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게 없다"...자영업자, 수수료 부담에 '단건 배달 해지' 고민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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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게 없다"...자영업자, 수수료 부담에 '단건 배달 해지' 고민만 늘어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4.05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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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기사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 기사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저희는 매출 절반이 단건 배달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요." 

영등포구에서 찌개 전문점을 운영하는 신모씨는 하루에도 몇번씩 단건 배달 서비스 해지를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최근 주요 배달앱들이 단건 배달 수수료 시스템을 잇따라 개편하며 수수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단건 배달 서비스는 한번에 한개의 주문만 처리하는 서비스로 일반 배달보다 배달비가 높지만 속도가 빨라 인기다.

신씨는 "1만5000원짜리 음식을 단건 배달로 팔면 8000원 남짓이 입금된다"며 "단건 배달 서비스를 해지하자니 손님 반이 날아갈 것 같고, 계속하자니 팔아도 남는 게 없어 진퇴양난"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배달비 인상분은 업주 수익 아냐"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22일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1'의 수수료 부과방식을 개편했다. 주문 건당 중개이용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였던 기존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기본형·배달비 절약형·통합형 3가지 요금제를 내놨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본형 요금제의 경우 중개이용료 6.8%(부가세 포함 7.48%)에 배달비 6000원(부가세 포함 6600원)으로 구성됐다. 배달의민족은 "배민1 가입시 계약한 중개이용료 12%를 업계 최저 수준인 6.8%로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출시 당시 배민1의 정상 가격은 중개이용료 12%에 배달비 6000원이었다. 다만 출시 이후 개편 전까지 자영업자와 고객 유치를 위해 프로모션 가격으로 운영됐다.

오랜 시간 프로모션 가격으로 배민1 서비스를 이용해왔던 자영업자들은 갑작스레 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입장이다.

건당 1000원이던 중개이용료는 음식값의 6.8%로 책정되면서 주문 금액이 커지면 수수료 부담도 따라 커지게 됐다. 1000원 올라 6000원이 된 배달비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설명이다. 

업주는 6000원의 배달비를 고객과 어떻게 분담할 지 설정할 수 있다. 고객 부담 금액인 '배달팁'을 3000원으로 설정하면 나머지 3000원은 업주가 낸다. 기본형 요금제의 경우 배달 거리가 2km를 넘으면 500m당 770원의 할증도 붙는다. 이는 고객이 분담해야 한다.

신씨 역시 높아진 수수료와 배달비로 인해 고객 부담 금액인 배달팁을 올렸다가 단골 손님의 주문이 끊어졌다고 설명했다. 리뷰 별점도 낮아졌다.

신씨는 "많은 손님들이 업주가 배달비 인상분을 수익으로 가져간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프로모션 기간 동안 단건 배달 비중이 늘어나도록 둔 것이 후회된다"고 덧붙였다. 

단건 배달 경쟁에 불을 지핀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보다 먼저 프로모션 종료와 수수료 개편을 결정했다. 배민1과 동일한 가격의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중개수수료 9.8%에 배달비 5400원으로 개편했다. 배민1과 달리 고객 부담 금액을 4000원까지만 설정할 수 있다.

업계는 "쿠팡이츠는 점포 별 계약에 따라 요금제 변경이 진행중이라 개편에 따른 자영업자의 타격이 비교적 덜 언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고객들에게 배민1, 쿠팡이츠의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하는 일부 자영업자도 등장했다. 배달 음식에 해당 내용을 적은 쪽지를 동봉하거나 앱 내에 설명글을 게재했다. 한 자영업자 카페에서는 수수료에 지쳐 단건 배달 서비스를 해지한다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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