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 인구감소와 재정난으로 구조조정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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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방정부, 인구감소와 재정난으로 구조조정 나서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2.0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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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조직 통폐합·인력 감축 나서
헤이룽장성 이춘시와 치치하얼시는 작년 12월부터 일선 행정조직 축소 개편에 나섰다. 사진=봉황망
헤이룽장성 이춘시와 치치하얼시는 작년 12월부터 일선 행정조직 축소 개편에 나섰다. 사진=봉황망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 지방정부들이 인구 감소와 재정난을 겪으면서 조직과 인력을 줄이는 구조 조정에 나섰다.

헤이룽장(黑龍江)성 이춘(伊春)시와 치치하얼(齊齊哈爾)시는 작년 12월부터 일선 행정조직 축소 개편에 나섰다.

이춘시는 작년 12월 우취구(區) 관할 진산 등 4개 제다오(街道·구 아래 행정조직)를 폐지해 취롼진(鎭)과 우마허진으로 통폐합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우하오구의 2개 제다오를 2개의 진(鎭)으로 전환했다.

치치하얼도 작년 말 딩쯔산구의 푸창제다오를 화안진으로 조정했다.

제다오는 한국의 동사무소, 진은 읍·면 격으로 제다오에서 진으로 전환되는 것은 도시 행정조직에서 농촌 조직으로 격하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운용 예산과 공무원 정원, 관리직 자리가 줄고 주민들에게 제공해온 각종 복지 혜택도 중단된다.

이와 같은 조직 축소 개편은 급속한 인구 감소와 세수 감소에 따른 것이다.

이춘시의 2020년 기준 인구는 87만 8900명으로 10년 전보다 23% 감소했고 치치하얼은 같은 기간 24% 줄었다.

헤이룽장성은 10년 새 646만 명의 인구가 감소했는데 중국의 31개 성·시 가운데 인구 유출이 가장 많았다.

동북 3성(헤이룽장·지린·랴오닝성) 전체 인구는 2020년 9851만 명으로 10년 전보다 1101만 명이 감소했다.

철강, 조선, 기계, 광업 등 중공업 기지로 1970년대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경제적 쇠락이 지속하자 젊은층이 동부 연안이나 남방으로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2021년 말 기준 헤이룽장성 성도(省都) 하얼빈 인구는 988만 5000 명으로 10년 만에 1000만 명을 밑돌았고 동북3성의 교통 요충지인 랴오닝성 선양은 작년 6월 '신일선 도시'에서 제외됐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이 경제적 기반과 비즈니스 자원 집적도 등을 평가해 해마다 발표하는 15개의 신일선 도시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4대 일선 도시에 이어 중국 경제를 선도하는 신흥 성장 거점도시다.

2013년 발표 이래 선양이 신일선 도시에서 제외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동북 3성 도시 가운데 인구 1000만 명 이상 도시나 신일선 도시에 속하는 도시가 한 곳도 없게 됐다.

산시(山西)성에서도 공무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허취현은 작년 8월 당·정 기구 개편을 통해 135명의 간부직 자리를 114개로 줄이고 186개 사업 단위를 40개로 축소했으며 1964개 부서를 659개로 통폐합했다.

이에 따라 903명의 정원 초과가 발생했다. 정년이나 퇴직 등으로 인력이 감소, 정원에 도달할 때까지 신규 채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작년 11월 스러우현이 당·정기구와 사업 단위를 각각 37.1%, 31.1% 축소했고 행정기관의 간부직을 11.8% 줄이는 등 산시성의 공무원 조직 구조 조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작년에 61년 만에 처음 감소한 중국 인구는 앞으로 역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로 주요 재원 확보 수단인 국유토지 매각이 부진해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방정부들의 구조 조정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공무원 조직의 '철밥통' 신화가 깨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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