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인텔 車반도체 파운드리 진출…삼성전자 조용한 까닭은
상태바
[이슈분석] 인텔 車반도체 파운드리 진출…삼성전자 조용한 까닭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2.18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텔 자동차 반도체 파운드리 진출 공식화
TSMC·삼성전자 등과 파운드리 경쟁 가속
삼성전자, 수익성 낮고·진입장벽 높아 소극적 행보
인텔이 차량용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 등과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인텔이 파운드리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각) '인텔 인베스터 데이 2022'에서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공식화 하며 "앞으로 할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는 17일(현지시각) 열린 '인텔 인베스터 데이 2022'에서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인텔, 자동차 전담 그룹 출범

인텔은 이날 '자동차 전담 그룹'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차세대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기술을 위한 파운드리 첨단 공정을 준비한다. 동시에 디자인 서비스와 반도체 지적재산(IP)을 고급 반도체 패키징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향후 10년 내 두 배인 1150억 달러(약 137조6000억원)로 예상한다"면서 "현재 파편화된 공급망과 기존 공정 기술은 증가하는 수요를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겔싱어 CEO는 아울러 최근 엔비디아가 인수를 추진하다 무산됐던 영국 반도체 기업 ARM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은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타워 세미컨덕터'를 54억 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설계와 생산을 가리지 않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인텔이다.

인텔의 공격적인 파운드리 시장 진출에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파운드리 부문 글로벌 1위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애초 계획보다 확대해 구축한다. 투자 규모는 애초 계획보다 1800억 엔(약 1조8700억원) 늘어난 9800억 엔(약 10조2000억원)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도 2024년까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약 20조원을 투자해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현대차그룹,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보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투자 여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잠잠한 삼성전자, 왜

차량용 반도체 부문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잠잠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2030년까지 24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 중 반도체 투자 규모는 150조원 가량이지만 차량용 반도체와 거리가 멀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에서 전력·구동용 차량용 반도체 비중은 전체 사업에서 미미한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지난해 1분기 발표를 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7위로 1위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와 2위 네덜란드 NXP에 비해 매출액 기준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수익성이 크지 않은 차량용 반도체에 투자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또한 늦어도 2024년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존 생산라인을 변경하면서까지 비용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진입장벽도 높고, 수익성도 좋지 삼성이 굳이 뛰어들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인텔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에 대해선 "세제혜택과 보조금 등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족한 반도체 부문을 해결해준다고 나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앞으로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할 경우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시장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가 지난해 8월 펴낸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자동차 반도체' 보고서를 보면 자율주행차 반도체 매출 규모는 2030년까지 연간 290억 달러(약 33조8000억원)로 2019년(110억 달러, 약 12조8000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럽연합이 2035년부터 디젤차량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등 전 세계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변화를 꾀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마냥 손놓고 있을 수 만을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