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에 환전까지 한다…편의점, 어디까지 변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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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에 환전까지 한다…편의점, 어디까지 변신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1.09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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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생활 서비스 확대
집객 효과 통한 가맹점 수익 증대 목표
MZ세대·외국인 관광객 겨냥 서비스 봇물
세븐일레븐이 선보이는  '세븐픽업' 서비스 이미지. 사진제공=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선보이는 비대면 직거래 서비스 '세븐픽업'. 사진제공=세븐일레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편의점들이 소비자의 점포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이색 생활 서비스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의 생필품 판매나 택배 서비스 등을 넘어서 중고거래 픽업, 사진 출력, 환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편의점 4사(GS25, CU, 이마트24,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가 5만 700여개애 달하는 등 편의점은 전국에 촘촘한 점포망을 구축하며 전국민의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편의점 업계 입장에서도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고 집객 효과를 통한 매출 상승을 도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MZ' 유입 늘려야

세븐일레븐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와 협업을 통해 업계 최초로 비대면 직거래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MZ세대 사이에서 일상적 소비 문화로 자리잡은 중고거래 트렌드를 본격 공략한다.

이번에 선보인 '세븐픽업' 서비스는 중고나라 앱에서 판매자가 물품을 업로드 할 때 거래를 희망하는 세븐일레븐 점포(최대 3곳)를 선택하고, 중고나라 페이를 통해 해당 거래가 성사되면 판매자에게 입고교환권이 발행되는 방식이다. 이후 판매자가 세븐일레븐 점포를 방문해 상품을 위탁하면 구매자에게 픽업교환권이 발행되며, 해당 점포에서 교환권을 제시하고 물품을 찾으면 된다.

해당 서비스는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250여개 점포에서 우선 시작한 뒤 이달 말 전국 6000여점, 연 전내 점포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은 1만 2000여개의 전국 점포망을 기반으로 예약, 구독, 배달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O4O서비스 혁신에 집중해왔다"며 "중고거래 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세븐픽업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안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 서비스 영역에 또 하나의 혁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U 프린팅 박스. 사진제공=BGF리테일
CU 프린팅 박스. 사진제공=BGF리테일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공략해 입소문을 타며 이용자 수가 크게 늘어난 서비스도 있다. CU의 '프린팅박스' 출력 서비스다. 

지난해 1월 첫 도입된 프린팅박스는 무인 출력 키오스크로 PC 또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이나 문서를 전용 앱 클라우드에 업로드한 뒤 인근 기기에서 출력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미지파일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나만의 취향이 담긴 달력, 포토북, 포토카드 등을 만들 수 있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폴꾸'(폴라로이드 사진 꾸미기)' 등 '꾸미기'에 빠진 MZ세대의 니즈를 관통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프린팅박스 서비스의 이용자는 10대(27.7%)와 20대(43.1%)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점포는 ‘CU에이케이&홍대점’으로, '덕질'의 성지로 불리는 AK플라자 홍대점 1층에 위치했다.

프린팅박스 서비스는 초기 30여점에서 운영을 시작한 현재 약 350점으로 10배 가량 늘었다. 점포당 월평균 이용 건수 역시 100건에서 약 400건으로 4배 늘자 CU는 올해 상반기까지 해당 서비스 운영점을 600점으로 늘리고 연내 1000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이 문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CU는 대중문화를 넘어 서브컬처를 향유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프린팅박스 서비스를 확대한다”며 “앞으로도 CU는 '덕후'들의 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제휴 및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GS25는 비대면 거래 확대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증가 트렌드에 맞춰 지난해부터 일부 점포에 금 자판기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금 자판기는 재미와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편의점 업계가 이색적인 생활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편의점의 가장 주요한 고객층으로 등극한 MZ세대의 점포 방문을 늘리기 위해서다. 생활 서비스의 주 이용자인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젊은 고객들이 서비스 이용을 위해 점포를 방문하고, 다른 상품까지 구매하게 되면서 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고객친화 생활 서비스의 영역을 넓힘으로써 MZ세대를 비롯한 소비자들의 이용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집객효과를 통해 가맹점의 추가 수익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외국인 관광객 수요 잡기 경쟁 본격화 

최근에는 본격적인 글로벌 리오프닝 흐름에 맞춰 외국인 관광객을 집중 겨냥한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밀집되는 지역을 중점으로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해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는 전략이다.

9일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동안 관광정보센터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49만 276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5만 7077명) 8배 증가했다. 올해는 외국인 방문객의 수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의 편의 서비스 수요 또한 늘어날 전망이다.

CU는 지난달 말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가세 즉시 환급(Tax Refund) 서비스를 시행했다. 부가세 환급 수요가 높은 주요 관광 지역을 포함한 50여 점포에 해당 서비스를 우선 적용하고 올해 말까지 전국 1000여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이 버디캐시와 손잡고 GS25에 도입한 외화 환전 키오스크. 사진제공=GS리테일
GS리테일이 버디캐시와 손잡고 GS25에 도입한 외화 환전 키오스크. 사진제공=GS리테일

GS25는 지난 3일부터 매장에 외화 환전 키오스크를 도입해 시범 운영에 나섰다. 김포공항, 영등포, 동대문 등 내·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에 외화 환전 키오스크를 순차 도입한다. 외화 환전 키오스크를 통해서는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는 서비스와 원화를 외화로 환전하는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마트24는 이달 초부터 해외 데이터 로밍 전문 기업 와이드모바일과 손잡고 도시락eSIM(해외eSIM)을 판매한다. 해외여행 증가에 따라 로밍 서비스를 고민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대한민국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유심 판매량도 늘고 있다. 이마트24가 지난 해 해외 관광객이 주로 사용하는 선불 유심 매출을 확인한 결과 전년 대비 3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91%, 하반기에 무려 697%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 서비스 거점으로도 기능하고 있다"며 "편의점에 방문한 외국인들이 서비스와 함께 K-푸드 등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면서 가맹점 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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