로 기존 차량과 달리 파워일렉트릭(PE) 시스템, 배터리팩 등 핵심 부품이 모두 모듈 형태로 제작돼 최종 공정에서 조립만으로 완성되는 공정을 도입했다.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PE모듈은 모터, 감속기, 인버터를 일체화해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로봇은 아이오닉5의 심장인 배터리팩 조립 과정에서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며 차량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인 운반 장치에 실려 옮겨진 배터리팩은 PE시스템 등과 만나 E-GMP 플랫폼을 통해 완성된다. 그 사이 다른 한켠에선 차체가 제작되며 산업용 로봇들은 차체를 조립하고 도색을 마치는 등 외형 만들어 낸다. 

E-GMP 플랫폼과 차체가 하나로 결합하는데도 로봇이 활용된다. 비전센서를 통해 구동된 로봇은 한 치의 오차 없이 배터리를 체결한다. 이후 헤드, 테일램프, 윈드실드, 윈도, 휠·타이어, 계기판·인포테인먼트 스크린, 각종 전자장비 및 센서 등을 더해 최종적으로 아이오닉5를 완성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약 10만 대를 생산한 데 이어 올해 10%가량 늘린 11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하루 140대 쏟아지는 EV9…올해 5만대 양산 

기아 전동화의 핵심 전략 기지로 거듭난 오토랜드 광명에선 E-GMP에 기반한 기아의 두 번째 모델인 EV9이 쏟아진다. 오토랜드 광명엔 1공장과 2공장 등 2개의 생산공장이 있다. 이 중 1공장에선 하루 700여 대의 신차가 생산된다. 기아는 이 공장에서 EV9과 카니발, K9 등을 혼류생산하고 있다. 현재 1공장의 EV9 생산 비중은 전체의 20% 수준으로 하루 140대가량 생산한다. 2공장은 내년부터 기아의 첫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탈바꿈한다. 다음 달 2공장 철거 작업에 들어가 올해 말까지 전환 공사를 진행한다. 내년 상반기 말부터 2공장에서 전기차 2종을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V9은 내연기관과 같은 라인에서 생산되지만 최종적으로 로봇이 고전압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을 탑재하는 전동화 라인을 거쳐 완성된다. 기아는 EV9 양산을 위해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 라인에 전기차 전용 설비와 공정을 추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생산되는 EV9 5만대 중 70%는 북미와 유럽 등으로 판매될 예정"이라면서 "연말부터 EV9 생산비중을 30% 이상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폭발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EV9은 이달 사전계약 8일 만에 1만 대를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을 예고했다. 

EV9은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긴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99.8㎾h 배터리와 효율 극대화 기술로 국내 인증 기준 500㎞ 이상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목표로 제시했다. 유럽 WLTP 기준 목표치는 541㎞ 이상이다. 350㎾급 충전기로 25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400V·800V 멀티 초급속 충전 시스템도 갖췄다.

협동로봇 85초 만에 '車 전장 품질 검사'

현대차와 기아는 6대의 로봇을 이용해 5가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장치 등 모두 6가지 안전 관련 시스템을 일괄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가 ADAS 품질 검사를 기능별로 여러 공정에서 나눠 검사해 종합적인 작동 테스트가 쉽지 않았다. 현대차와 기아가 개발한 기술은 로봇이 단일 공정에서 전방충돌방지보조(FCA), 차로이탈방지보조(LKA), 후측방충돌방지보조(BCA),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서라운드뷰모니터(SVM ) 등 5가지 ADAS 관련 장치와 전방주행정보표시장치(HUD )등을 약 85초 이내에 자동으로 검사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생산과정에서 부품의 신뢰성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어 ADAS에 사용되는 레이더와 센서·카메라 등을 생산하는 부품 협력사의 품질 향상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배송 로봇.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로봇 상용화 속도전

