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전자 기업가치는 왜 애플을 넘어서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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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삼성전자 기업가치는 왜 애플을 넘어서지 못하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8.25 15: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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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전 세계 기업 최초 시가총액 3조달러 돌파
삼성전자, 애플 대비 시가총액 8분의 1 수준
애플, 수직생태계 구축·주주친화 정책…시총 초격차
삼성전자(왼쪽)와 애플의 기업가치가 큰 폭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한국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의 2년여 전으로 돌아갔다. 25일 오후 1시45분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9500원이다. 2020년 1월10일의 종가와 같다. 공교롭게도 '9만 전자' 시대를 열었 날은 딱 1년 뒤인 2021년 1월11일이었다. 1년 새 53% 뛰었던 주가는 다시 '5만 전자'로 회귀했다. '10만 전자도 싸다'는 장밋빛 전망과 기대감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반대로 비슷한 시기 애플의 주가는 '떨어진 사과는 줍는 것'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전 세계 기업 중 최초로 시가 총액 3조 달러(약 3600조원)를 돌파했다. 반등의 힘도 강하다. 미국 증시의 '대장주' 애플은 지난 5월19일 137.3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같은 달 27일 149.64달러로 마감한 후 148달러대를 빠르게 회복했다. 25일 현재 167.53달러다. 20%가 넘는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6만7500원에서 5만9500원으로 10% 넘게 빠졌다.

한때 삼성전자와 애플은 공생관계를 구축했다. 사진=연합뉴스

공생관계였던 삼성전자와 애플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와 생산은 물론 스마트폰과 가전, 노트북까지 수직계열화한 세계적으로도 드문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시장의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비슷한 수준으로 봤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엄연한 공생관계였다.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새로운 휴대용 음향기기 '아이팟 나노'에 삼성전자의 얇고 저렴한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탑재해 애플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삼성전자도 애플 일감에 힘입어 일본의 도시바를 제쳤다. 애플은 2007년 내놓은 아이폰에서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 거점으로 삼성전자를 선택했다. 애플의 위탁 생산 의뢰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성장과 스마트폰 '갤럭시' 출시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둘은 갈라섰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슷한 선상에서 놓고 봤다는 견해는 주가수익비율(PER)로 확인할 수 있다. PER은 쉽게 말해 회사의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주식 1주의 가격을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과 같다. 이 비율이 높다는 건 지금 주가가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너무 높거나, 투자자들이 앞으로 회사에 들어올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2016년 PER은 13.2로 애플(13.1)과 비슷했다. 그러나 4년 만에 판도가 바뀌었다. '10만 전자'를 바라보던 2020년 삼성전자의 PER은 21.1로 상승했지만 애플은 35.8로 이보다 훨씬 큰 폭의 상승 곡선을 그렸다. 회사의 이익 증가 폭보다 주가 상승폭이 컸다는 의미다. 물론 단순 비교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애플은 미국 나스닥에 각각 상장해 있다. 거래 시장의 규모에서 코스피와 나스닥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기업의 주가는 미래 매출과 이익을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장 시장은 비록 다르지만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보다 애플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애플은 앱스토어 등 폐쇄적 수직통합 생태계 구축을 통해 삼성전자와 기업가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애플의 차이

애플의 시가총액은 3조 달러다. 3조 달러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 삼성전자 시가총액에 8배에 가까운 엄청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1%를 기록한 세계 1위 기업이다. 2019년 이후 글로벌 1위는 줄곧 삼성전자의 차지였다. 애플은 올해 2분기 점유율 17%로 글로벌 2위에 자리했다.

삼성전자의 기업가치가 애플보다 현저하게 낮은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차이는 두 회사의 뿌리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가전 등을 생산하는 종합반도체 회사로 제조업에 근간한다. 이익이 발생하면 설비에 투자하는 유형자산 기반의 전통적 제조업체인 셈이다. 반면 애플은 디자인과 설계에 중점을 두고 제조는 아웃소싱한다. 지식기반 플랫폼 기업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영업이익률을 보면 이런 차이는 극명하다. 원가를 줄이기 쉬운 애플은 완제품을 비싸게 팔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다.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30%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19%보다 높은 수치다.

