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가 보내는 경고...美 인플레, 소비 둔화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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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가 보내는 경고...美 인플레, 소비 둔화로 이어지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7.26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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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소비자 지출 방식에 큰 변화...이익 기대치 낮춰"
"가격 대폭 할인 불가피...인플레 완화에 도움 될지도"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에서 가장 큰 소매업체이자 미 경제의 바로미터로도 여겨지는 월마트가 연간 가이던스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 소비가 타격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타격을 입는다면, 이는 전반적인 미 경제에도 타격이 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월마트, 연간 가이던스 대폭 하향..."소비 둔화"

월마트는 지난 5월에 이어 10주 만에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5월 월마트는 증가하는 재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월마트는 당시 1분기 어닝 쇼크를 내놓으면서 '수년간 국제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지만 식품과 일반 상품 모두에서 인플레이션이 이토록 높고 빠르게 움직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10주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월마트는 또 한번 인플레이션을 언급했다.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식품과 연료 부문에서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생필품에 더 많은 돈을 쓰도록 하고, 전자제품이나 기타 비필수 품목에 대해서는 더 적은 돈을 쓰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 이것이 유통업체들의 이익 기대치를 크게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수치 상으로 보면 월마트가 소비자들의 소비지출 변화를 어느 정도 심각하게 예상하는지 알 수 있다. 

월마트는 2분기에는 주당 순이익(EPS)이 전년대비 각각 8~9% 줄어들고 올해 전체로는 11~13%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월마트는 올해 2분기에는 EPS가 소폭 상승하고, 올해 전체로는 1%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전의 가이던스에 비해 대폭 하향조정한 것이다. 

CNBC는 "미국에서 가장 큰 유통업체는 더 많은 고객들이 그들의 냉장고를 채우기 위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한다"며 "소비자들은 없어도 되는 물건들은 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Y파르테논의 수석 경제학자인 그레그 다코는 "소비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상승률에 압박을 받으면서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압박은 계속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화 강세도 월마트의 어두운 실적 전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마트는 다른 다국적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달러 강세에 시달리고 있으며, 2분기 매출의 약 10억달러의 타격을 입혔다"면서 "현재 환율 기준으로는 하반기에는 약 18억달러의 환율 충격이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대폭 할인 불가피...인플레 완화로 이어지나"

문제는 이것이 비단 월마트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타깃은 지난 6월 월마트와 마찬가지로 재고 수준이 급증했다고 밝히고 어닝쇼크를 기록, 미 유통업체들 전반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맥도널드 등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점도 주식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맥도날드와 P&G, GM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와 다국적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최근 분기 실적과 올해 가이드라인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번 경고는 일주일 동안 먹구름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FT 역시 "월마트가 10주만에 두 번째 수익 경고를 내놓았고 인플레이션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면서 미 소매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예고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월마트가 소비 둔화를 반영해 상품 가격을 대폭 인하할 경우 미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플레이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맥밀런 CEO는 "소비자 지출 방식 변화 속에서도 가전제품이나 가구와 같은 제품들의 경우 재고 정리에 있어 좋은 성과가 있었지만, 의류제품의 경우 추가적인 할인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경제학자는 "이러한 압력에 직면해 수요가 약해지면 소매업체들은 팔리지 않은 재고품을 처분하고 더 낮은 가격으로 인하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업체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연준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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