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대표 선출 앞둔 KT에 인색한 증시 반응... "주가 상승 여력 제한…경영 변화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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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대표 선출 앞둔 KT에 인색한 증시 반응... "주가 상승 여력 제한…경영 변화에 주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3.07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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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지난달 말부터 한 달 사이에 주가 12% 하락
이날 최종 대표 후보 발표 예정
"경영진 교체로 정책 달라질 것…이익 성장 장담 못해"
"KT의 경우 신임 CEO 1년차 투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차기 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국민연금 등의 거센 외풍을 겪고 있는 KT의 주가가 최근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T의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보다는 경영 정책 변화에 더 주목하며 목표치를 하향하는 추세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 주가는 전일 대비 300원(0.98%) 오른 3만800원에 마감했다. 전일(6일)은 0.16% 상승하고, 3일과 2일에는 등락률이 0%를 기록했다. KT 주가는 지난달 1일 3만4500원이었지만, 대표 선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약 한 달 만에 3700원(12%) 가까이 떨어졌다.

기관과 외국인도 KT를 팔아치웠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기관은 KT를 1954억원 순매도했으며, 외국인은 65억원 순매도했다. 

KT가 정치적 입김에 시달리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 과정을 진행하던 지난해 12월 27일 주가는 3만6000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8일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차기 대표 단독 후보 선정에 대해 "경선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하자 3만385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구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 후에도 외압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KT 이사회는 KT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4명의 차기 대표 후보를 발표했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 후보 면접 대상자로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켜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를 발동해 KT가 카르텔 손에 놀아나지 않도록 엄단 대책을 촉구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역시 KT를 두고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KT 장기 매수 의견은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올해 상반기 비중 축소 의견을 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 CEO가 누가 될 것인지는 사실상 주가 측면에선 그리 중요하지 않은 얘기"라며 "가장 큰 문제는 CEO 연임은 물 건너 갔고 경영진 교체로 회사 경영 정책이 달라질 것이 분명해졌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KT 이익 성장을 장담할 수 없고 주당배당금(DPS) 증가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며 "여기에 KT 취약점인 과다한 고정비용과 잦은 경영정책 변화로 인한 실적 신뢰도 저하가 멀티플 할인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에 SK텔레콤 또는 LG유플러스로의 교체 매매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KT의 경우 통상 경영진 교체 원년에는 보수적인 회계를 적용하고 취임 2~3년차에 실적 성과를 내 연임에 도전하는 특성을 가진다. 그러나 지난해 KT의 자산 크렌징 규모는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연간 1500억원(본사 자산의 0.5%)만 발행해도 올해 본사 영업이익은 감소할 수 있고, 자사주 감소 영향까지 감안한다면 배당성향이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경우 DPS 역시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어떠한 시나리오로 가더라도 KT의 경우 신임 CEO 1년차 투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과거 KT는 적은 이동통신 매출 비중, 과도한 인건비 비중,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3사 중 가장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았다"면서 "당분간 KT 상대주가 할인폭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KT 이외에도 통신주들의 주가는 지난달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력 등 정책 리스크와 제4이통사 추진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신서비스 산업을 둘러싼 여러 잡음들이 통신주의 투자 센티먼트를 악화시키고 있어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실적 자체는 양호했지만, 정부와 시민단체 등의 통신비 인하 압력이나 5G 요금제 신규 출시 압박, KT CEO 교체 등 외부적인 요인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통신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4조3835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2021년부터 2년 연속 4조원을 넘어서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기업별로는 SKT의 영업이익이 1조6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증가했고, KT가 1조69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10.4% 증가한 1조8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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