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대통령 방중 50주년···美中관계 '신냉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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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대통령 방중 50주년···美中관계 '신냉전 시대'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02.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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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1972년 2월 21일 중국 방문을 통해 적대관계 청산의 계기를 마련한지 50주년을 맞았다. 사진=바이두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1972년 2월 21일 중국을 방문했다. 마오쩌둥(毛澤東)과 회담을 통해 적대관계 청산의 계기를 마련한지 50주년을 맞았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과 중국이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계기가 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21일로 50주년을 맞는다.

닉슨 전 대통령의 방중은 1979년 미국과 중국의 수교로 이어지면서 국제질서에 큰 변화를 초래했지만 현재 양국 관계는 50년 전 만큼이나 냉랭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닉슨의 방중은 옛 소련과의 헤게모니 다툼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선택이자 옛 소련 견제를 위한 전략적인 고려에서 출발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미중 양국은 1970년 1월 대사 수준에서 대화를 복원했다.  이어 4월에 미국의 탁구팀이 중국을 방문, '핑퐁외교'를 시작했다. 다시 3개월 후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이 특사로 중국을 방문, 닉슨의 방중을 조율했다.

마침내 1972년 2월 21일 닉슨 전 대통령은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해 세계를 변화시킨 1주일간의 방중 일정에 돌입했다.

닉슨은 중국에 머물면서 마오쩌둥(毛澤東)과 회담하고 상하이 코뮈니케(공동성명)로 알려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상하이 코뮈니케는 냉전 당사국이었던 두 국가 간 경제, 외교, 문화, 접촉 증진을 촉구한 것으로 1979년 공식 수교의 발판이 됐으며 미국은 여기에서 처음 중국은 하나이며 대만은 중국의 한 부분임을 인정했다.

미중 양국은 이후 부분적인 갈등이 없지 않았지만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방역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냈다.

50년이 지난 현재 양국은 외교·군사·경제 등에 걸친 전방위적 갈등을 겪으며 '신냉전'으로 불리는 전략경쟁을 하는 게 현실이다.

미국은 중국의 신장(新疆) 인권탄압을 문제 삼으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택했다., 최근에는 중국 반도체 굴기(崛起)의 핵심으로 꼽히는 상하이마이크로일로트로닉스(SMEE·上海微電子裝備) 등 중국 기관 33곳을 수출 통제 대상에 올렸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텐센트의 위챗 e-커머스 에코시스템 등을 '악명 높은 시장'으로 지목하며 '짝퉁' 온라인 업체로 지목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저우언라이 총리와 악수했다. 사진=바이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저우언라이 총리와 악수했다. 사진=바이두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1년 만인 최근 '인도·태평양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은 반미를 고리로 전략적 밀월관계를 유지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일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미국과 대치 중인 러시아에 힘을 실어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양국의 정치적, 전략적 상호 신뢰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앞서 발표한 신화통신 기고문에서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협력의 양국 관계는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50년 전 등을 돌린 러시아와 손을 잡고 미국에 대항하는 아이러니한 형국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타이완(臺灣)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최근 타이완에 1억 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패트리엇 미사일 프로젝트 서비스 수출을 승인하자 중국은 "필요한 모든 조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미중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 때리기'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고 중국 역시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두고 미국에 강하게 맞서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상하이 공동성명 50주년에 대해 "중국과 미국이 서명한 첫 공동성명"이라며 "중미 양측은 일련의 기념 활동을 진행해 함께 역사를 회고하고 미래를 전망할 것"이라고 했지만 별다른 행사 소식은 전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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