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역전...월가는 "괜찮다" 한 목소리
상태바
美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역전...월가는 "괜찮다" 한 목소리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3.30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대규모 채권 매입으로 왜곡된 지표일 수 있어"
"경기침체 시사한다 하더라도 약 2년의 시간차 발생할 듯"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의 2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웃돌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의 2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웃돌았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2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웃돌았다. 투자자들이 주시해오던 장단기 국채 스프레드가 결국 역전된 것이다. 

지난 28일 5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된 데 이어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마저 역전되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월가 전문가들은 '당장의 경기침체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 현상...경기침체 우려?

통상적으로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단기물에 비해 높다. 장기간 돈을 맡기는 데 리스크 요인이 더 많은 만큼 수익률 또한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만기가 짧은 국채가 만기가 긴 국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장단기 국채 수익률 차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경제난이 다가오고 있다는 금융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29일 이같은 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2년물이 10년물 수익률을 일시적으로 웃돌며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 현상이 나타났고, 이후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면서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왜곡된 지표일 수 있어"

FT는 "지난 50년 동안 있었던 미국의 모든 불황기에 앞서 장단기 국채 스프레드의 역전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고 전했다. 

이것이 경기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하고 있으나,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동안 연준은 대규모 채권 매입에 나섰고, 이것이 국채 수익률을 왜곡시켰기 때문에 이번 데이터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 

TD증권의 미 금리 분석가인 제나디 골드버그는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 현상에 시장이 걱정하고 있다"며 "이것은 연준이 실시해 온 엄청난 코로나19 양적완화 프로그램 때문에 왜곡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이 붕괴될 당시 금융시장에 대한 개입의 일환으로 엄청난 양의 채권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때 대규모 매입으로 인해 10년물 국채 가격이 높아지고 수익률은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에버코어 분석가들 역시 "연준의 경기부양 효과를 없앤다면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약 3.60%로, 2년물과 10년물 사이의 스프레드는 약 130베이시스포인트(bp)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10년물과 3개월물 수익률간 스프레드와도 일치한다. 지난 25일에는 10년물과 3개월물의 스프레드가 196bp로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10년물과 2년물 스프레드의 역전 현상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10년물과 3개월물의 수익률과는 반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년물과 2년물 스프레드는 축소되고 있는 반면 10년물과 3개월물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만으로 이번이 과거와 다르다 혹은 이번에도 같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장의 경기침체 예상은 어려워"

설령 10년물과 2년물의 국채 스프레드 역전 현상이 경기침체를 시사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임박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JP모건의 스테파니 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단지 미래 경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10년물과 2년물의 국채 수익률이 역전된 것은 1970년 이후 7번이 있었는데, 이후 실제 경기후퇴가 나타나기까지 평균 17개월이 걸렸다는 것.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스의 조 마님보 선임 분석가 역시 "장단기 스프레드의 역전과 실제 경기침체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12개월에서 24개월 사이"라며 "당장의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바클레이즈 UK의 앤셜 파라단과 사무엘 얼 애널리스트 역시 "약 20개월의 시간차를 보이며, 몇몇 경우에는 2년 이상 간격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당장의 경기침체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솟고 있고, 대외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JP모건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약 30~35% 정도로 잡고 있는데, 이는 역대 평균인 15%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급격한 경기둔화 혹은 경기후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