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2년, 현대차그룹을 바꾼 5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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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2년, 현대차그룹을 바꾼 5대 키워드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0.14 15: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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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주의 타파…외부 인재·여성 등 중용
구성원 과 소통 강화 "직원 행복이 목표"
경영인으로 성과 입증…영업익 10조 시대 열어
미래먹거리 과감한 투자와 인수합병
소프트웨어카로 혁신…대규모 투자 공언
이동의 자유를 설명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차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 회장 취임 2돌을 맞았다. 2018년 9월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을 맡은 정 회장은 2020년 10월14일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부친 정몽구 회장은 자연스럽게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현대가(家)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일찌감치 현대차와 기아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경영 수업을 마쳤던 정 회장은 '왕좌'에 오른 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자동차 메이커가 아닌 인류의 삶과 행복, 진보와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그의 꿈이 하나하나 현실화 되고 있다. 정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아 현대차그룹의 변화를 이끈 5가지 키워드를 살펴봤다. 

'순혈주의' 타파, 더 젊어진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윤여철 당시 현대차 정책개발담당 부회장을 고문으로 임명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 내 ㅂ부회장은 총수일가인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1명만 남게 됐다. 정 회장은 전문경영인인 부회장을 사실상 폐지하면서 체제를 완성했다. 이들의 빈자리는 젊은 기술 관련 임원들을 적극 영입해 채웠다. 외부 인사를 중용하면서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정 회장 취임 후 현대차그룹은 더 젊어졌다. 지난해 말 정기임원인사에서 203명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인사다. 이 중 40대 비율은 33%, 연구개발(R&D)부문은 37%에 이르렀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이후 임원급 인사에서 외부 인재를 18명 영입했다. 대표적으로 2018년 BMW 출신 토마스 쉬미에라 상품본부 부사장, 2019년 호세 무뇨스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권역담당 사장, 2020년 마틴 자일링어 상용개발담당 부사장과 NASA 출신 신재원 부사장, 지난해 제네시스 최고브랜드 책임자로 그레이엄 러셀 상무 영입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기업에선 KT 출신 윤경림 부사장과 김지윤 상무, 네이버 출신 김정희 상무, NHN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진은숙 부사장 등이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최초의 여성 사외이사도 나왔다. 지난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가 사외이사로 임명됐다. 현대차는 이 교수가 UAM 사업 방향성과 기술 동향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조언과 의견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소통 강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소통 콘서트' 연 정의선 "직원 행복이 목표"

정 회장은 지난 6월16일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를 서울 양재동 본사로 초청해 상담 콘서트를 열었다. 직원 800여 명과 함께한 정 회장은 강연 끝무렵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세대 간 간극 해소 방법, 회사 내 바람직한 소통 방식에 대해 물었다. "소규모라도 정기적으로 소통회의를 하면 안전하면서도 공식적인 방식으로 건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오 박사의 의견을 경청한 정 회장은 "모든 구성원이 건강하게 일을 잘해내도록 돕는 게 나의 역할"이라면서 "여러분이 긍정적 사고로 목표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들이 가정과 회사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 회장은 회장 취임 후 구성원과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직원과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은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이 된 2019년 처음 열린 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정 회장은 본인부터 청바지를 입고 행사장을 찾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수평적 문화 조성에 앞장섰다. 이 뿐 아니라 채용에 있어서도 국내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상시채용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올해 현대차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경영인' 정의선, 영업익 10조 시대 열어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 '빅3'(판매량 3위) 달성과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와 증권사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력계열사 3사의 연간 매출액이 사상 처음 2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의 '맏형' 격인 현대차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10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시장의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10조5413억원(전년 대비 57.8% 증가)이다. 기아도 영업이익이 8조원에 육박하며 정 회장 취임 2년 만에 역대 최고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확산과 반도체 품귀 등 악재 속에서도 파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수익성 확보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가 차량들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효과도 컸다. 8월 들어선 판매가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나, 미국 전기차(EV)시장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성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시장 선도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지난 2년간 완성차 제조기업에서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을 아우르는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그룹의 지향점을 바꾸면서 이 같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데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CES 2022에서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기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미래 먹거리 성장 동력 찾아 과감한 투자와 인수합병

정 회장 출범 이전 과거 10년 동안 현대차그룹의 가장 대규모 투자는 2014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부지 인수거래로 10조5500억원을 투입됐다. 하지만 정 회장 체제 출범 후 사정이 달라졌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스타트업 등에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모두 9963억원에 사들이며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삼성동 한전부지에 이어 현대차그룹이 최근 10년간 단행했던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다. 여기에 더해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앱티브와 2020년 조인트벤처(JV) '모셔널'을 설립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력계열사들이 모셔널 설립을 위해 모두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출자했다. 또 지난해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의 지분 79.64%를 약 4500억원에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 UAM,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 시너지를 도모하면서 로봇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무인 항공 시스템(UAS)을 시장에 최초로 선보이고,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사업과 시너지를 위해 지난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에이치투(HTWO)'를 론칭하고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2023년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시장에 판매하는 게 목표다.

소프트웨어카로 혁신 선언한 정의선

정 회장은 취임 후 내연기관에 치중했던 종전 사업을 전기차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UAM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핵심으로 소트프웨어를 꼽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2일 2030년까지 18조 원을 투입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 대전환해 스마트모빌리티 시대를 앞당기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신사업 관련 기술 개발 ▲스타트업·연구기관 대상 전략 지분 투자 ▲빅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유럽 등 글로벌 지역에서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대대적으로 채용하고 관련 개발 조직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차는 차세대 차량 플랫폼과 통합 제어기,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정보기술(IT) 기반의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줄곧 SDV로의 조기 전환을 강조해 왔다. 자동차만 팔아서 얻는 수익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 깔렸다. 현대차는 “SDV 개발 체제를 가속화하면서 신규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는 도전을 통해 기업의 수익 구조가 크게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DV 개발을 위해 공용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각 모델에 적용하면 기획·설계·제조 등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부품 또한 차급과 관계없이 공유할 수 있어, 제조 원가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차량 판매 이후에도 구독형(FoD) 서비스를 확대해 서비스 판매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현대차 측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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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리 2022-10-14 21:13:17
삼성노태문사장국감때 소통강화기사만 나가고 사기쳤냐!
무슨 소통강화했냐! 이찬희변호사도 답변안해 사기치니 역겹지. 삼성이 뭘 준법을 지켰냐! 삼성도 국감에 나와라.
불공평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