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공급부족으로 '폭등'...전기차 가격 더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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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공급부족으로 '폭등'...전기차 가격 더 오르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2.14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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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급등, 2030년 공급 부족 사태 우려 증가
이차전지 소재 가격↑, 전기차 대중화 저해 우려 커져
리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급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리튬과 니켈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가격 상승폭이 심상치 않다.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리튬과 니켈 등 가격이 당분간 내려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이차전지 소재발(發) 공급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리틈 급등, 2030년 공급부족 우려

리튬 가격 급등으로 전기차 보급화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플래츠(S&P Global Platts)는 14일 “2030년 리튬 부족량이 22만톤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래츠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탄산리튬 기준 지난해 2월 초 톤당 9000달러(1080만원)에서 지난 9일 5만5000달러(6600만원)으로 511% 치솟았다.

수산화리튬 가격도 1년 전보다 380% 급등했다. 또 다른 배터리 소재인 수산화코발트와 황산니켈 가격이 같은 기간 59.5%, 15.8% 오른 데 비해 리튬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

플래츠는 리튬 가격의 급등 원인으로 유럽, 중국 등에서의 전기차 생산·판매 확대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를 리튬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전기차 판매량은 2022년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900만대, 2030년 2700만대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 수요 역시 2021년 50만톤에서 2030년 200만톤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이 필요한 리튬 양만도 74만9000톤으로 올해보다 6배 증가할 전망이다.

풍부한 매장량에도 리튬 공급 증가세는 더딘 상황이다. 투자가 부족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인력난, 운송 문제, 채굴 허가권 관련 규제 등으로 확장·신설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자다르 지역에서 호주 광산기업 리오틴트가 리튬 광산을 개발하려 했지만 환경 오염을 이유로 결국 채굴 허가권이 취소됐다.

플래츠는 2030년 리튬 공급량이 178만톤으로 수요보다 22만톤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알버말, 필바라미네랄, 리벤트 등 리튬 생산기업 66곳 모두 기존·신규 사업의 목표 생산량을 채웠을 때를 가정한 수치로 이들 사업이 난관에 부닥친다면 공급 부족량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스콧 얄함 플래츠 배터리 메탈 벤치마크 가격 책정 책임자는 “전 세계 국가·기업이 탄소중립을 추구하고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인 리튬은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리튬 공급 부족은 자동차·배터리 기업이 생산 목표를 달성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배터리 가격 상승과 함께 전기차 보급화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차전지 소재 가격 급등이 전기차 확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가격 상승하나

리튬 가격 상승은 배터리는 물론 전기차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경쟁력을 약화할 것이나는 전망이다.

블룸버그NEF는 리튬이온 배터리 팩의 가격은 2010년 킬로와트시(kWh)당 1200달러 이상이었다가 지난해 132달러로 크게 낮아졌지만, 올해는 135달러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낸션타임즈(FT) 역시 “리튬 등 배터리 원자재의 가격 상승은 자동차·배터리 제조업체가 저렴하고 수명이 긴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온 기술 및 효율성 향상을 저해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계획에도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원가에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고 했다. 

매체들은 한 목소리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대비로 가격경쟁력을 갖추려면 배터리 가격이 킬로와트시당 100달러 정도로 내려가야 하지만 리튬 등 핵심 소재 가격 상승으로 배터리 가격은 오히려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실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선 이미 가격이 올랐다. 전기차를 만드는 BYD(HKG:1211)가 일부 모델의 가격을 1000달러 이상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과 함께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니켈 공급을 우려하는 테슬라도 지난해 12월 자사의 전기차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니켈·리튬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공급망 확보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면서 "향후 니켈, 리튬 등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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