투입한 자본으로 얼마만큼의 이익을 내는지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보면 두 기업의 차이는 더욱 확연하다. 삼성전자가 14% 남짓인 반면 애플은 무려 147%에 달한다. 한국의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106%)보다 높다. 적은 자본으로 많은 이익을 내는 애플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기에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우위에 선 대목이 또 있다. 바로 애플만의 '폐쇄적 수직 통합 생태계'다. 플래그십 스마트폰만 놓고 본다면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혁신에 더 가깝다. 201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벌써 세 번째 폴더블폰을 내놓고 있다. 이에 반해 애플의 성장을 이끌어 온 아이폰은 2015년 이후 사실상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애플은 대신 자체 개발한 반도체칩과 독자 운영 체제(iOS 등), 고유 플랫폼(앱스토어 등)을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의 모바일 기기를 쓰는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아낸다. 기존 기기와 호환되는 애플워치 등 신제품이 흥행하면서 애플의 온라인 서비스 매출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애플은 자신들의 '모바일 제국'을 건설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102조원어치의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안정과 주주가치를 환원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애플, 102조원 자사주 소각한 까닭

지난 10년간(2012~2021년) 삼성전자가 매입해 소각한 자사주는 약 60조원어치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지만 삼성전자의 시총 440조원을 감안할 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8년 이후 5년째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애플은 560조원(4670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소각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매입 자체가 주가 부양과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데다 매입 후 소각하면 유통물량이 줄면서 주식의 주당 순이익(EPS)는 자연스럽게 오르기 마련이다. KB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10년간 평균 주주환원율(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은 28%로 미국(89%)의 3분의 1 수준이다.

애플은 지난해에만 102조원(855억달러)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했다. 이 기간 주가는 130달러에서 170달러대로 우상향했다. 크고 작은 악재가 속출했지만 애플의 주가는 순항했다. 이 기간 자사주 매입·소각이 없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1.5배 오르는데 그쳤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재무구조 안정에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미처분이익잉여금(영업활동으로 발생한 순이익금 중 처분하지 않은 것)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으면 내야할 법인세가 늘어난다. 특히 가업 승계나 상속 등으로 지분 변동이 발생할 때 과세당국이 더 많은 세금을 추징할 근거로 미처분이익잉여금 규모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물론 사내 상여금이나 주주 배당으로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그래도 돈이 남거나 혹은 주가 부양의 필요성이 제기될 경우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특히 자사주 매입·소각은 경영권 안정 및 강화 카드로 쓸 수 있다. 대주주는 자사주 매입으로 지분율을 높여 의결권 강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려면 우호지분이 최대한 많아야 하는데 이 경우 자사주 자체를 우호지분으로 쓸 수는 없지만 우호적인 기업과 서로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경영권 안정·강화를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소각은 이뤄지지 않는다.  

1300원대를 넘어서 달러 초강세 속에 애플에 투자한 서학개미의 손실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변수가 된 초강세 달러

25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9500원으로 올해 첫 코스피 개장일의 종가 7만8600원 대비 2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182.01달러에서 167.53달러로 7.96% 내렸다. 증권가에선 올해 애플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손실율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달러화가치가 상승해서다. 25일 원·달러 환율은 1336.78로 지난 1월3일 1205원 대비 10.94% 상승했다. 연초 애플 주식을 산 후 최근 매도했다면 10% 남짓의 환차익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이 앞으로도 큰 폭의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저소득 국가의 달러화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도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물론 반론도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단기 변동성 진정과 원화강세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측모형 분석결과 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올해 연말기준 1200원대 초반수준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는 글로별 주요국의 경기방향성과 공급망 회복 및 유가하락을 원화강세 요인으로 언급했다. 환율이 안정되면 오히려 서학개미들에게 불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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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리 2022-08-26 21:57:59
아무리 삼성이재용회장이면 뭐해요? 생활고인데. 다들 답변도 안하니 이재용회장 형사재판과와 전화통화까지하지.
형사재판과도 회사문제라고 회사에 계속 얘기하라고 하셨네요. 옥시같은 삼성연세대방통위가 사과한거 본적없다. 강상현교수
는 방통위국감위증까지해서 피해자에게 이차가해까지 했잖아요. 세탁기터져도 보상금도 안주는 째째한 인성들인데 답변도 안주고 인권? 투명성? 준법? 삼성연세대,미투,폭언,산재은폐
강요, 존경강요. 연세대언홍원 삼성준법위원회 사기집단아.
돈을 안주니 피해회복이 안되지. 포스코인하대사태도 있는데 벌금내든지. 공익은 월급받는사람들이나 해. 카드론대출이나
주는 주제에. 이재용회장님도 벌금내세요. 이매리하나은행
계좌로만 비용처리 7년치와 십년임금손실 입금부터 해.
신뢰없는 삼성연세대지. 법원에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