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안쓰면 거래 끊을수도"…RE100 新무역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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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안쓰면 거래 끊을수도"…RE100 新무역장벽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5.16 18: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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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OECD 평균의 25% 수준
RE100 위해 웃돈 주고 재생에너지 사와야
대기업·중견기업 한목소리 "RE100 부담"
현실적 대안으로 CF100
2025년까지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을 두고 국내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재생에너지 안 쓰면 거래를 끊을 수 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거래처로부터 'RE100' 동참 요구를 받으면서 부담이 현실화하고 있다. RE100은 2025년까지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중 대기업은 28.8%, 중견기업은 9.5%가 글로벌 수요기업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RE100 요구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기업들은 ▲비용 부담과 ▲관련 제도 및 인르파 미흡 ▲정보 부족 ▲전문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꼽는다. RE100 조건을 이행하려면 직접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갖추거나 녹색프리미엄제도를 통해 웃돈을 주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해야 한다. 아니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사야한다. 이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조달에 드는 비용은 유럽과 비교해 2배 수준"이라면서 "녹색프리미엄, REC 구매는 일회성으로 중소·중견 기업에 부담이 큰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정부의 RE100 참여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를 주장한다. 

RE100 문제 '인프라'와 '비용'

통신 및 자동차 제조에서 의약품과 패션에 이르기까지 2014년부터 시작된 RE100은 현재 전 세계 175개 이상의 시장에서 진행 중이다. 올해 5월 기준 세계 406개 기업이 참여 중이며 국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30개가 넘는 기업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RE100은 궁극적으로 기업들이 저렴한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해 녹생 성장으로 전환을 주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제는 인프라와 비용이다. 

재생에너지만으로 기업 전력을 사용한다는 RE100은 사실 한국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국토가 작고 인구밀도가 높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인프라 비중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RE100에 참여한 기업이 늘면서 수요는 증가하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수급 불균형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또 재생에너지 구입이나 전환 비용 자체가 워낙 비싸 기업의 경영이나 생산 비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역시 저조하다.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7.5%로 석탄(34.3%), 가스(29.2%), 원자력(27.4%)와 비교하면 한참 뒤처지는 수준이다. 

발전량 역시 공급을 따라잡지 못한다. 한국에너지공단의 2021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8.29%다. 국제기준으로 환산하면 신에너지를 제외한 재생에너지는 7.15%다. 이는 약 30% 수준인 OECD 평균의 4분의 1에 그친다. 

부족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때문에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DI공공정책대학원과 한국환경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공동연구진이 지난해 9월 발표한 ‘RE100이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RE100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지 않으면 자동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출액이 각각 15%, 31%, 4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모든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면 문제는 해결되지만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기준 전체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30.6%에 그친다. 

 원전 등을 활용한 CF100이 RE100의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40년 만에 가동을 중단한 고리2호기 전경. 사진=연합뉴스 

현실적 대안 CF100

현실적 이유로 CF100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CF100(Carbon Free 100%)은 탄소 배출 없는 무탄소 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100% 공급한다는 개념이다. RE100과 달리 원전, 수소, 탄소 포집·저장·활용기술(CCUS) 등까지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확대된다. CF100은 RE100보다 강화된 기준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RE100의 경우 화석연료를 통해 나온 전력을 사용했어도 연간 사용량에 맞는 재생에너지를 구매해 기존 전력 사용분을 상쇄하는 것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반면 CF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무탄소 에너지로 직접 공급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재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대한상의가 국내 제조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약 62%가 CF100 추진에 찬성했다. 

재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이 글로벌 화두가 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달성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고 원전 비중이 높은 특성상 RE100보다 CF100이 더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많다”면서 “CF100이 탄소중립을 위한 이니셔티브가 된다면 원전과 수소 등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한국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만 정부가 TSMC의 RE100 이행을 위해 송전망 이용요금의 90%를 지원하는 것처럼, 우리 정부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RE100 이행기업의 원활한 재생에너지 조달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 시점에선 국내 RE100 가입 기업의 전력 소비량이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보다 적지만 향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력 다소비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에 대비해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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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메기 2023-05-18 08:12:43
아 기자님 공부 점 하세요. re100은 민간 프로그램이고 400여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 생산, 소비, 폐기 까지 전 생애 사이클에서 re100을 하자는 것이고, 원전은 재생에너지가 아니라고 못박고 있어요. 누가 cf100을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국제규격을 누가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네요. 우리만 cf100한다고 수출할수 있는게 아닌거 모르세요. 우리가 못한다고 글로벌 기업들이 그래 그거로 해라 라고 하지 않아요. 그러니 무조건 국토가 인구밀도가 이런것 그들은 인정안하고 무조건 맞추어라 .. 군대 안갔다 오셨나? 까라면 까야 하는 상황이 한국의 수출경제의 한계이기에.. 왜 기업들이 알아서 re100선언을 하는데... 언론이 cf100을 떠들면 안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