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숨고르며 '미 금리인상 횟수' 눈치보기…달러·원 1191~1208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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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숨고르며 '미 금리인상 횟수' 눈치보기…달러·원 1191~1208원 예상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2.02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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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 지난달 27일부터 1200원대 기록
우크라이나 둘러싼 미·러 지정학적 긴장감 지속
4일 미 고용보고서 발표…지표보단 금리 인상 횟수에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연초에 이어 또다시 1200원대를 기록했다. 

FOMC 결과가 시장의 예측보다 더 매파적으로 나옴에 따라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곧 이를 되돌리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상단이 제한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7원 오른 달러당 120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를 1191~1208원 대로 예측했다.

앞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6일 2020년 7월 24일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을 넘어섰다. 이후 이틀간 1200원대를 지속하다가 다시 1180~119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그리고 14거래일만인 27일 다시 1200원대로 올라섰다. 

이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26일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영향이 컸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고 있고 노동시장도 강하다"며 "3월 금리 인상을 고려 중이며 고용시장의 회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금리를 올릴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상단은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은 달러화 강세 재료로 소화 가능하다"며 "다만 당장은 매파적 연준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진다 해도 글로벌 중앙은행의 동반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을 고려하면 지난 2014년 테이퍼링 국면처럼 미국 주도의 금리 상승이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화 강세도 제한될 수 있다"며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3~4번가량의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온 상황으로, 1200원이 넘는 환율 레벨에서는 당국 개입 경계와 수출업체 네고 물량 소화에 상단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FOMC 결과가 매파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단기적인 달러 상승이 굉장히 강하게 나타났다"며 "다만 초기반응이 워낙 높아서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시장에는 장기적으로 트레이딩하는 트레이더들도 있지만 단기적인 트레이더들도 있기 때문에 단기적 움직임이 커지면 차익을 실현하고 발빼는 트레이더들도 많아질 것"이라며 "환율 되돌림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달러 강세로 패닉 셀링이 일어났으며, 이는 펀더멘탈로 설명할 수 없는 심리적인 부분"이라며 "만일 상황이 빨리 안정돼서 지금과 같은 극단적 위험회피 심리가 안정되면 달러 강세도 완화될 수 있고 달러·원 상승세도 숨을 죽일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곧 주가가 반등하면서 환율이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1200원대에서 더 올라가기보다는 조금 더 아래쪽을 보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주목…2주 뒤 2차 회담 합의

러시아는 지난달 26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안전보장을 요구하면서 인근 국가들에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을 것,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옛 소련 국가들의 NATO 가입 거부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일축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가 고조됐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금부터 2월 중순 사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역시 지난달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국민의 대피를 촉구한 상태다.

다만 26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등과 '노르망디 형식'의 4자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휴전 유지 약속을 재확인하고 2주 뒤 2차 회담을 열기로 합의함에 따라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백 연구원은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되면 천연가스나 원유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이는 최근의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키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비효과처럼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더욱 키우면서 금리인상 리스크를 증폭시켜 시장의 위험 심리가 더 커지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은 연준발 금리인상과 코로나19 등으로 시장이 상당히 피곤해져 있는데다가 원자재가격 상승이 동반된 상태에서 이를 가중시킬 수 있는 지정학적인 문제가 도출된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전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하는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가격이 폭등하면 이것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며 "시장은 이를 더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외환시장 2일까지 휴장, 4일 미 고용보고서

설 연휴로 인해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은 2일까지 휴장한다. 연휴기간에 있었던 이벤트는 3일 한번에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 1일 발표된 미국 1월 ISM 제조업 PMI에 이어 3일에는 미국의 ISM 서비스업 PMI가 발표된다. 

오는 4일에는 미국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비농업고용은 24만명이 증가하고, 실업률은 3.9%일 것으로 추정된다. 

백 연구원은 "이미 연준이 금리 인상 조건이 충분히 충족됐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지표의 중요성은 소폭 떨어질 것"이라며 "그전까지는 고용지표가 나오기 전에 고용이 좋게 나올 가능성에 베팅하면서 달러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를 비롯한 각종 지표를 통해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때문에 그동안은 지표가 중요한 변수였다. 다만 연준의 3월 금리 인상이 확실해졌기 때문에 이제 남은 변수는 연준이 금리를 어느 정도 인상하느냐다.

안 연구원은 "3월에는 연준이 25bp(1bp=0.01%)만 인상할 것으로 본다"며 "그 이후 5월과 6월 순차적으로 인상해 상반기 3번의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3월에 50bp 인상할 경우 시장 충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상화 행보는 빠르게 가져가되 추가적인 충격에 대해서는 당국도 어느 정도 관리를 하며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적게 올리는 대신 빈도를 늘리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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