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예상하는 우크라 사태의 최악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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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가 예상하는 우크라 사태의 최악 시나리오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2.2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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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의 전면전이 최악의 시나리오"
"최상은 평화협정 체결로 리스크 해소"
전세계 금융시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가 가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세계 금융시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가 가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전세계 금융시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가 가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우크라이나 진군으로 러시아와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고 있다.

이 경우 글로벌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만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주목된다. 

"나토와 러시아의 전면전, 최악의 시나리오"

23일 하이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시나리오별 전망을 내놨다.

눈에 띄는 점은 두 증권사 모두 최악의 상황으로 나토의 우크라이나 진군으로 러시아와의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꼽았다는 점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 시나리오를 언급하며 "사실상의 3차 세계대전으로 확산되는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세번째 시나리오는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고 발생해서도 안되는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최상, 기본,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최악의 시나리오로 러시아와의 전면전을 꼽았다. 

장현철 애널리스트는 "이 경우 글로벌 경착륙 우려가 불거지면서 코스피 레벨 또한 2500선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원가 상승과 불확실한 경제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경우 서방국가들의 대러시아 제재가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은 러시아의 다섯 번째 수입국으로 부상했기에 서구권의 대러시아 제재가 강화되면 수출기업의 매출 감소가 즉각 나타날 수 있다. 

장 애널리스트는 "2021년 누적 수출액 기준으로 자동차와 기계, 화학산업이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다"며 "스타일 측면에서는 방어적 특성이 강하고 시장 베타가 낮은 통신, 유틸리티 등으로 회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평화협정은 최상...리스크 해소 기대"

반면 최상의 시나리오는 서구권과 러시아의 평화협정 체결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있지만 협상을 통해 (리스크) 해소 가능성도 적지만 남아있다"며 "미-러 외교장관 회담 취소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미국과 러시아 양측 모두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협상의 불씨는 살아있다"고 설명했다. 

장 애널리스트 또한 "서구권과 러시아의 평화협정 체결은 지정학 리스크 해소로 해석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스피도 빠르게 반등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에너지, 농산품 등 원자재 공급 불안이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도 약해질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시장 전반에 만연한 통화긴축 우려도 상당부분 누그러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가능성은 낮지만 만일 양측의 외교적 타협이 이뤄진다면 시스템 리스크 완화가 지수 레벨을 한 단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하락 압력을 강하게 받았던 중소형주도 대형주 이상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스타일 측면에서는 단기 낙폭 확대로 저가 매력이 높아진 배터리, 인터넷, 게임 등 성장주의 빠른 반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대러시아 제재 강도가 관건"

하이투자증권은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처럼 돈바스 합병을 서방 측이 용인하고 사태를 봉합하는 시나리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도 점령, 즉 친러 정부를 구성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통제권 하에 두는 시나리오를 꼽았다.

전자의 경우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강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첫 번째 시나리오의 경우 미국 등 서방 측이 러시아를 제재하지 않을 수 없지만 제재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돈바스 지역 합병으로 사태가 마무리된다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유가 등이 하향 안정화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측면에서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발생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강력한 대러시아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각종 원자재를 수출하는 러시아 대형기업 및 금융기관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가 내려지고, 달러 결제망 퇴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경우 원자재 공급망 차질 등으로 유가 급등이 불가피하고 글로벌 자금 흐름의 왜곡으로 예상치 못한 디폴트 이벤트가 발생하는 등 자금경색 현상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에 고강도 제재 조치를 내릴지는 미지수지만, 러시아 기업과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초강도 수위의 제재는 피하기 어려워보인다"며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발생한다면 글로벌 경제가 경기침체 리스크에 직면할 여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본 시나리오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내 국지전이 지속된다는 가정을 내렸다. 이 경우 전쟁 이슈가 주식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코스피 지수도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는 것. 

장 애널리스트는 "기존 전망대로 상반기 중 횡보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 차원에서 기대할 것이 희박해 업종과 종목 중심의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시장 내부 불안심리가 잔존해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약세 국면에서 시장 민감도가 낮고 실적 전망이 양호한 반도체, 운송, 유통, 음식료 등으로 매수세가 옮겨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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