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새진용 구축...누가 중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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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새진용 구축...누가 중용되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1.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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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후 첫 사장단 정기 인사
한종희·경계현·정현호 등 유임 무게
'삼성 첫 여성 사장' 탄생도 관건포인트
'젊어진 뉴 삼성' 40대 '젊은 피' 발탁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오는 12월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시대를 함께 할 '이재용의 사람들'은 누가될까. 재계 안팎의 이목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 온 삼성전자의 연말 인사에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예년과 비슷한 12월 초·중순쯤 사장단 정기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회장 취임 후 첫 인사인 만큼 조직을 쇄신하고 심화되는 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의 인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통상 12월 첫째~둘째 주 사이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7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당시 가전·TV·스마트폰을 총괄하는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반도체의 경계현 DS부문장(사장)으로 수장을 교체한 바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한종희 삼성전자 세트 사업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회장.(왼쪽부터 순) 사진제공=삼성전자

 

한종희·정현호·경계현 유임할까

이 회장은 지난해 반도체와 스마트폰 그리고 가전 수장을 모두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급변하는 세계정세 등 불안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비자가전(CE)와 IT·모바일(IM) 부문을 세트부문으로 통합해 변화가 빠른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의 시너지 극대화를 꾀했다. 또 회사의 미래 사업 발굴을 담당하는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수장을 부회장으로 승진발탁해 조직에 힘을 실었다. 사업지원TF의 수장은 이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이 맡았다. '한종희·경계현 투톱에 정현호 중책'이라는 인사 공식이 성립했다. 

파격적인 인사였다. 당시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인 70조원을 돌파하는 등 변화의 필요성이 크지 않아 보였다. 때문에 삼성전자 3개 부문장이 유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당시 김기남 반도체 DS부문 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 사장 등 3인의 대표이사 및 부문장을 전격 교체하는 카드를 꺼냈다. 

1년여가 지난 지금도 당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역대 분기 기준 최대 매출(76조7817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메모리 부진에 따른 수익성 타격과 TV·가전 수요 둔화 등 이유로 영업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31.4%(10조8520억원)나 줄었다. 또한 지난해 8월 이 부회장이 업무에 복귀했다면 올해는 이 부회장이 1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회장은 회장 승진 후 첫 소감으로 "국민께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이 회장이 큰 폭의 변화를 주면서 위기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삼성 내부에선 이 회장이 부회장 시절부터 수차례 책임경영 강화와 경영 안정성을 강조해 온 만큼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부를 이끄는 현 부문장들이 대부분 이 회장이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인데다 지난해 이미 대대적으로 사업부 경영진을 교체한 만큼 올해 변화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젊은 피' 대거 등용할까

임원 인사에서는 신사업을 이끌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40대 부사장 10명과 30대 상무 4명을 선임했다. 올해도 젊은 임원을 대거 발탁해 '젊어진 뉴 삼성' 시대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직급 통폐합,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 등 새로운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첫 삼성 女사장' 나올까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첫 여성 사장 탄생 여부다. 삼성은 1993년 국내 최초 대졸 여성 공채 시대를 열었지만 아직 오너 일가를 제외하곤 여성 사장은 없다. 현재 여성 최고 직급은 부사장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 회장이 유능한 여성 인재를 제대로 중용하고 키울 수 있는 조직 혁신을 주문해 온 만큼 올해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유리천장'을 깨는 깜짝 인사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이 회장은 8월 복권 후 주요 계열사를 돌며 현장경영 행보를 걸었다. 당시 이 회장은 '워킹맘과 일과 가정생활 양립'을 주제로 간담회를 갖는 등 여성 인재 활용에 주목했다. 이 회장은 "기존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고 잘못된 것, 미흡한 것, 부족한 것을 과감히 고치자"며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유력한 삼성의 첫 여성 사장 후보군으로는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과 '배터리의 여인'으로 기술 개발 분야 첫 여성 부사장 타이틀을 거머쥔 김유미 삼성SDI 부사장 등이다. 이 부사장은 2012년 말 전무 3년차에 발탁 승진했으며 이후 갤럭시 스마트폰의 성공을 이끈 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김 부사장은 삼성SDI 뿐 아니라 국내 최고의 배터리 개발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으며 삼성SDI의 소형 배터리, 자동차 배터리 개발과 수주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 회장이 회장 승진 후 첫 인사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지를 이어 여성 사장을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고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 신경영 선포식에서 "여자에게도 남자와 똑같이 일을 주고 승진도 똑같이 시켜야 한다"며 '위미노믹스'(여성의 경제활동) 시대를 열었다. 그는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자전거 두 바퀴'에 비유하기도 했다.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건 자전거 바퀴 두 개 중 하나를 빼놓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발표한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국내 임원은 1083명이다. 이 중 여성 임원은 60명으로 5.5%에 그친다. 해외에 있는 임원까지 포함하면 여성 임원 비중은 6.5%다. 여성 임원 수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지만 전체 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500대 기업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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