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일진 빅딜]① 롯데케미칼 '적자 탈출' 해법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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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일진 빅딜]① 롯데케미칼 '적자 탈출' 해법될 수 있을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0.12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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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2.7조 인수
2차전지 핵심 소재 밸류체인 구축
고부가 스페셜티 및 그린 사업 비중 확대
2030년 전체 매출 60% 확대…목표 50조원
롯데케미칼이 과감한 투자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적자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세계 4위 동박 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다. 국내 대표 화학업체이자 롯데그룹의 실적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롯데케미칼은 이번 M&A로 그동안 뒤처졌다고 평가받던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일진그룹 역시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으로 공정거래위원회 내부거래 규제 감시 대상에서 제외 되는 등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일진그룹 사이 이번 '빅딜'의 이면을 짚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롯데케미칼이 동박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2차전지 핵심 소재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롯데케미칼의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지주사인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LBM)'은 동박 생산 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를 2조7000억원 인수하는 구조다.

LBM은 롯데케미칼이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지주사로 미국, 유럽 등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소재 해외시장 확대 시너지를 위해 인수 주체로 나섰다. LBM은 국내 및 해외 기업결합신고를 마친 후 관련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메이저 동박 생산 기업으로,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약 6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말레이시아, 스페인 및 미국에 거점을 두고 오는 2027년까지 23만 톤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대규모 수력발전을 이용한 값싼 전기료와 인건비 등을 토대로 안정적인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스페인 공장은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원 사용하는 생산시설로 건설 예정이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는 "일진머티리얼즈는 세계 최초로 초고강도 동박 개발에 성공할 만큼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적기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지소재사업의 사업 역량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업으로 회사와 고객, 주주의 가치 향상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 중인 동박 제품이 롤러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제공=일진머티리얼즈 

2조7000억원 승부수, 통할까

롯데케미칼은 이번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을 비롯한 공격적 투자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적자 탈출에 나선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롯데케미칼의 올 3분기 전망에 대해 "3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시장 컨센서스(-423억원)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면서 납사 가격이 톤 당 6월 823달러에서 9월 662달러로 하락했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심화 등으로 주요 제품의 극한 부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이 214억원이 발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손실을 1400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적자가 지속되는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의 영향이 크다. 석유화학 업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다. 여기에 고환율로 인해 원가 부담까지 더해졌다. 경기 침체 우려로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환율에 비용 부담만 커지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러한 불황을 과감한 투자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관련해 한 연구원은 '불황을 넘기 위한 투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수 가격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주가는 인수 프리미엄을 반영해 하락했다"며 "향후에는 롯데케미칼 의 전지 사업 부문 성장에 보다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3년의 시세차익이 아닌 향후 영속적인 이익 성장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당장은 본업의 턴어라운드가 더욱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롯데케미칼의 중요한 축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5월 새 기업 슬로건 ‘Every Step for GREEN(푸른 세상을 향한 앞선 발걸음)’을 발표했다. 고부가 스페셜티 및 그린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60%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이다. 2030년 매출 목표는 50조원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범용 석화사업의 경우 지역다변화와 제품경쟁력 확대 등을 통해 2021년 기준 매출액 11조원을 20조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은 기존 스페셜티 제품군 확대와 범용사업 제품의 고부가화, 바이오 소부장·친환경소재 등 신규 사업군 진출을 통해 7조원에서 18조원 규모로 늘린다. 그린사업은 수소에너지 5조원, 전지소재 5조원,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2조원 등 매출 총 12조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미래 그린 사업의 전략적 실행과 석유화학산업의 펀더멘탈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수소에너지사업단’과 ‘전지소재사업단’을 신설했다. 수소에너지사업단은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가, 전지소재사업단은 이영준 첨단소재사업 대표가 단장을 겸임한다. 각 사업단은 체계적인 신사업 육성과 투자 실행으로 수소시장 선점 및 배터리·고부가 소재사업 추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전지소재사업부문의 목표 조기 달성 및 매출 규모 확대가 전망된다. 이미 지난 7월 미국 최초로 약 3만6000톤 규모의 양극박 생산 기지 건설을 발표한 롯데그룹 내 화학군은 유럽 및 미주 등 주요 시장 선점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화학군 내 회사를 통해 다양한 전지소재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과 함께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에 직간접적으로 투자·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PE) 생산 및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EC, DMC) 공장을 건설 중이며, 롯데알미늄과 롯데정밀화학은 각각 양극박, 동박(솔루스첨단소재 지분투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기술 확보 및 계열사 간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도출하고 미래 배터리 소재 사업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2030 비전 달성을 위한 성장전략으로 범용 석화사업 및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의 확대를 추진하고, 수소에너지·전지소재·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등 그린 사업 확장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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