생산공정을 넘어 현대차그룹은 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로 로봇사업을 낙점하고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AI 연구소(BD-AI연구소)'를 중심으로 차세대 로봇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미국 보스턴에 약 5510억원을 출자해 BD-AI 연구소를 건립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장기적으로 로봇 AI 플랫폼을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올해 의료용 로봇 '엑스블'을 출시해 로봇 헬스케어 시장 선점에 나선다. 지난 1월 '엑스블'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획득했다. 엑스블은 착용하고 보행할 수 있는 전동 장치로 환자나 장애인 등의 하지 근육 재건과 관절운동 회복 등을 목적으로 한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의료용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로봇 '멕스'와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첵스', '벡스' 등을 개발해왔다. 

현대차그룹은 배송로봇 상용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말 수원 주상복합단지와 화성 호텔에서 로봇 배송 실증사업에 착수한 바 있다. 실증사업에 투입된 배송로봇은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nD모듈)' 기반으로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돼 빠르고 안정적 배송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실증 사업 결과를 분석해 운영 로봇 대수, 시간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상복합, 호텔에 이어 대형 리조트와 같은 근거리 배달 수요가 몰리는 곳을 중심으로 배송로봇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로 출근하면 주차와 충전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로봇이 커피와 음료, 택배 등을 가져다주는 로봇 친화형 빌딩의 상업화도 현대차그룹의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이지스자산운용과 로보틱스 기술 기반으로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로봇 친화형 빌딩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실내외 배송 로봇 ▲무인 주차 로봇 ▲안내·접객 로봇 ▲전기차 충전 로봇 ▲개인형 이동수단(PM) ▲무인 택배시스템 등 다양한 로봇 기술을 이지스자산운용이 개발 중인 스마트 빌딩 운영체제(OS)와 연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 오피스 주요 고객인 미래 첨단산업 기업들의 핵심 거점에 로봇 친화형 빌딩을 구축하고 이들의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로봇 서비스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신축 부동산 사업지를 제공하고,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 공급과 빌딩 설계 지원 및 기술 검토를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무인 택배시스템과 로봇을 이용한 라스트마일(상품 운송 마지막 단계) 배송 서비스 운영을 각각 맡는다. 현대위아는 주요 로봇 하드웨어 양산과 무인 주차 로봇 솔루션을 담당하고, 현대건설은 로봇 친화형 건축물 최적 설계·시공 기술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은 최초의 상업용 비즈니스 모델 같은 개념"이라며 "로봇 친화형 빌딩을 비즈니스 모델화시켜서 패키지로 판매할 예정으로 개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 건설 등 그룹사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집중하기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달 탐사 로버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우주로 모빌리티 영역 넓힌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우주로 모빌리티 영역을 확장한다. 국내 연구기관과 함께 달 탐사 전용 로버(이동형 로봇)의 개발 모델 제작에 착수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월 달 탐사 전용 로버 개발을 위해 한국천문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과 이들 기관은 로버의 제작 용도를 '달 남극부 착륙에 이은 광물 채취, 환경 분석 등의 과학 임무 수행'으로 정했다. 

현대차그룹이 제작할 로버는 소형 자율주행 모빌리티다. 최대 중량이 70kg이며 크게 상하부로 나뉜다. 로버 개발 모델에는 태양광을 통한 자체 충전 시스템과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다. 이에 따라 하부는 구동계로 달 표면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플랫폼 형태로 개발되며 상부는 달 표면 탐사 기능을 수행한다. 

현대차그룹은 6개 연구기관과 함께 방사능 차폐 장치, 금속 구동 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300도 이상에 달하는 달 표면 환경을 견디기 위해 필요한 부품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달 탐사 로버 개발 모델 제작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실제 달 표면과 유사한 환경에서 주행 및 임무 수행 연구를 계속 추진해 2027년 실제 달 표면 탐사가 가능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인류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해 인류 진보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꾸준히 밝혀왔다"면서 "메타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과감한 도전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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