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에너지주에 과연 호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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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 에너지주에 과연 호재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2.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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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회복 아닌 공급차질 따른 고유가는 정유사 마진축소 가능성 높아
심리 타격 따른 수요 훼손도 우려
유가 변동성 당분간 지속될 수 있어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업체들의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근 정유사들의 주가 흐름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업체들의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근 정유사들의 주가 흐름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주 한 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고유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130달러까지 유가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국제유가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업체들의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근 정유사들의 주가 흐름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요가 동반되는 국제유가 상승이 아닌 공급차질 문제로 인한 고유가 흐름이 오히려 정유기업들의 이익을 옥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유가 당분간 이어질 듯"

지난 24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및 브렌트유는 장중 한 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다소 안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고유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루이스 딕슨 애널리스트는 6월까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고, 골드만삭스 또한 배럴당 125달러, JP모건은 배럴당 115달러의 고유가 흐름을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은 정유업체들에게는 이익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는 호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의 고유가 상황 속에서도 정유업체들의 주가 흐름은 부진해 주목된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 14일 한 때 9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28일 오전 10시 현재 8만3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불과 2주만에 8% 가량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유가가 상승하는 원인이 수요 측면이 아닌 공급측면과 관련이 깊다는 점이 이유가 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유가상승으로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하며 단기적으로는 정유업체 이익에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공급차질 및 심리적 요인으로 유가가 오버슈팅할 경우 판가를 온전히 인상하기 어려워 정제마진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현 레벨에서 유가가 예상보다 더 강하게 올라가면 최근 회복세에 접어든 석유제품의 수요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유가 상승분을 판매가격 인상으로 연결시키기 어려워 오히려 마진 축소 가능성이 있고, 지나치게 높은 유가로 인해 수요가 부진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악의 경우 러시아의 원유 또는 석유제품 판매와 관련된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증권가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며, 정유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러시아산 원유 또는 석유제품 판매와 관련된 제재가 이뤄질 경우 정유부문에서는 글로벌 정제설비의 최대 약 8% 수준의 생산차질이 예상된다"며 "더욱이 최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전 지역의 중간유분(특히 경유) 재고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러시아 및 유럽 일부 정제설비 생산차질로 인한 제품가격 급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가 변동성 당분간 클 듯"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개선되기 이전까지는 당분간 국제유가 또한 변동성이 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유주에 대한 투자 전략을 세우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해소, 적어도 군사공격 중단 또는 외교적 합의가 재개되는 등의 완화가 나타나기 전까지 유가는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대립이 더욱 격화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전고점인 120달러 수준까지 단기 오버슈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유가 상승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과 호주, 일본 등 주요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전략 비축유 방출을 준비하고 있고, 이란 핵 합의도 목전까지 와 있어 유가 상단은 어느정도 막아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 산유량의 약 12%를 차지하는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과 관련된 직접적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 또한 유가 상승을 막아줄 나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S-Oil의 최근 주가 흐름.
S-Oil의 최근 주가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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