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이 쏘아올린 '캐릭터 마케팅'…롯데·신세계·현대百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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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이 쏘아올린 '캐릭터 마케팅'…롯데·신세계·현대百도 가세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5.19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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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에서 방문객들이 벨리곰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홈쇼핑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유통가에 캐릭터 마케팅 열풍이 불고 있다. 캐릭터에 대한 친근감이 브랜드 선호도를 높일뿐 아니라 캐릭터 관련 상품 구매로 이어지며 직접적인 매출 성장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 마케팅 열풍에 불을 지핀 것은 SPC삼립의 '포켓몬빵 '이다. 90년대 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을 그대로 재현한 '돌아온 포켓몬빵'은 지난 2월 출시됐지만 그 열풍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대형마트부터 홈쇼핑까지 포켓몬빵의 판매가 개시될 때마다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SPC삼립은 여전히 인기를 끄는 포켓몬빵의 매출이 2분기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SPC그룹은 이 여세를 몰아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대폭 확대했다. 각종 F&B 브랜드에서 관련 신메뉴를 출시하고 굿즈 판매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던킨이 출시한 '잠만보 컨테이너'. 사진제공=SPC
던킨이 출시한 '잠만보 컨테이너'. 사진제공=SPC 던킨

배스킨라빈스는 이달 포켓몬스터를 모티브로 한 '이달의 맛'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최근에는 피규어가 올라간 포장 아이스크림 제품 6종으로 구성된 ‘포켓몬 블록팩 & 피규어 세트’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20일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이 세트는 벌써부터 사전 예약 물량이 줄을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스킨라빈스는 18일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포켓몬 키즈 우산' 4종도 출시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배스킨라빈스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굿즈를 지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도 포켓몬과 손잡고 ‘잠만보 컨테이너’를 출시했다. 푸린, 이상해씨 등 다양한 포켓몬 캐릭터의 컨테이너도 선보일 예정이다.

포켓몬빵이 불러 일으킨 포켓몬 열풍에 올라탄 브랜드도 있다. 이랜드 스파오는 포켓몬스터 콜라보 티셔츠 판매에 나섰으며 출시 당일 5종 모두가 완판을 기록했다. 한정판 '뮤츠' 티셔츠는 온라인에서 1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하림은 BGF리테일과 함께 20여종의 포켓몬 홀로그램씰이 담긴 치즈너겟과 치즈핫도그 등 냉동간식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어른이 된 MZ세대가 포켓몬빵 등 캐릭터 상품 구매로 소소한 성취감을 누리고,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캐릭터를 소비하는 문화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전시부터 NFT까지…세계관 구축해 '팬덤' 만들기도 

유통 빅3로 일컬어지는 롯데·신세계·현대도 캐릭터 마케팅에 나섰다. 이들은 TV 등 매체를 통해 알려진 인기 캐릭터를 상품에 그대로 활용하는 과거 마케팅 방식에서 한발짝 더 나아갔다. 자체 개발 캐릭터를 통해 세계관을 구축하거나, 캐릭터에 맞는 체험형 콘텐츠를 기획해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높였다. 

유튜브 채널 '벨리곰TV' 캡처.
유튜브 채널 '벨리곰TV' 캡처.

대표적인 것이 롯데의 '벨리곰'이다. 벨리곰은 2018년 롯데홈쇼핑이 MZ 세대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캐릭터다. 벨리곰은 유튜브 채널 '벨리곰TV'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팬덤을 키워왔다. 채널의 구독자는 약 52만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벨리곰이 롯데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매우 드물었다. 롯데 측에서 기업명을 따로 드러내지 않고 캐릭터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상업적 이미지를 가리기 위해서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는 지난 4월 리오프닝 움직임에 발맞춰 15M의 초대형 벨리곰 전시 행사를 열었다. 4월 1일부터 17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던 전시는 인기에 힘입어 일주일 연장 운영됐다. 롯데그룹은 전시 기간동안 초대형 벨리곰을 보기 위해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 방문한 고객이 3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기간 온라인 스토어 '벨리곰 닷컴' 매출도 5배 이상 뛰었다. 롯데월드몰의 일일 방문객은 전시회 이전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벨리곰은 지난 1일부터 현재 의왕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에서 전시되고 있다. 롯데아울렛은 "지난 1일 타임빌라스를 방문한 고객이 3만5000여 명에 달했다"며 "이는 1∼4월 주말 평균 방문 고객 수보다 30% 이상 많은 수치"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일 NFT 마켓플레이스 'NFT 숍'을 열고 벨리곰 NFT 판매에 나선다고 밝혔다. 유통업체가 직접 NFT 마켓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롯데홈쇼핑은 동물 캐릭터 연작으로 유명한 조각가 노준 작가와 협업해 벨리곰 NFT를 60초짜리 3D 영상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푸빌라 NFT 예시.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푸빌라 NFT 예시.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도 자체 개발한 캐릭터 '푸빌라'를 NFT로 선보이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푸빌라는 곰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패션 피플'이라는 꿈을 가진 캐릭터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대표 NFT 기업인 메타콩즈와 손잡고 다음 달 10일부터 민팅(minting·발행)에 돌입한다. 

메타콩즈는 세계관 확장성이 높은 PFP(Picture For Profile, 프로필 형태 이미지) NFT 제작으로 유명하다. 신세계백화점은 푸빌라 NFT가 대기업 최초의 PFP NFT라고 강조한다. 푸빌라 캐릭터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NFT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보유한 푸빌라 NFT 종류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도 다양하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푸빌라 NFT 홈페이지에 게재된 설명에 따르면 오는 7월 신세계 센텀시티점에서 푸빌라의 세계관을 느낄 수 있는 페스티벌도 열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열린 '판교랜드 with 월리'.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열린 '판교랜드 with 월리'.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 유니버설스튜디오와 '월리를 찾아라'에 대한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압구정본점 등 전국 16개 백화점과 아울렛 8개 점을 ‘월리를 찾아라’를 테마로 꾸미고 체험형 콘텐츠와 이벤트를 진행한다. 13m 높이의 대형 월리는 점포마다 순차적으로 전시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일상 속 행복을 찾아 떠나는 캐릭터인 ‘월리’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고객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백화점을 매력적인 '해피 플레이스'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마케팅은 비용적 측면에서 실존하는 유명 모델을 기용하는 것보다 저렴한데다가 파생상품이나 기획 콘텐츠를 만들기에도 훨씬 용이하다"며 "캐릭터 마케팅 경쟁이 확대된 만큼 캐릭터의 세계관이 얼마나 제대로 구축됐는지, 또 그것이 브랜드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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