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은 매 아닌 비둘기' 시장의 기대감 더 높아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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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은 매 아닌 비둘기' 시장의 기대감 더 높아진 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2.01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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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의장 연설 곳곳서 '비둘기파적' 색채 드러내
금리인상 속도보다는 최종금리 수준에 초점 맞춰질 듯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이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이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한 마디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는데, 이에 나스닥 지수가 4% 이상 급등했고, 코스피 지수 또한 상승 흐름을 지속하는 등 글로벌 주식시장의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앞서 지난 11월 FOMC에서도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미 12월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었으나, 같은 기조의 발언에 유독 크게 반응하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파월 의장 "이르면 12월 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

파월 의장은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브루킹즈 연구소 연설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르면 12월 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11월 FOMC 당시에도 파월 의장은 "속도를 늦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는데, 이번 연설을 통해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11월 FOMC 이후 시장에서는 이미 12월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었다. 이미 지난 11월까지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은 탓에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이 커져있던 상황이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해 일부 경제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고 있는 신호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 또한 12월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환호한 것은 파월 의장이 '매가 아닌 비둘기'임을 확인시키는 발언이 곳곳에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앞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연은) 총재가 "강하게 가정하면 연 7%까지 최종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매파적 발언이 종종 나와 시장에 우려를 안긴 바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8월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강도높은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시장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을 원천 차단,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경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 돌입 전 가장 중요한 발언이었고, 연설 전부터 잭슨홀 연설 때와 같은 매파적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시장 경계감이 컸던 만큼 예상보다 비둘기적 발언이었다는 평가에 안도랠리가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파월 의장은 질의응답을 통해서도 비둘기파적 언급을 이어갔다. 

그는 경제 둔화와 그 여파에 대처할 정도로 공격적 인상이 필요한 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고, 섣부른 인하를 원치 않기에 과잉긴축 또한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또한 위험관리 차원에서도 지금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금융안정과 성장으로 통화정책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월 의장이 물가에 대해 '핵심 재화 가격의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몇 개월 뒤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주거비도 내년 중에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점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됐다"고 덧붙였다. 

시장 관심은 속도보다는 최종금리로 옮겨갈 듯

파월 의장이 속도 조절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만큼 이제 시장의 초점은 얼마나 오래 긴축을 유지하고, 어디까지 금리를 올리냐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는 12월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도 "인상 속도 완화 시점보다는 물가 통제를 위해 어디까지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지와, 제약적인 레벨의 금리를 얼마 동안 지속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른 시점에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을 경고하며 "연준에게 주어진 양대 책무를 달성할 때까지 긴축 과정을 유지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9월 FOMC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은 4.6%를 최종 금리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현재 시장에서는 최종금리가 5~5.25%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파월 의장이 9월 점도표에서 시사한 최종금리 수준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계속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1분기 0.25%포인트로 인상폭을 줄인 뒤 상반기 최소 두 차례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로, 최종금리가 5~5.25%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2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 12월 0.5%포인트 금리인상이 사실상 확실한 가운데, 이후 내년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금리인하 시점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지난 28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실질 금리가 적절한 위치에 놓이길 원하기 때문에 아마도 2024년이 명목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하는 시점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연방기금 선물시장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윌리엄스 총재 등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연방기금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중앙은행이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애널리스트 역시 "11월 FOMC 의사록에서도 강조했듯이 인상폭을 줄이는 것이 인상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인상 속도 완화 시점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12월 FOMC 전후로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 있어 

이날 파월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당분간 주식시장이 안도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있지만, 13~14일 예정된 FOMC를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의 단기 랠리를 연장시켜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그러나 12월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고, 연준을 둘러싼 문제의 핵심은 속도 조절에서 최종금리로 넘어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위험선호 심리를 가져가는 것은 타당하나, 12월 FOMC 전후 주가 변동성 확대를 대비해 포트폴리오 일정 비중을 위험관리에 할당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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