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CPI 둔화 기대감...美 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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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CPI 둔화 기대감...美 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무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1.1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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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밤 발표 예정인 미 12월 CPI 상승률 둔화 기대
연준 내부에서도 0.25%포인트 인상 지지 목소리 높아져 
미국의 12월 CPI 상승률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12월 CPI 상승률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국시간으로 12일 밤에 발표되는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달 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결정 이전에 마지막으로 발표되는 물가지표라는 점에서 이번 CPI 상승률의 의미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12월 CPI 상승률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준의 금리인상폭도 0.25%포인트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12월 CPI 상승률 둔화 기대감 높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12월 CPI가 전월대비 0.1% 하락, 전년대비 6.5%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11월(전월대비 0.1% 상승, 전년대비 7.1% 상승)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이다. 

근원 CPI도 전월대비 0.3% 상승, 전년대비 5.7%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11월에는 전월대비 0.2% 상승, 전년대비 6.0% 상승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발표된 12월 고용보고서를 통해 임금 상승률이 예상보다 크게 낮았던 점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CPI 상승률에서 주거비 둔화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수석 경제학자인 루크 틸리는 "12월 휘발유 가격이 12% 하락하는 등 에너지 가격의 하락세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특히 주택시장의 부진한 흐름을 CPI가 아직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거비는 근원 CPI의 40%를 차지하는 요인이다. 최근 미국의 주택시장은 모기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주택가격 과열 현상이 지난해 3분기부터 해소되는 분위기"라며 "전년동월 기준으로 대도시 주택가격 상승률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고, 전월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7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등으로 모기지 금리 수준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택 가격의 추가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요인이다.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져 

시장은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둔화된다면 연준의 긴축 강도 또한 약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오는 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7%로 나타났다. 만일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폭의 금리 인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단기 금융시장 트레이더들은 현재 4.25~4.5%인 기준금리의 고점이 6월에는 4.9% 정도에 이른 뒤 12월 4.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금리인상 추세가 오는 6월 마무리되고 연말 이전에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연준 위원들의 기준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 19명 중 17명이 올해 금리가 5%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5.00~5.25%로, 올해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고, 이에 따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연준 내부에서도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지난 9일 WSJ 주최 행사에 참석해 "0.25%포인트 인상과 0.5%포인트 인상 방안이 다음 FOMC에서 모두 논의될 것"이라며 "12월 CPI가 금리를 결정하는데 근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밤 수전 콜린스 미 보스턴 연은 총재 역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내달 1일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며 "0.25%포인트와 0.50%포인트 인상 방안 모두 타당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나는 0.25%포인트 인상 쪽으로 기울어져있다. 그것은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0일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또한 "0.25%포인트 인상과 0.50% 포인트 인상이 모두 가능하다"면서 "12월 CPI 상승률 둔화를 전제로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말했다. 

"인상폭 축소가 통화정책 변화 의미는 아냐"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조언도 나오고 있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이앤 스웡크는 "CPI 상승률 둔화는 두 팔을 벌려 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특히 연준이 금리인상 폭을 낮춘다 하더라도 이것이 통화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는 "시장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출 뿐만 아니라 더 빨리 금리인하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연준은 시장과는 다른 베팅을 하고 있다"며 "연준은 너무 빨리 승리를 선언하고 싶어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고 있고, 반복해서 이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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