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더 높이 vs 캐나다는 일시정지...중앙은행들의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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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더 높이 vs 캐나다는 일시정지...중앙은행들의 온도차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3.09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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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기준금리 동결...긴축 중단 나서
호주, 금리 0.25%포인트 인상했으나 긴축 정점 도달했음을 시사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도 통화정책 이견 확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에 있어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미 연준. 사진=연합뉴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에 있어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미 연준.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에 있어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경제지표가 강하다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재차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한 반면, 캐나다중앙은행(BOC)은 금리를 동결하며 긴축 정책을 중단하고 나섰다. 

호주중앙은행(RBA)은 금리를 인상했으나 금리인상이 정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했으며, 유럽의 중앙은행들 사이에서도 통화정책과 관련한 이견이 확대되고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현재의 글로벌 경제상황 속에서 각국 정책 입안자들 또한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주목된다. 

캐나다 기준금리 동결...긴축 중단 나서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은행은 기준금리를 4.5%로 동결, 주요국 중앙은행 중에서는 가장 먼저 긴축정책을 중단하고 나섰다. 

앞서 캐나다은행은 지난 1월 통화정책회의 당시 과도한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조건부로 금리 인상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이날 금리를 동결하고 나섰다. 

캐나다은행은 지난 1년간 8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425베이시스포인트(bp) 인상하는 등 강도높은 긴축 정책을 펼쳐왔다. 이에 지난해 연율 8.1%로 정점을 찍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에 5.9%로 둔화한 바 있다. 

캐나다의 일부 경제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환산 전분기 대비 0.0%에 그쳐 '제로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당초 경제학자들은 1.3%를 예상한 바 있으나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이다. 캐나다은행 역시 성명을 통해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계속해서 가계 지출을 짓누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부진한 경제성장을 감안할 때 캐나다은행이 올해 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MO캐피털 마켓의 수석 경제학자인 더그 포터는 "우리는 캐나다은행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긴축을 일시 중단할 것임을 캐나다은행이 확실히 하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고 평가했다. 

호주, 금리인상 정점 도달 시사...유럽은 이견 확대

호주중앙은행(RBA)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으나, 금리인상이 정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필립 로우 총재는 성명을 통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3% 수준으로 되돌리려 애쓰고 있지만, 이를 향한 길은 여전히 좁다"면서 "다만 지표를 볼 때 인플레이션은 정점에 달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도 이전에는 "추가 금리인상(들)이 필요하다(further increases in interest rates)"라고 언급해왔으나, 이번에는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further tightning)"고 바뀐 점이 눈에 띄었다. 

RBA의 경제학자인 가레스 에어드는 "이는 중앙은행이 이제부터는 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할 필요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르면 오는 4월 금리인상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번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매파적 태도를 보였으나 유럽 중앙은행들의 이견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5일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 선언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경제지표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유럽 중앙은행들 사이에서는 공격적인 긴축과 관련한 이견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이냐치오 비스코는 최근 매파적인 ECB의 금리 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이를 언급하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더 매파적인 금리 결정자들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경제를 압박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유럽 국가간 중앙은행들의 균열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공격적 긴축으로 돌아설 수 있어

각국 중앙은행에서 과도한 긴축을 멈추려는 시도 혹은 긴축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반면 미 연준은 보다 공격적인 긴축으로 선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7일 상원에 출석해 "최종 금리가 이전 예상치에 비해 높아질 것"이라며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8일 하원에서 역시 같은 내용을 반복하면서 3월 통화정책은 경제지표에 달려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TS롬버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은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 때까지 금리 상한선을 추정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며 "파월이 경기침체를 일으킬 때까지 출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미 연준은 당분간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긴축을 중단하고자 하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만큼, 각국 중앙은행의 온도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CBA 경제학자들은 "RBA의 덜 매파적인 의사소통은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로이스 멘데스 데자르뎅 그룹 거시전략책임자 역시 "캐나다은행의 금리 동결은 미 연준과의 통화정책 차이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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