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현대차 10년간 3.2조 투자…인도 EV시장이 주목 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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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현대차 10년간 3.2조 투자…인도 EV시장이 주목 받는 이유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5.12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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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향후 10년간 3.2조원 인도 투자
기아·스즈키·테슬라 등 인도시장 선점 나서
인도 정부 적극적 EV차로 전환 정책 추진
올해 초 인도 시장에 선보인 현대차의 EV 아이오닉5.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에 배터리 조립 공장을 짓는 등 향후 10년 동안 3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1일(현지시각) 인도 타밀나두주와 올해부터 10년 동안 2000억 루피(약 3조2400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전기차 생태계 구축과 생산시설 현대화 등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연간 17만8000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 공장을 짓는다. 앞으로 5년 동안 고속도로 등 타밀나두주 거점 100곳에 전기차 충전소도 설치한다. 또 첸나이 공장의 연간 생산대수를 85만대로 끌어 올린다. 타밀나두주 첸나이에는 현대차 1·2공장이 있다. 현재 두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 76만대다. 이 중 15만대 가량은 수출 물량이다. 

현대차는 현지 외국 자동차공장 인수도 추진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3월 GM의 탈레가온 공장 인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주요 거래 조건에 서명했다. 탈레가온 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는 자동차 13만대, 엔진 16만개다. 공장 인수가 확정될 경우 현대차 인도 현지 생산 대수는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인도 전기차 투자가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도 전기차 시장 경쟁 가열

현대차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인도 전기차 시장 공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전기차 시장 비중은 인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1% 미만에 불과해 향후 성장성이 높다. 실제 인도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혜택 등을 토대로 올해 전기차 시장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인도내 자동차 구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425만대를 판매한 인도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으로 등극했다. 14억명이 넘는 인구가 판매를 이끌고 있어 올해 중국을 추월해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인도 전기차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현재 인도 전기차 시장의 90%는 로컬 브랜드인 타타가 점유하고 있다. 업계는 현지 맞춤형 전기차 시장 전략에 따라 타타 전기차 수요가 크게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투자도 잰걸음을 걷고 있다.

현대차 순차적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해 현지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2025년 해외 전략형 SUV 모델 크레타 기반 전기차 '크레타EV'를 추가한다. 크레타EV는 인도 로컬 브랜드 타타자동차의 인기 전기차 모델 넥슨EV에 대항하기 위한 현지 전략 모델이다. 현대차는 연간 2만~2만5000대를 판매 목표로 제시했다.

기아 역시 2027년까지 5년 간 모두 200억 루피(약 3040억원)를 투자해 현지 전기차 생산을 앞당기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해 출시한 전기차 모델 EV6가 현지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 역시 크게 올라간 상황에서 드라이브를 건다는 청사진이다. 

일본의 스즈키도 인도 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선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연구개발과 설비 등에 2조엔(약 19조원)을 투입한다. 이 중 5000억엔(약 4조8000억원)은 배터리 관련 사업에 사용된다. 이를 통해 인도 현지에 전기차 6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4년 SUV 타입의 전기차를 선보이며 2030년까지 전기차 비율을 15%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기차 부문에서 경쟁 업체와 비교해 약세를 보이는 만큼 스즈키는 도요타와 협업을 토대로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스즈키는 2021년부터 도요타 경차 전문 산하 업체인 다이하쓰와 경상용차 부문에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앞서 스즈키는 인도 델리에서 열린 '오토 엑스포 2023'에서 글로벌 전기차 콘셉트 모델 'vVX'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오는 2025년 판매를 시작한다.

테슬라는 지난 2020년 벵갈루루에 연구센터를 건립하고 인도에서 서비스 제공, 제조, 투자 등 다방면에 걸쳐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인도 도로를 누비는 전기 삼륜차. 사진=연합뉴스

인도 정부의 적극적 전기차 전환 정책

인도 정부는 전기차로 전환에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차량 이동이 제한되면서 대기 오염 수준이 현저히 감소한 것을 피부로 느낀 인도 정부와 소비자들은 전기차에 우호적이다. 인도는 지난해 전 세계에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나라 3위를 기록했다.

인도 정부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의 신규 판매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또한 인도를 전기차 제조의 세계적 중심지로 바꾸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인도 정부의 전기차 전환 장려 정책은 크게 ▲인센티브를 통한 전기차 구매 독려와 ▲배터리 제조업 번창을 위한 인프라 및 최적의 환경 조성으로 요약된다. 먼저 전기차 구매와 관련해 전기차에 대한 세율을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12%에서 3%로 낮추는 세금 인센티브를 포함해 전기차 구입 목적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에 대한 이자 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델리 및 타밀나두와 같은 주에서는 전기차에 대해 약 4%의 도로세도 면제했다. 

전기차 제조업와 관련해서 '메이드 인 인디아'를 장려하고 있는 인도 정부는 전기차 제조에 필요한 리튬 이온 배터리 수입에 대해 2021년 4월부터 수입관세를 5%에서 10%로 인상했다. 조립식 배터리팩 수입에 대해선 종전 5%에서 15%로 수입관세를 높이며 인도 내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인도 전기차 충전기,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사에 세액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도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연간 GDP의 20%에 달하는 경제부양책을 발표하고 경제적 취약계층과 제조업 지원 등에 많은 예산을 배정했다. 아울러 제조업과 수출 부양을 위해 해외자본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전기차 분야는 중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했던 산업분야로 자국 내 첨단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인도 정부의 정책 방향과 친환경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부합해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전환 정책 속에 인도 자동차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무역협회가 밝힌 인도 자동차 연간 판매량 추이를 보면, 2017년 319만대에서 2018년 335만대으로 늘었다. 2019년에는 293만대로 다소 줄었으나 2021년 다시 308만대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378만대로 뛰었다. 한국무역협회는 “현재 인도 승용차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은 현대차 15.5%, 기아 7.3%로 국내 기업이 23%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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